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이 좋아하는 립스틱 컬러는?

 

어떤 설문조사 결과란다...

 

빨강

오렌지

와인

핑크

 

아가씨들이 좋아하는 컬러는?

핑크

투명

오렌지

와인

 

흠...

어쩔 수 없다. 우리라고 뭐 젊었을 때 쥐잡아먹은 입술, 김치국물 쏟은 입술 하고 다녔겠냐 말이다. 나이들어봐라. 피부는 칙칙해지고 기미, 잡티...거기다 이른 검버섯까지....

그거 감추려면 입술이라도 새빨개줘야 한다 이 말이다.

투명?

이거 웬 호사스런 말씀?

이거 투명한 대로 립글로스만 바르고 나가봐...

 

“집사님, 어디 아프세요?”

“미경 엄마, 립스틱 하나 사다줄까?”

 

이런 말이나 듣기 딱이쥐...

 

좋다...

어쩔 수 없이 이제는 생기, 핏기, 활기, 떨어져가는 입술에 불그스름하니 물을 들여야 한다면 최소한 ‘이쁘게’ 물을 들이자.

 

남편과 연애하던 내 풋풋한 청춘, 스물 네 살 시절.

나한테 홀딱 넘어간 남편이 월급 주머니 팍팍 털어 백화점에서 내 옷이다, 보석(준보석이지만)을 아낌없이 안겨줄 때다(지금 좀 그래보시지).

 

어느 날은 주머니에서 립스틱 하나를 꺼내 들이민다.

선물 살때는 나랑 항상 같이 가서 사이즈도 맞추고 취향도 맞추고 하는데...

이 아저씨가 뭘 안다고 그 고르기 까다롭다는 립스틱을 사와?

열어보니 ‘크리스찬 디오르’ 핑크 피치...홋수는 잊었다.

뭐 그때가 언젠데...지금은 나오지도 않겠지...

그런데 내 평생 립스틱이 바닥나게 다 써 본 건 그 립스틱이 유일하다.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럽고 이쁜 색을 다 사왔냐고 물었을 때,

울 남편이 얼굴 발개지면서 하는 말...

 

“음...그냥 매장 아가씨한테 입술색하고 젤 비슷한 거 달라고 했지.”

 

그러니까, 그 때  울 남편은 이미 ‘투명’ 화장의 원칙을 알고 있었던 거다.

입술색하고 젤 비슷한 색...

 

붉은 색을 발라도 입술색하고 젤 비슷한 ‘레드’쪽으로 바르자.

그런 면에서 졸 리가 가장 사랑하는 레드 립스틱을 소개한다.

안나수이 400호.

 

발리에서 생긴 일의 하지원 립스틱으로 유명한 립스틱이다.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립스틱을 눈으로만 봐서는 요거이 무지 새빨갛다.

그런데 립글로스와 섞인 타입이라서 바르면 한 톤 낮아지고

진한 발색이 안 된다.

 

랑콤 true mauve 립펜슬로-붉은 기를 더 한 톤 낮춰주고

립스틱 lasting을 좋게 하기 위해- 입술라인을 그리고

안쪽을 대충 메꾼다.

그리고 안나수이 400호를 그냥 입술에 바르거나 립 브러쉬로 바른다.

무지 이쁘다.

촉촉하고 생기있는 빨간 색이 표현된다.

안나수이는 질감도 좋고 사과향 비슷한 게 나서

바를 때 기분이 좋아진다.

단, 구입처가 많지 않아 흠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몇 군데 나온다.

나는 한국에서 들어오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샀다.

하나쯤 갖고 있어야 하는 빨간 색이라면

안나수이 400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