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우리말을 캐러다니는 우리말 심마니, 크리스탈입니다.

국어사전에 올라있는 말이 전부 옳은 걸까요?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희귀병

 ‘희귀’는 ‘드물 희(稀)’와 ‘귀할 귀(貴)’로 만들어진 말입니다.

그렇다면 '희귀병'이란 '보기 드물게 귀한 병'이 되고 말지요. 아파서 고생하는 사람에게 '희귀병'에 걸렸다고 하면 안 되지 않을까요?

 ‘희귀병’은 그래서 ‘난치병(難治病)’으로 쓰거나 '일어나는 경우가 적다'는 뜻으로 ‘희소병(稀少病)’으로 쓰는 게 옳다고 합니다.

‘승부욕’ 이란 말도 좀 이상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명예욕이나 권력욕이 있다고들 하지요. 권력을 잡으려는 욕심, 명예를 얻으려는 욕심을 뜻합니다. 욕(慾)자가 들어가면 '욕심'을 뜻하니까요.

그런데 ‘승부욕’???

승부(勝負)의 한자는 ‘이길 승(勝)’과 ‘질 부(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승부욕'이라 하면, '이기려는 욕심'이 아니라 '이기고 지는 욕심'이란 뜻이 되는 거죠.

 ‘승부욕’은 ‘승리욕’이나 '이기고 싶은 마음' 등으로 풀어쓰는 게 옳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써서 사전에도 올라있고 써도 된다고 하지만 엄연히 한자를 보면 '질 부'가 들어가 있으니, 이왕 쓴다면 정확하게 쓰는 게 좋지 않을까요?

‘피로회복’은 또 어떨까요? 피로(疲勞)는 “몸과 마음을 많이 써서 

정신이나 몸이 지쳐서 힘든 상태'를 말합니다.

그런데 '피로'를 '회복한다'? 피로는 물리쳐야 하는 거 아닐까요?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건 피로가 아니라 '건강한 상태'겠죠?

'피로회복'은 ‘원기회복’이나 ‘피로해소’로 써야 옳습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너무 많이 써서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이란 사실도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보석같은 우리말을 보석처럼 사용하는 우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이미지출처: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