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우리말'의 크리스탈입니다.저는 직업이 에디터라서 늘 글과 문장을 고치고 있습니다.
저도 일하면서 많은 걸 배우지만 정말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우리말을 정확하게 구사하고 쓰는 일을 완벽하게 터득하려면 끝이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우리 말, 우리 글을 이왕이면 올바르게 쓸 수 있도록
힘써 보고 싶네요~.
우리가 기본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해서 얼핏 넘어가기 쉬운 부분이 바로 '접속사'입니다.
우리말 글쓰기에서 이것만 걷어내거나 교정해도
훨씬 읽기 좋고
전달력 좋고
여러면에서 훌륭한 글이 될 수 있답니다.
그 부분을 한 번 같이 생각해 보기로 하면 어떨까요?
다음의 문장을 봐주세요.
[나는 아침에 늦잠을 잤다. 그래서 학교에 지각했다. 그러나 다행히 선생님께 혼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래서 더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1,2학년 정도의 아이가 쓴 일기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제가 원고나 글을 교정할 때, 이런 식으로
접속사가 과도하게 쓰이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여기서 접속사를 다 걷어내 볼까요?
나는 아침에 늦잠을 잤다. 학교에 지각했다. 다행히 선생님께 혼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어떠세요?
접속사를 굳이 넣지 않아도 이해하는데 지장 없습니다.
아니 문장이 훨씬 간결하고 깔끔해서 오히려 가독성도, 이해도도 더 놓아진 것 같지 않으신지요? ㅎㅎㅎ
밑줄 친 '그래서'를 빼도 또 괜찮습니다.
다음 문장을 또 보시죠.
[드라마 '겨울연가'를 찍은 촬영지인 남이섬에는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있다.]
보기에는 그닥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요.
그런데 이 문장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중언부언'입니다.
찍은 촬영지- -- -->'촬영'에 이미 '직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계속해서 끊이지 않다- -- -- -- ->'계속하다'가 '끊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말이죠.
많은- -- -- -->이 또한, '계속해서 끊이지 않다'와 중복됩니다. 계속해서 끊이지 않는 건 '많기' 때문이죠
좀 걷어내고 정리해보겠습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남이섬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떠세요?
물론, '강조'하기 위해 비슷한 의미를 단어를 중복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는 '강조'의 이유도 명확히 드러나야 한답니다~.
우리말에서 불필요한 걸 좀 걷어내면 우리말을 훨씬 더 좋아집니다!
도움되신다면 종종 이런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