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우리말의 크리스탈입니다~.
저도 작은 아이한테는 아직 동화책을 읽어주는데요.
동화책을 읽어주는 게 어떨 때는 부담이 되곤 합니다.
제가 너무 피곤하거나, 책이 너무 재미가 없거나...ㅎㅎㅎㅎ
그런데 우리 큰 아이도 작은 아이도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째서 한글 동화책 읽어주는 걸 훨씬 더 좋아하는 걸까요?
미국 픽처북도 동화책이고 그림도 마찬가지로 많은데 말이죠.
그뿐인가요?
우리 아이들은 제가 지어서 만들어주는 '옛날 이야기' 매니아입니다.
제가 피곤해서 아무렇게나 막 지어도 "또, 또"하면서 다음 이야기를 조르고요,
앞뒤도 안맞고 이상한 결말인데도 "오~~"이러면서 감탄을 하거나 감동을 받습니다.
그럴 땐 아주아주 미안해지죠. ㅎㅎㅎㅎ
요즘은 예전처럼 틀에 박힌 윤리 교과서같지도 않고
창작 동화든 명작 동화든
구성이 정말 좋아서 제 자신도 동화책 읽기가 신이 납니다.
(가끔 동화책 소개도 해드릴까요? ㅎㅎㅎㅎ)
아이들 동화책 많이 많이 읽어주자고요!
동화를 '책'으로 읽어줄 때는 아니지만
동화를 '이야기'로 들려준 때는 잘 쓰는 말이죠.
옛날 옛날 고리짝에~~~~~~~~~~
아마 여러분은 잘 안쓰셔도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들은 참 잘 쓰셨던 말입니다.
우리도 가끔 동화 들려줄 때 외에
오히려 일상 속에서 쓰지 않나요?
"이거 뭐에 쓰는 거야?"
"아, 그거? 옛날 옛날 고리짝에나 쓰던 건데, 아직도 있네?"
"내 금테 안경 못봤어?"
"뭐? 아, 그거? 옛날 옛날 고리짝에 버렸지! 깨졌잖아!"
이런 식으로요.
혹은,
옛날 옛날 고래짝에~~~~~~~~~
라고 쓰시지는 않으셨나요? ㅎㅎㅎㅎ
아무튼
옛날 옛적 고리짝에~~~~~에서 '고리짝'은
'고려 적에'라는 말이 변형된 것이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전해오는 고소설의 대부분이 조선 숙종 때 지어진 것들이라고요.
고려에서 역성 혁명으로 이루어진 조선이고
나라와 시대와 왕의 계보가 바뀌었으니
아마 '조선', '고려'를 분명하게 구분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조선시대'에서 '고려시대'라 하면
먼 과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주 아주 옛날인듯 느껴졌을 수도 있고요.
저는 문득,
'고려인'의 뿌리를 갖고 조선인으로 살면서
고려시대를 그리워하는 늙고 가난한 선비 한 사람이
휘어서 꼬부라진 등으로
슬픈 듯 저 멀리 석양을 바라보며
어린 손주를 앉히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이 떠오르네요.
"옛날 옛적 고려 적에 말이다. 아주 힘 센 호랑이 한 마리가 살았더랬지..."
훌쩍.
오늘, 전 아무래도 "옛날 옛적 고려적에~~"라고 제대로 시작하며
옛날 이야기 한편을
아이에게 들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아이가 "엄마, 고려적이 아니라 고리짝이지!"하겠죠?
그 때, '고려' 이야기를 잠시 들려줘야 겠습니다.
이해할 수 있을까요? ㅎㅎ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정말 멋진 사진은 이곳에서 빌려왔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blog.daum.net/_blog/photoList.do?blogid=0cMCJ&categoryid=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