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9일 

며칠 전 랄라네 학교 소풍으로 Planetarium을 다녀왔다.

편안한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랄라의 토실토실한 손을 쓰다듬다 보니, 어느새 조명이 꺼지고 무수한 별들이 우리 머리 위에 펼쳐져 있었다. 난생처음 찾는 곳이라 설렘과 흥분으로 잔뜩 감정이 고조되어있는 랄라를 지켜보니 나의 첫 Planetarium 과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흥미를 갖게 된 천문학. Dr. Hannah의 푸근한 웃음. 날씨와 계절에 꼭 어울리는 곡을 미리 준비해 놓으시고 강의시간 동안 배경음악으로 틀어주시던 교수님의 센스! 처음 접하는 별자리만큼이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정말 감미롭던 곳. 밤하늘의 별자리를 따라 춤추던 빨간 레이저빔. 신비롭고 아늑했던 그곳. 그렇게 시간의 흐름을 잊게 해 주었던 나의 첫 Planetarium. 

당시의 나는 매주 천문학 강의를 손꼽아 기다렸더랬다. 비록 시험만큼은 아주 날카롭게 출제하셨던 교수님이지만, 난 그분의 그런 반전마저도 예술처럼 느껴졌다. 그렇다. 나에게 천문학은 문학이라는 담을 넘어 하나의 예술로 각인되어 있었지 싶다. 

랄라를 임신하고,

나름대로 많은 꿈과 계획을 세우면서,

딸아이의 손을 잡고 Planetarium을 찾는 것도

나의 소망 중에 하나였는데, 드디어 그것이 이루어진 것이다. 

랄라와 함께 우주로 떠나는 여행.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는 황홀함.

이제는 분위기 있는 음악 대신 꼬마들의 귓속말이 내 주위를 감싸고 있지만, 우리 랄라의 손을 잡고 바라보는 우주는 더욱 아름답고 더욱 감동적이다. 랄라야 고마워. 엄마와 이 순간을 함께 해줘서.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