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글 잘 쓰는 쉬운 요령 

 

지난 번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도 살아가면서 많이 경험한다.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듯이, 그렇게 크게 잘못되어 보이지 않는 문장이지만

'정확성'에서 좀 아쉽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아쉬운지, 살펴볼까요?

 

위 문장에서 주어가 뭘까요?

 

현상

우리

 

좀 더 정확한 문법적 용어가 있지만, 저는 그냥 '큰 주어', '작은 주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말은 (영어도 마찬가지고요) 한 문장에 주어와 서술어가 다수일 수 있습니다. 

'큰 주어'는 전체 서술어의 기둥이 되는 주어를 말합니다.

그 외, 문장에서 '종속절'의 주어가 되는 '작은' 주어들이 있고요.

 

위 문장에서 '큰 주어'를 찾으려면 '큰 서술어', 다시 말해, 마침표가 붙은 맨 끝쪽을 보시면 됩니다.

 

이 문장의 큰 서술어는 '경험하다'네요.

 

그럼, '큰 주어'는 '경험하다'의 주체가 되는 단어입니다.

뭔가요?

 

현상

우리

 

둘 중 뭘까요?

 

당연히 '우리'겠지요? '현상'이 무언가를 '경험'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이 문장에서 주어와 서술어가 잘 호응하고 있는 걸까요?

 

이런 현상은..........이라고 해서 주격 조사 '은'을 썼기 때문에 뒤에 나오는 큰 주어 '우리(도)' 대신,

이게 주어인 듯,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시 정돈을 해볼까요?

 

일단, '경험하다'의 큰주어를 맨앞으로 해서 주격조사 '는'으로 '주어'란 사실을 명백하게 밝혀 보겠습니다.

 

우리는 ~~~~~경험한다.

 

그렇다면 '현상'은 문장에서 어떤 역할이죠? 

우리가 '무엇을' 경험한다........에서 '무엇을'의 역할을 하지요.

네! 목적어입니다.

 

그렇다면 목적격 조사인 '을, 를'을 붙이면 더 명확하지 않을까요?

 

우리는(도) 살아가면서 이런 현상을 많이 경험한다.

 

이렇게 문장을 명확하게 해 놓은 다음에 '뉘앙스'란 요소로 적용해 문장을 다채롭게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첫 시간에,

기교와 상징이 구사되는 문학 글이 아닌 

일상 글에서는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금 건조해 보이더라도 주어는 맨 앞 주어자리에 주격 조사를 써서,

목적어는 목적격 조사를 써서 목적어 자리(서술에 바로 앞, 근처)에 놓기만 해도

정돈되고 잘 쓴 일상 글이 됩니다.

 

마을 건너편에 있는 목재 장고가 확장해서 이 마을에까지 창고를 지었다.

 

이 문장도 별 문제 없이 읽힙니다.

그런데 이 문장 역시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못했습니다.

 

큰 서술어=======지었다

 

누가 '짓는' 거지요?

 

목재 창고가 창고를 짓나요? 그럴 수는 없죠.

'지었다'의 주어는 '목재창고의 주인, 혹은 목재 창고 건설자들'이고, 생략은 할 수 있으나

문제는 이 문장에서 '목재 창고'가 주어처럼 보인다는 데 있습니다.

 

 '목재 창고'를 주어로 제대로 쓰고 싶다면, 서술어를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 마을 건너편에 있는 목재 창고가 이 마을에까지 확장되었다.

 

어떠신가요?

 

서술어는 '확장되다'고, 그 주어는 '목재 창고'이므로 좀 더 분명해졌습니다.

 

별 문제 없어 보이는 문장들을 예로 들어 굳이 틀렸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틀렸다기보다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상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과 분명함.

 

표현을 맛깔스럽게, 뉘앙스를 다채롭게 하는 건 그 다음 단계랍니다!

 

다음 시간에, 시리즈는 이어집니다!

일상 글 좀 더 잘 쓰시고 싶은 분들은 필독!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