2004년 7월 11일

우리 가족은 주말에 집에 있는 경우가 없다. 날씨가 좋은 날은 산과 들로 강으로 호수로 무조건 나가고, 또 비가 오는 날은 비를 따라 계속 차를 타고 달려보기도 한다. 스톰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아무래도 나와 랄라와 함께 나들이 할 수 있는 주말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스톰은 오늘 아침 10시에 나랑 랄라를 뒤로 남기고 한국 출장을 가버렸다.

결혼하고 랄라가 세상에 나올 때까지는 늘 둘이 함께 출장을 다녀서, 아직도 그때가 그리워지곤 한다. 물론 지금 랄라가 있어서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행복도 아주 크지만, 가끔은 휭하니 둘이서 떠날 수 있었던 그 시절에 대한 동경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랄라는 12시 30분부터 지금 2시 25분까지 낮잠 중이고, 나는 그사이 떡국을 끓여 점심을 먹고, "Walking Ned Devine"을 감상하고 지금 커피를 마실까 민트티를 마실까 고민하며 이 글을 적고 있다. 앞으로 스톰이 돌아오는 금요일까지 랄라와 함께 즐겁게 지내도록 노력해야지. 우리 랄라는 힘이 장사여서 이다음에 나랑 슈퍼 가면 무거운 물건도 번쩍 들어 주는 착한 딸이 될 거다.

그지 랄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