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야,

오늘 랄라는 처음으로 혼자서 두 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했단다. 축하해!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바퀴를 돌리며 핸들을 꼭 잡고 앞으로 질주하던 모습을 엄마도 아빠도 평생 잊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오늘은 랄라의 자전거 기념일이구나.

우리 랄라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던 것을 이뤘으니 성취감도 아주 컸으리라 생각한다. 스스로 여섯 살 생일이 지나면 혼자서 두 발 자전거를 타볼 거라고 제안했던 것도 랄라였고, 그날을 오늘로 정한 것도 랄라였지. 다행히 오늘은 Veterans Day 휴일이어서 엄마 아빠 모두 랄라의 중요한 순간을 동영상과 사진으로도 남길 수 있어서 몹시 기뻤단다. 그런 특별한 오늘이 가기 전에 엄마가 랄라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랄라야,

오늘 아빠가 흘린 땀방울을 잊지 말렴.

아빠는 랄라가 행여 다칠까 봐 걱정돼서 너의 작은 몸을 조심스럽게 뒤에서 잡고는 쉬지 않고 공원을 달렸단다. 아빠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어. 마치 조깅을 하고 들어왔을 때 아빠의 모습처럼 그렇게 흠뻑 말이야. 엄마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랄라가 아빠의 그런 소중한 땀방울이 가진 의미를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야. 아빠의 사랑을 그리고 너를 응원하던 아빠의 마음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6년 전 랄라를 낳고 자동차 뒷좌석에 태운 뒤 처음으로 병원을 나서 집으로 향하던 날. 아빠는 아주 (초)저속으로 차를 운전했어. 그때도 엄마는 아빠의 땀방울을 보았단다. 오늘과 같은 땀방울이었어. 아빠는 아주 조심 또 조심 차를 몰았지. 작고 소중한 생명을 위해서. 오늘 공원 벤치에 앉아서 숨을 몰아쉬는 아빠의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을 봤을 때 엄마는 꼭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단다. 왜냐면 6년 전의 그 땀방울을 엄마는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었거든. 6년이 지난 지금도 아빠의 사랑이 한결같듯이, 60년이 지난 뒤의 아빠의 사랑 또한 변함없으리라는 것을 랄라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랄라야, 엄마랑 아빠는 계속 랄라를 응원할 거야! 때로는 큰소리로 때로는 작은 소리로 때로는 아무 소리 없이. 그렇게 우리는 늘 변함없는 사랑으로 너의 곁에 있을 거야. 

2008. 11. 11.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