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번호마다 그림이 들어가는 그림 동화책입니다. 몇 년전에 동물을 주인공으로 써내려간 시리즈 중 하나인데, 부끄럽지만 저의 그림과 함께 올려봅니다.  

 

 

예수님을 태운 나귀

 

시온 딸에게 이르기를 “네 왕이 네게 임하나니 ‘그는 겸손하여 나귀, 곧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를 탔도다.’ 하라.” 하였느니라. ( 마태복음 21 : 5 )

 

 

 

1. 예루살렘 근처, 한 농장에 나귀 모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선한 나귀들이었죠. 그곳 농장 식구들도 하나같이 그들을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농장 식구들이 모두 잠든 시간이었습니다. 엄마는 여느 때처럼 새끼 나귀, 엘리(Eli)에게 하나님 말씀을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문득 엘리가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 엄마, 이렇게 잠 잘 때면 엄마는 늘 나에게 하나님 말씀을 해주시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 하셨지요? “

“ 그렇구 말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야지. “ 엄마는 엘리가 자랑스러웠습니다.

 

2. “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어요. 아빠는 늘 사람들의 짐을 싣고 다니는 일만 하셨잖아요? 엄마도 그렇고요. 그럼 제가 어른이 되도 엄마, 아빠처럼 평생 짐만 날라야 하나요? “ 엘리는 정말 궁금했습니다.

“ 그럼, 그건 하나님께서 나귀들에게 맡기신 중요한 일이란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라고 만들어진 동물이야. 우리가 짐을 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들이 편하게 움직일 수가 있겠니? “ 엄마는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 하지만 가끔씩이라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 특별한 일을 하고 싶어요. 나귀들이 소심하고 고집불통이긴 하지만 우리들도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 엘리는 야심찬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3. 아들의 생각이 참 대견하다고 생각한 엄마는 조금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 엘리야,  네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던 너의 할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줄까? “

“ 정말이요? 할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는지 이야기해주세요. “ 엘리는 엄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언제나 재미있었기 때문에 잔뜩 기대가 되었습니다.

 

4. “ 할어버지가 젊었을 때 너처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소망하던 중에 어떤 환상을 보게 되셨대. 천사가 나타나 ‘ 처녀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은 예수라. 그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자이니라. 네가 할 일이 있을 것이니 너는 갈릴리 나사렛으로 가라! ‘ 하였다는구나. 그래서 갈릴리 나사렛, 어느 작은 집까지 성령에 이끌려 가게 되셨지. 그곳에 가보니 어느 해산이 가까운 여인과 남편이 먼 곳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단다. 그 분이 바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아버지 요셉이었던 거야. 그래서 너의 할아버지가 몸이 무거운 마리아를 모시고 베들레헴까지 가게 된 것이란다. 결국 그곳에서 마리아는 아기 예수님을 낳게 되었고 할아버지는 천사의 예언대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이신 아이 예수님을 직접 보게 되었던 거란다. “

 

5. “ 엄마, 마리아를 태운 나귀가 바로 우리 할아버지였어요? 정말 자랑스러워요. “ 엘리는 예수님을 위해 그런 멋진 일을 하신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웠지요.

오늘 엄마가 들려주신 이야기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엘리에게 가장 용기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 엄마, 그럼 나도 할아버지처럼 되고 싶어요. 할아버지처럼 예수님을 위해 뭔가 해보고 싶어요. “

“ 그럼, 하나님께 기도해 보거라. 꼭 들어주실 거야. “ 엄마는 아들을 안아주었습니다.

 

 

 

6. 엄마의 말을 듣고 그날부터 새끼 나귀, 엘리는 하나님께 기도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 하나님, 엄마와 아빠처럼 사람들의 짐을 들어주는 일도 좋지만 우리 할아버지처럼 예수님을 위해 뭔가 특별한 일을 하고 싶어요. 저를 사용해주세요 ……… “

엘리의 간절한 기도 소리를 하나님은 기쁘게 받으시고 가브리엘 천사에게 엘리에 대한 계획을 들려주었습니다.

 

어느 날, 엘리가 엄마 곁에 누워 간절한 기도를 드리고 있을 때었습니다. 엄마는 하루 일이 피곤하셨는지 먼저 잠이 드셨습니다.

 

7. 가브리엘 천사가 기도하는 엘리 앞에 나타나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들을 알려주었지요.

“ 하나님께서 너의 기도를 듣고 너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시려고 한단다. 내일 예수님의 제자들이 너를 데리러 올 것이다. 하지만 겁내지 말고 따라가거라. 예수님을 네가 예루살렘까지 모셔야 하기 때문이다. “

“ 제가 예수님을 모신다구요? 전 아직 아무 짐도 짊어진 적이 없는 걸요? “ 그 동안 아무 일도 해보지 않았기에 엘리는 무척 놀랐습니다.

“ 그래, 안단다. 그러나 네가 아직 그 어떤 짐이나 사람들을 태우지 않았기 때문에 너를 선택한 것이란다. 예수님은 오히려 너의 이런 모습을 좋아하실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 천사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천사가 사라지자 엘리는 엄마를 흔들어 깨워 이 소식을 알려주었습니다.

“ 우리의 왕이 되신 예수님께서 너처럼 어린 나귀를 타신다니… 그 분은 얼마나 겸손하신 분이시길래 그럴 수 있을까? “ 그 소식을 들은 엄마는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 밤에 나귀 모자는 겸손하신 예수님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8. 드디어 아침 해가 떠올랐습니다. 주인은 일찌감치 나귀 모자를 어디로 데려가려는지 문 앞에 끌어다 메어놓았습니다. 잠시 후, 처음보는 두 명의 남자들이 주인 집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묶여있는 엘리를 보자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 저기 묶여있는 나귀가 예수님이 말씀하신 그 나귀인가 보오. 풀어서 데려 갑시다. “

그러자 주인이 나타나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 제가 오늘 써야 할 나귀들인데 왜 데려 가려고 하십니까? “

“ 예수님께서 쓰신다고 하십니다. 우리들은 그 분의 제자들입니다. “

“ 아~ 그렇습니까? 그런 이유라면 어서 데려가십시오. 그런데 제자 양반, 이 어미 나귀도 같이 데려가는 것이 좋지 않겠소? 가는 길이라도 이 새끼 나귀가 두렵지 않게 말이오. “ 주인은 별다른 말 없이 나귀들을 제자들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주인의 배려로 나귀 모자는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9. 엘리는 예수님을 태운다는 생각에 가는 길이 마냥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엘리가 그 험한 길에 예수님을 잘 모실 수 있을지 내내 조마심이 났습니다.

 

드디어 모두는 예수님 앞에 오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상상했던 대로 겸손하시고 또한 온아한 분이셨습니다. 엘리는 겸손히 머리 숙여 예수님을 태워 드렸지요. 그 동안 아무것도 등에 싣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편히 모시기 위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고 있었습니다.

 

10.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나왔습니다. 또 자기들의 옷을 벗어 예수님이 가시는 길에 깔아 드렸습니다. 이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광경이었습니다. 예수님을 태운 엘리는 사람들의 환호성를 들으며 생애 최고의 감동을 받고 있었습니다.

“ 호산나, 호산나, 찬송합니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시여 ~  “ 사람들은 찬양을 하며 춤을 추었지요. 엘리도 예루살렘으로 가는 동안 사람들과 함께 찬양을 드렸습니다.

 

물론 가는 길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 시내까지 많은 언덕과 내리막길이 있었기에 처음으로 누군가를 등에 업고 가는 엘리에게는 꽤 힘든 길이었지요. 하지만 끝까지 잘 견뎌낸 그는 예수님을 예루살렘까지 안전하게 모실 수 있었습니다.

 

11. 그날 이후, 엘리는 엄마와 함께 다시 농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엄마는 훌륭한 일을 한 아들을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너는 진정으로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를 전달한 중요한 일을 한 것이란다. “

“ 엄마, 저도 제가 자랑스럽고 하나님께 감사 드려요. 그리고 이제 더 큰 일을 꿈꾸게 됐어요. “

 

나귀 모자는 작고 어린 나귀를 선택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지요. 훌륭하게 일을 해낸 엘리는 어느새 더 큰 소망을 꿈꾸며 잠이 들었답니다.

 

12. 엘리는 꿈 속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예수님을 와락 껴안고 말았습니다.

“ 예수님, 제 소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저는 예수님을 위해 더 큰 일을 하고 싶어요. “ 엘리는 기쁜 마음에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엘리만큼 밝은 얼굴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 소도 그 주인을 알고 나귀도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나의 백성들은 그것을 알지 못하는 구나… 엘리야, 나를 태워준 것 고맙구나. 이제 나를 태웠으니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짐을 대신 짊어주거라. 나도 너와 같이 사람들의 짐을 대신 짊어지려고 한단다. “ 예수님은 엘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으셨습니다.

 

13. 그 날 이후, 주인은 새끼 나귀에게 조금씩 짐을 지우기 시작했습니다. 엘리도 짐을 나르는 일에 열심이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수 많은 언덕길을 통과했던 엘리에게 이 정도 짐은 아무것도 아니었지요. 혹 무거운 짐을 지게 되는 날에도 꿈 속에서 예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 이제 나를 태웠으니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짐을 대신 짊어주거라 …… ‘

 

그러던 어느 날, 엘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날은 그에게 가장 슬픈 날이었지만 그에게는 매일같이 해야 할 일들이 있었기에 울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14. 짐을 지는 것을 평생 업으로 생각했던 새끼 나귀, 엘리에게 시간이 지나 사람들은 ‘ 바보 나귀(Silly Donkey) ‘ 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던 이유는 말없이 짐을 들어주었던 나귀가 무척 친근했기 때문이었지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엘리는 그 별명을 불러줄 때마다 화를 내기는커녕 잇몸을 씨~익 드러내며 사람들에게 미소를 보내주곤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