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후 여압장치 이상으로 2시간만에 회항한 에어프레미아 항공기가 4개월여전에도 태국 방콕에서 고장을 일으켜 이틀 연속 결항사태를 빚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앱 블라인드에는 문제의 여객기가 평소에도 자주 고장을 일으켜 승객 안전이 우려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30일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 YP731편(HL8517)은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던 중 약 2시간 만에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는 여압장치 이상으로 이륙 약 1시간 만에 기수를 돌리고 운항 고도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기내에 산소마스크가 내려와 승무원들은 탑승객들에게 마스크와 안전벨트를 착용할 것을 안내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라온 승객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일본에 자주 왔다갔다 하는데 오늘은 진짜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바다에 착륙하는거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도 낮추고 운행한다고 하고 산소마스크 벗으라고 해서 벗었는데 숨은 잘 안쉬어졌다"며 "그동안 멘탈 다 갈리고 무섭고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공교롭게 이상이 생긴 이 항공기의 등록번호 HL8517는 지난해 12월 17일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고장이 나 이틀 연속 결항 사태를 빚었던 인천행 YP602편의 번호와 같다.
당시 이 항공기는 엔진누유에 따른 정비점검 문제로 이륙 지연이 이어지다 항공기 부족으로 이틀 연속 결항되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던 적이 있었다. HL8517은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종으로 에어프레미아가 노르웨지안으로부터 인수한 중고 항공기다.
이 항공기의 결함 문제는 이미 에어프레미아 내부에서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작성자는 블라인드 댓글에 "오늘 추락할뻔했음. 계속 문제제기가 있었는데도 조치를 안 취한 게 레전드다"라며 비판했다.
다른 글에서도 한 작성자는 "저희 항공사 특정 항공기는 비행할 때 귀가 자주 아프고 어린 아이들이 자주 웁니다"며 "기장님들에게 물어봤는데 그 항공기만 유독 기내 기압이 왔다갔다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거의 위험한 상태까지 기압이 떨어졌다고 합니다"라며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정비사분들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계속 운영중이라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보잉과 관계당국 등 관계자들과 사고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주기적으로 항공기 정비를 하고 있어 특정 항공기의 문제라고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항공기는 수리 후 계속해서 사용할 예정"이라면서 "내부 규정을 토대로 탑승객들에게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B787-9 다섯 대를 이용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 방콕, 도쿄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데, 항공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체할 기재가 없다. 이마저도 5대 중 2대는 항공기 정비로 운항이 불가능 해 현재 3대만 운용 중이다.
계속되는 사고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 참여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는 악재를 떠안게 됐다. 안전 문제와 대체기 확보 등 운영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를 인수해 운항할 경우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