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0일 

지난주 토요일 저녁. 랄라가 우리 방으로 뛰어오더니, "엄마 엄마. 오늘 도서관 DVD 반납할 때 빈 케이스만 주고 왔어요." 하며 어디선가 찾은 DVD를 손에 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우리 침대 가장자리에 DVD를 놓아두고는 폴짝 침대 안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톰이 랄라에게 DVD는 혹시 밟으면 깨지기 쉬운 물건이니까 책장 위에 올려놓고 다시 침대로 들어오라고 좋게 말했다. 하지만 랄라는 스톰이 보던 UFO 동영상만 바라볼 뿐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랄라는 자기 방에 가서 뭘 가져오겠다며 침대에서 내려가다가 "뽀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카펫 위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스톰과 나는 바로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왜 나는지 잘 알기에 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즐거운 토요일 밤에~~ 하며 룰루랄라 분위기였던 랄라도 순간 조용- -- --. 방안 가득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엄마: "아까 아빠가 뭐라고 그러셨니? DVD 깨지기 쉬우니까 일단 책장 위에 치워놓은 다음에 다시 침대로 오라고 그러셨지? 랄라 아빠가 하신 말씀 들었어 안 들었어?" 

랄라: "네, 들었어요." 

엄마: "들었는데, 그냥 귀로만 듣고 아빠의 충고는 무시한 거지?" 

랄라: "네" (약간 억울한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오물오물 거림) 

엄마: "랄라야. 충분히 조심하면 막을 수 있었는데, 네가 아빠 말씀 안 들어서 생긴 부주의랑 게으름이 낳은 사고야. 일단 이건 도서관 소장품이니까, 장난감 하나 망가뜨린 거랑은 달라. 랄라가 빌려왔고, 랄라가 부셨으니까, 랄라가 책임져야 해. 네가 저금해 놓은 용돈에서 벌금을 물고, 만약에 그 돈에서 모자라는 건 앞으로 받을 용돈에서 제할 거야. 이의 있어?" 

랄라: "아니요." 

엄마: "그럼 지금 방에 가서 지갑에 돈 얼마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조용히 반성하고 있어. 지난주 엄마랑 "Consequence"에 대해서 공부했었지? 아빠 말씀 귀담아듣지 않은 너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잘 생각해 봐." 

랄라: "네" 

랄라를 보내 놓고 스톰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스톰 표정이 자꾸 불안해지더니, "그대가 지금 랄라 방에 갔다 와봐. 아까 그대가 너무 무섭게 혼냈어." 사실 엄마인 나도 속이 편할리 없지 않은가. 내 새끼 혼내놓고 마음 편할 엄마가 어디 있을까. 

랄라 방으로 들어가 보니, 침대 위에 랄라의 지갑이 열린 채로 있고, 랄라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 큰구슬우렁이 모양으로 웅크려 누워있었다. "랄라야" 하고 이불을 걷으니, 웬만해서는 울지 않는 우리 캔디 같은 랄라가 펑펑 울어서 눈이 벌겋게 부어있는 거다. 안쓰러운 마음에 바로 안아주자마자 랄라가 말했다. 

"엄마. 이거 20불 모아둔 거는 다음 달 밸런타인데이에 엄마 한데 <The Ninth Daughter> 책 선물하려고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엄마가 나한데 그 책 읽고 싶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내가 아빠랑 엄마 선물 사러 서점 가려고, 엄마 밸런타인데이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했는데, 엄마. 으- -앙- -- -- -- 이제 랄라가 돈이 없어서 엄마 선물을 사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너무 슬퍼요." 

난 랄라를 품에 안고 있으면서도 마음속으로 정말 부끄러웠다. 랄라를 혼낸 걸 후회하는 게 아니라, 나는 과연 이렇게 울며불며 우리 엄마 선물 못 사게 됐다고 가슴 아파해 본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8년간 랄라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일로 감동받고 깊은 감사를 느끼며 살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의 생각과 행동을 곁에서 지켜보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아름다운 마음을 배운다. 

2011년 1월 20일 

지난주 토요일 저녁. 랄라가 우리 방으로 뛰어오더니, "엄마 엄마. 오늘 도서관 DVD 반납할 때 빈 케이스만 주고 왔어요." 하며 어디선가 찾은 DVD를 손에 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우리 침대 가장자리에 DVD를 놓아두고는 폴짝 침대 안으로 들어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톰이 랄라에게 DVD는 혹시 밟으면 깨지기 쉬운 물건이니까 책장 위에 올려놓고 다시 침대로 들어오라고 좋게 말했다. 하지만 랄라는 스톰이 보던 UFO 동영상만 바라볼 뿐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랄라는 자기 방에 가서 뭘 가져오겠다며 침대에서 내려가다가 "뽀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카펫 위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스톰과 나는 바로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왜 나는지 잘 알기에 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즐거운 토요일 밤에~~ 하며 룰루랄라 분위기였던 랄라도 순간 조용- - - - -. 방안 가득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 

엄마: "아까 아빠가 뭐라고 그러셨니? DVD 깨지기 쉬우니까 일단 책장 위에 치워놓은 다음에 다시 침대로 오라고 그러셨지? 랄라 아빠가 하신 말씀 들었어 안 들었어?" 

랄라: "네, 들었어요." 

엄마: "들었는데, 그냥 귀로만 듣고 아빠의 충고는 무시한 거지?" 

랄라: "네" (약간 억울한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오물오물 거림) 

엄마: "랄라야. 충분히 조심하면 막을 수 있었는데, 네가 아빠 말씀 안 들어서 생긴 부주의랑 게으름이 낳은 사고야. 일단 이건 도서관 소장품이니까, 장난감 하나 망가뜨린 거랑은 달라. 랄라가 빌려왔고, 랄라가 부셨으니까, 랄라가 책임져야 해. 네가 저금해 놓은 용돈에서 벌금을 물고, 만약에 그 돈에서 모자라는 건 앞으로 받을 용돈에서 제할 거야. 이의 있어?" 

랄라: "아니요." 

엄마: "그럼 지금 방에 가서 지갑에 돈 얼마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조용히 반성하고 있어. 지난주 엄마랑 "Consequence"에 대해서 공부했었지? 아빠 말씀 귀담아듣지 않은 너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잘 생각해 봐." 

랄라: "네" 

랄라를 보내 놓고 스톰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스톰 표정이 자꾸 불안해지더니, "그대가 지금 랄라 방에 갔다 와봐. 아까 그대가 너무 무섭게 혼냈어." 사실 엄마인 나도 속이 편할리 없지 않은가. 내 새끼 혼내놓고 마음 편할 엄마가 어디 있을까. 

랄라 방으로 들어가 보니, 침대 위에 랄라의 지갑이 열린 채로 있고, 랄라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 큰구슬우렁이 모양으로 웅크려 누워있었다. "랄라야" 하고 이불을 걷으니, 웬만해서는 울지 않는 우리 캔디 같은 랄라가 펑펑 울어서 눈이 벌겋게 부어있는 거다. 안쓰러운 마음에 바로 안아주자마자 랄라가 말했다. 

"엄마. 이거 20불 모아둔 거는 다음 달 밸런타인데이에 엄마 한데  책 선물하려고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엄마가 나한데 그 책 읽고 싶다고 말했잖아요. 그래서 내가 아빠랑 엄마 선물 사러 서점 가려고, 엄마 밸런타인데이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했는데, 엄마. 으- -앙- - - - - - - 이제 랄라가 돈이 없어서 엄마 선물을 사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너무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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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랄라를 품에 안고 있으면서도 마음속으로 정말 부끄러웠다. 랄라를 혼낸 걸 후회하는 게 아니라, 나는 과연 이렇게 울며불며 우리 엄마 선물 못 사게 됐다고 가슴 아파해 본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8년간 랄라를 키우면서 여러 가지 일로 감동받고 깊은 감사를 느끼며 살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의 생각과 행동을 곁에서 지켜보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아름다운 마음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