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우리말을 캐러 다니는 우리말 심마니입니다.
'장사진'이란 단어를 아시나요?
우리가 말을 할 때는 잘 쓰지 않지만 글을 읽다 보면 자주 나오는 표현이죠.
콘서트의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새벽부터 장사진을 치고 있다.
장사진============長蛇陣)
한자를 보니 뜻이 짐작이 되네요.
길 장
뱀 사
긴 뱀이라는 뜻이네요.
그 유래를 알아볼게요.
많은 사람이 줄지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을 표현할 때 흔히 '장사진(長蛇陣)'이라 한다.
'손자병법 구지편'에는 용병술에 능한 자를 '솔연(率然)이라고 불린 뱀과 같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 뱀은 사람 키보다 몇 배나 길다 해서 '장사(長蛇)'라고도 불렸는데, 머리를 치면 꼬리로 덤벼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로 공격하고, 몸통을 치면 머리와 꼬리 양쪽으로 공격하는, 비호같은 뱀이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장사진'을 '긴 뱀'처럼 그저 길게 늘어선 모양만을 생각하는데요,
이처럼 유래를 보면 더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지요.
이순신을 주제로 다룬 영화에 보면 '진을 치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영화 '한산'에 보면 이런 학익진이 나왔죠.
전투를 승리로 이끈 절묘한 전술이었습니다.
그만큼 '진을 치는' 전략은 중요하죠.
손자병법에서 솔연이 구사했다는 이 장사진은 단순히 길게 늘어서게 한 것만이 아니라
[결국 '장사진'이란 단순히 뱀처럼 길게 진을 친다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꼬리가 합심하듯이 여러 부대가 유기적으로 협조해 적을 격퇴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장사진'이란 단어에 이런 멋진 뜻이 들어있을 줄은 몰랐답니다!
우리말 단어를 알면 알수록 즐거운 감탄!
우리도 뱀처럼 길게 진을 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손에 손잡고 유기적으로 협조해 우리 삶의 적을 격퇴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오늘, 어떤 삶의 적 때문에 힘드시다면
옆을 돌아보세요.
여러분과 '장사진'을 쳐서 그 문제를 격퇴할 사람을 찾아보자고요!
여러분 삶의 장사진 잘 치시길 바랍니다~~.
인용출처
영남일보/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1020201000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