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혹시, 여러분은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생활 글쓰기'를 많이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 계신가요?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블로그를 운영하신다면 말할 것도 없지만,
이런 저런 커뮤니티 사이트, SNS에 글 한 줄 남기는 '댓글' 말입니다!
이 곳 미씨유에스에이도 눈으로만 즐기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댓글을 안 쓰시는 분들은 거의 없으실 겁니다.
저야 직업이 에디터라 하루에 엄청난 양의 글을 쓰지만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저조차도
우리말을 잘못 쓰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그래도 '공식적으로' 쓰는 글은 바짝 신경을 쓰고
사전도 찾고, 검색도 해가며 오류를 고치지만
댓글 정도는~~~~~~~~~~~ㅎㅎ
하고 무시해버리기 쉽죠.
그리고 아무래도 인터넷에서는 슬랭, 축약어, 조어 등을 쓰기도 하고
재미를 위해 일부러 맞춤법을 잘못 쓰기도 하고요.
그러나 우리가 쓰는 댓글 한줄에서 또 다른 분들이 '배움'의 기회를 갖기도 한답니다.
우리말 글쓰기에 자신없는 1.5세나 2세분들은 물론이고,
우리말을 잘하시는 분들도 남들이 그렇게 쓴 걸 보고
옳은 줄 알고 따라 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죠.
일일이 남이 따라할까봐 책임감을 갖고 단 한 글자도 잘못 쓰면 안되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너무 무심하게 '보석같은' 우리말을 홀대하지는 말자는 뜻으로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런 '생활 글쓰기'에서 알아두면 유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말하자면, 나쁜 의도가 아니라 정말 '본의 아니게' 무의식적으로 잘못 쓰고 있는 경우요~
(이런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소개해 줘
다 아시겠지만
'시키다'는 사역형이죠.
'소개하다'에서 '소개하는' 사람은 상대방입니다.
상대방이 '소개하는' 거죠.
그러니 '소개하다'+'시키다'는 이상해지는 셈이죠.
(네가) 소개해 줘.
주어인 'you'가 '능동적으로' 하는 행동이므로 '시키다'란 사역형 접미사가 필요없습니다.
그래서 '소개해 줘'가 옳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가 이 '시키다'를 정말 많이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아마, 이 예를 보시면 동감하실 겁니다.
"야, 너 거짓말 시키지 마."
거짓말하다................가 옳은 표현입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시킨다면 그때는 '그 사람이 내게 거짓말을 시켰다.(거짓말을 하라고 강요했다)'가 성립되지만, 우리는 '거짓말하다'라는 표현을 놔두고 괜히 '시키다'를 더 붙인다는 겁니다.
(나는 or 회사는) 적자가 심각해 직원을 해고시켰다.-------------->해고했다.
도주의 우려가 있어 그를 출국 금지시켰다.------------->금지했다.
여기서 '해고하다'의 주체는 '나'입니다.
그러니 '시키다'라는 사역형 접미사가 필요없지요.
'금지하다'의 주체도 '경찰은' 정도가 되어, 능동적인 의미입니다.
굳이 '시키다'라는 사역형 접미사가 필요없죠.
헛갈리신다고요? ㅎㅎㅎ
그렇다면 '시키다'가 제대로 쓰인 경우를 볼까요?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돼 할머니를 입원시켰다.(할머니가 스스로 입원하지 않았으니까요)
-그 부부를 화해시켰다.(부부가 화해한 건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네요)
-피서객들이 바다를 오염시켰다.(바다가 스스로 오염되지 않았으니까요)
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