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8일
지난주 집 근처 식당에서 브런치를 잘 먹고 나오는 길에, 랄라가 공을 놓쳐서 갑자기 뛰어나가면서 차가 급정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고 아이도 운전자도 모두 무사했기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물론 랄라는 스톰과 나한데 호되게 꾸중을 들었다.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거울로 뒤편에 앉아있는 랄라의 모습을 관찰해보니, 스스로도 이번 일로 많이 놀란 듯 보였다.
그런데 집에 다 와갈 때 즈음해서 스톰이 아직도 걱정이 되는지 랄라에게 다시 한번 단호하게 주의를 주었다. 혹시 밖에서 놀다가 공이 길가로 나가더라도 절대로 공을 따라가면 안 되며, 주차장에서도 언제 어디서 차가 후진할지 모르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말없이 듣고 있던 랄라가 잠시 후 대답했다.
"네, 랄라도 알아요. 왜 공을 따라가면 안 되는지. 공은 랄라가 여섯 번 잊어버려도 엄마 아빠가 다시 사주실 수 있지만, 랄라가 없어지면 어디서도 랄라를 살 수 없기 때문이에요. 왜냐면 랄라는 이 세상에서 딱 하나 있으니까. 샾에서도 살 수고 없고, 다시 만들 수도 없고, 그죠? 그래서 랄라가 차조심을 해야 하는 거예요."
매일 보는 랄라는 아직도 아가다. 매일매일 귀여운 발을 쓰다듬어주고, 보드라운 볼에 뽀뽀해 주고 싶은 나의 아가다. 머리가 허리까지 닿아 찰랑거려도 내 눈에는 랄라의 배냇머리가 눈에 선하다. 제법 커진 손톱을 잘라줄 때도, 갓 태어났을 때 그 여리고 여리던 손톱이 생각나서 얼마나 조심스러워지는지 모른다.
하지만 조금 멀리서 바라보는 랄라는 초등학교 1학년. 이제 며칠 뒤면 만 여섯 살의 생일을 맞이할 어린이다. 건강한 자아와 논리적인 사고가 뒷받침해줄 만큼의 나이가 된 우리 랄라. 이제는 한 공간에서 서로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만큼 자란 랄라. 한 가지 한 가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스스로 이해하고 가르쳐준 이론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랄라.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랄라의 깨달음과 우리의 깨달음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2008년 10월 28일
지난주 집 근처 식당에서 브런치를 잘 먹고 나오는 길에 랄라가 주차장 부근에서 갑자기 뛰어나가면서 차가 급정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큰 사고로 번지지 않았고 아이도 운전자도 모두 무사했기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물론 랄라는 스톰과 나한데 호되게 꾸중을 들었다.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거울로 뒤편에 앉아있는 랄라의 모습을 관찰해보니, 스스로도 이번 일로 많이 놀란 듯 보였다.
그런데 집에 다 와갈 때 즈음해서 스톰이 아직도 걱정이 되는지 랄라에게 다시 한번 단호하게 주의를 주었다. 혹시 밖에서 놀다가 공이 길가로 나가더라도 절대로 공을 따라가면 안 되며, 주차장에서도 언제 어디서 차가 후진할지 모르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말없이 듣고 있던 랄라가 얼마 지나지 않아 대답했다.
"네, 랄라도 알아요. 왜 공을 따라가면 안 되는지... 공은 랄라가 여섯 번 잊어버려도 엄마 아빠가 다시 사주실 수 있지만, 랄라가 없어지면 어디서도 랄라를 살 수 없기 때문이에요. 왜냐면 랄라는 이 세상에서 딱 하나 있으니까. 샾에서도 살 수고 없고, 다시 만들 수도 없고, 그죠? 그래서 랄라가 차조심을 해야 하는 거예요."
매일 보는 랄라는 아직도 내 눈에는 아가다. 매일매일 귀여운 발을 쓰다듬어주고, 보드라운 볼에 뽀뽀해 주고 싶은 나의 아가다. 머리가 허리까지 닿아 찰랑거려도 내 눈에는 랄라의 배냇머리가 눈에 선하다. 제법 커진 손톱을 잘라줄 때도, 갓 태어났을 때 그 여리고 여리던 손톱이 생각나서 얼마나 조심스러워지는지 모른다.
하지만 조금 멀리서 바라보는 딸은 초등학교 1학년. 이제 며칠 뒤면 만 여섯 살의 생일을 맞이할 어린이다. 건강한 자아와 논리적인 사고가 뒷받침해줄 만큼의 나이가 된 우리 랄라. 이제는 한 공간에서 서로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만큼 자란 랄라. 한 가지 한 가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스스로 이해하고 가르쳐준 이론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랄라.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랄라의 깨달음과 우리의 깨달음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