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고 싶네” 증거 인정될까…재판으로 가는 강경준 불륜 소송

[일요신문] 법원의 조정회부결정에 따라 조정을 통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원고 측의 재판 강행 의지가 확실해 강경준 사건은 결국 정식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지게 됐다. 장신영과의 가정생활을 꾸준히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공개하며 행복한 모습을 보여줬던 강경준인 만큼 상간남 위자료 청구소송 피소는 대중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조정이 아닌 재판으로 가게 된 만큼 이번 소송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법정에서 진실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09민사단독 재판부는 지난 2월 6일 조정회부결정을 내리고 원고와 피고 측 변호사에게 조정회부결정등본을 송달했다. 양측의 합의 의지를 확인하는 조정 절차를 거치기로 결정한 법원은 4월 17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조정기일을 잡았다.

원고인 A 씨는 2023년 12월 26일 강경준을 상대로 5000만 원의 상간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실은 2024년 1월 3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원고 측 관계자는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원고가 강경준 측과 합의할 의사가 없다”며 “재판을 끝까지 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한 달가량 지난 시점에 조정기일이 잡혔는데 여전히 원고 측은 합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법원에 조정기일 불참 의사를 거듭 밝힌 원고 측은 조정기일을 10일여 앞둔 4월 8일 법원에 소송이송신청서(추송)를 제출했고, 하루 뒤인 9일 법원은 이송결정을 내렸다. 결국 4월 17일 서울가정법원으로 이송됐다.

4월 17일 이송을 받아 소장을 접수한 서울가정법원 가사5단독 재판부는 4월 26일 원고 측 소송대리인에게 보정명령등본을 송달하는 등 재판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아직 첫 재판 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상간녀 위자료 청구소송에 피소됐지만 조정으로 마무리한 김세아는 2020년 6월 29일 SBS플러스 예능프로그램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했다. 이 방송에서 김수미가 “법적으로 승소를 했어?”라고 묻자 김세아는 “이거는 아니라고 증거자료를 다 제시하고 조정으로 잘 마무리가 됐어요”라고 답했다. 김세아의 당시 얘기를 들은 김수미는 “확실하게 못한 점이 참 많아, 그 당시에. 그렇게 억울했으면 그건 민사 말고 형사로라도 했어야 해”라며 안타까워했다. 확실히 법정에서 상간녀가 아님을 밝혔어야 했다는 아쉬움이었다.

강경준 역시 조정으로 상간남 위자료 청구소송이 정리됐다면 확실한 정리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조정이 이뤄지는 경우 ‘비밀 유지 조항’을 넣어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김세아 역시 당시 방송에서의 발언으로 ‘비밀유지약정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반면 강경준은 소송을 통해 판결이라는 확실한 결론을 얻게 됐다. 애초 피소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강경준의 소속사 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는 “내용을 보니 서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 순차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강경준은 불륜 상대로 지목된 여성 B 씨와 함께 같은 분양대행업체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회사 측 질문에도 “오해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준의 주장처럼 오해였다면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확실하게 ‘상간남’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강경준 장신영 부부의 가족도 다시 안정을 되찾으며 연예계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원고가 승소 판결을 받을 경우 강경준의 상황이 매우 곤란해진다. 강경준이 불륜을 범했다는 사실이 법원을 통해 입증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향후 강경준의 연예계 활동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물론이고 가정까지 흔들릴 수도 있다.

이처럼 재판으로 가면 확실한 결론이 나오지만 그 과정이 매우 버겁고 패소할 경우 부담감이 너무 커 조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법조계에선 상간자 위자료 청구소송은 이혼 소송과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그 자체의 승소보다는 이혼 소송에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커 도중에 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원고 측의 입장이 워낙 뚜렷해 조정이 아닌 재판으로 가게 됐다.

위자료로 5000만 원을 청구했을 때부터 법조계에서도 원고 측이 합의 의사가 없어 보인다는 반응이 나왔다. 통상적인 상간자 위자료 소송 액수는 1000만~3000만 원 사이로 결정된다. 유명인이 피고일 때에는 1억 원가량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유명인이라고 법원에서 더 높은 위자료를 책정하지는 않는다. 대신 망신 주기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높은 금액의 위자료를 청구하곤 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결국 1억 원이 아닌 5000만 원은 망신만 주고 조정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의도의 위자료 청구액은 아닌 것으로 해석됐다. 원고 측 관계자 역시 “망신 주기를 하고 싶은 의도가 전혀 없고, 부정행위로 인해 받은 피해를 감안해 의뢰인이 직접 결정한 금액”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정이 아닌 재판이 시작되는 만큼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증거다. 소송 사실이 알려진 직후 원고 측 관계자는 확보하고 있는 증거에 대해 “구체적인 사안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물론 그런 결정적인 증거가 다 확보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원고 측은 1월 26일 재판부에 서증(서면 증거)을 제출했다.

게다가 이미 강경준 측에 불리한 증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준과 B 씨가 텔레그램으로 수차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 “안고 싶네” “사랑해” 등의 내용은 물론이고 B 씨가 “뭐해요?”라고 묻자 강경준이 “자기 생각”이라고 답하는 대목도 있다. 소송 초기 강경준 측의 입장을 대변하던 소속사 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가 전속계약 연장 논의 중단을 선언한 계기도 바로 이 메시지 내용 공개였다.

물론 메시지 전문이 아닌 편집본인 만큼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긴 어렵다. 원고 측 관계자는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전문을 봐도 내용이 크게 다르진 않다”면서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