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크림, 대체 넌 누구야?
소문이 파다 자자한 비비크림을 한 번 써봐야겠는데 주문도 못하고 기다리시는 분들이계실까봐 조금씩 조금씩 여러분과 같이 적어보기로 했어요. 지금 전 그 무시무시한 ‘두 달 프로젝트’를 또 새로 들어갔습니다. 이 말은 삼사일에 한 번은 새벽 서 너시에 잠을 자며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바쁜 와중에 컬럼 쓴다고 생색내려는 게 아니라 자주 와서 찾아뵙지 못하는 걸 양해해주십사....
하지만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올려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한 번에 제대로 된 내용을 다 편집해서 올리려면 많이 기다리셔야 할테니 차라리 조금씩 시리즈 스타일로 가도...그걸 더 반길실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자. 여러분들이 좋아하시고 저도 편안한 졸리식 글쓰기 스타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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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의 원래 목적은 메이크업이 아니라 피부 진정!!
도대체 비비크림이 뭔데 이 난리...일까?
그거부터 뒤져보자.
비비크림=Blemish Balm이다(이하 BB).
Blemish는뭐냐면...flaw...imperfection...
그러니까 피부 결점을 말한다. 성격에 결점있는 것도 맘 시끄러운데
피부에까지 결점이 있다면...그래, 피부결점만이라도 ‘결점’을 좀 가려보고 싶을 거 같다.
BB에서 부르짖는 ‘피부 결점’은 주로 자극에 의한 색조의 문제를 말한다.
자극받은(인공적인 박피, 자외선에 노출, 혹은 염증 등)얼굴의 붉은기...라고 보면 될 거다.
Balm은 먹는밤도아니고, 깜깜한 밤도아니고 립밤할 때의 그 밤이다.
그러니까 Blemish를 잡아주는 Balm이라는말이다.
근데 이걸 어떤 한국 BB 회사에서는 버젓이 'balm=완화시키다, 라는 뜻을 가진 영어‘ 즉 BB는 blemish를 완화시켜주는 크림이라고 제품 설명에
대문짝만하게 찍어놨다.
뭐, 자기네들이 그렇다고 주장한다면 쌍지팡이 들고 달려가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도대체 ‘명사+동사’형태에서 뒤의 동사가 앞의 명사를 어떻게 수식할 수 있는 건지...
정말 물어보고프다. 그렇게 엮을려면 차라리 ‘Balming Blemish'라고 해야 한다. 그래도 BB는 만들어지니까 말이다. 다른 거하고 차별화되고 더 좋구만...
자, 암튼지간에 여기서 우리는 비비크림의 ‘제형’, 즉 제품 type을 알 수가 있다. 바로 ‘밤(balm)’이라는 거다.
로숀도 아니고 크림도 아니고 밤이냐. 스킨은 물이고, 로숀은 묽고, 크림은 로숀보다 뻑뻑하고...바로 이 크림보다 더 뻑뻑한 게 '밤'이다.
이런 저런 비비크림 후기에 보면 ‘뻑뻑하다’라는 말이 정말 많이 나온다. 뻑뻑해서 뭐 이래? 좋다고 샀더니 뻑뻑해서 못쓰겠어. 뻑뻑해서 때까지 다 밀려...등등...
BB는 원래가 밤 형태이기 때문에 당연히 뻑뻑하다. ‘밤’이라는 걸 알고 선택했으니 뻑뻑한 건 ‘각오’했어야 한다. 그렇다고 뻑뻑하는 데 대해 불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건 아니다. 다만, 비비크림은 부르기 쉽게 ‘크림’이라고 이름 붙였을 뿐, 원래는 ‘밤’이 맞다는 거다.
근데 좀 잘 발리게 로숀 타입이나 뭐 그런 걸로 만들지 왜 하필 ‘밤’의 형태로 뻑뻑하게 만들어서 이 고생을 시키나?
엄청 자극받아 벌개진 피부를 진정시켜주고 또다른 자극으로부터 보호해주기 위해 이런 저런 오일 성분이 많이 들어가있다. 그리고 적어도 붉은 기를 하루 왼종일 ‘가려준다’하면 커버력이 좋아야 한다.
땀이나 피지에도 끄덕없이 붙어있어야 ‘가려준다’는 자존심이 서지
않겠냐 이 말이다.
아무튼지간에...
도대체 왜 예전부터 존재하던 비비크림이 이제사 화제가 되가지고 이 난리들을 치고 있느냐...
개인적으로 전 이 난데없는 비비크림의 등장-사실은 새삼스러운 부각-은
1. 미용 및 성형에 대한 관심과 실행의 과도한 증폭
2. 인터넷의 대중화를 넘어선 '필수품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비크림의 원조는 독일의 슈라멕(Schrammek)이다.
제 아무리 엄한 놈이 나서서 지가 비비크림의 원조라 핏대 세워도
비비크림의 원조는 누가 뭐래도 슈라멕이다.
이 슈라멕은 주로 한국의 고급 피부 관리실에서 사용하던 피부 관리 라인에 들어가 있다. 시중에서는 유통되지도 않고, 구할 방법도 없었다.
연예인들이 ‘쌩얼’바람을 일으키며 비비크림 열풍을 몰고 올 때, 바로 그 가운데는 이 슈라멕이 있었다(뭐 다른 게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자기네들 제품 팔기위한 광고성 멘트일 것이다).
연예인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피부를 한 꺼풀 두 꺼풀 벗겨내는 박피를 하고, 기계로 밀고, 점 빼고, 여드름 들이파고...그네들은 밥먹고 늘 하는 게 이거다.
“방송 안하시는 날에는 뭐하세요?”
하고 물으면 백이면 백 이런다.
“그냥 집에서 뒹굴어요. 책보고 영화보고...”
절대로 이렇게 말 안한다.
“거의 피부 관리실에 있어요.(박피하고 특수 관리 다 받으려면 반나절은 족히 잡아먹는다)”
과연, 어느 게 진실일까?
이제는 생방송 아침 토크쇼에서 이딴 거짓말이나 날리고 방송 없다는 그 날, 피부관리실에서 얼굴 벗겨내며 하루 왼종일 죽때리고 있으면 바로 그 옆 자리에서 '일반' 관리로 만족하며 고무팩 뒤집어쓰고 있던 '미씨유에스에이' 회원이며 잠시 한국에 방문한 미씨족에게 덜컥 덜미를 잡혀 곧 '가십방'에 '저, 한국 나왔다가 김태희 봤어요!'로 바로 올라온다.
이렇게 인터넷으로 블로그로 온갖 싸이트로 이제 연예인의 비밀병기들은 하나씩 노출되고 있다. 이전에는 홈쇼핑 나와서 싸구려 중소기업 제품 손에 들고 '전 이것만 써요'하고 말하면 믿어줬지만 이젠 그러는 그녀의 열린 백속에서 얼핏 보이는 라프레리 콤팩트를 핸드폰으로 직찍해서 블로그에 바로 올려버린다.
아무튼지간에...
카메라가 코하고 입술 언저리만 대빵만하게 클로즈업하는 키스신에서 얼굴에 뾰루지나 여드름 달고 상대 남자배우와 키스하는 여배우 본 적 있나? 근데, 그네들은 무슨 통뼈라고 쌩전 그런 게 안 나냐 이말이다. 요즘같이 땀구멍까지 그대로 다 드러나는 HD TV 시대에도 말이지...
그네들의 메이크업과 피부 관리에 대한 노력과 비법과 기술은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 흉내 낼 수도 없고 따라갈 수도 없다. 그게 그네들의 ‘돈쭐’인 것을...일단 ‘돈’ 이야기가 들어가면 뭐든 남다른 ‘악착근성’이 발휘되는 거다.
슈라멕은 바로 그런 그녀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비밀병기였을 거다. 어제 피부 벗겨내고 오늘 갑자기 어디 출연해야는데 벌건 얼굴로
‘실은 어제 박피했거든요’ 할 수는 없는 일...
비비크림은 바로 그럴 때 ‘불그레죽죽한’ 기운을 가려주는 역할을 해 준다. 비비크림은 색이 화운데이션처럼 이쁘지가 않다. 왜, 어째서? 하나같이 시멘트를 연상시키는 회색, 재색으로 칙칙하기 짝이 없다. 정말 얼굴에 바르기 싫을 정도다. 그 이유가 뭘까?
BB의 원래 컨셉은 '화운데이션'이 결코 아니다. 피부 관리 다 끝나고 마지막에 발라주는데 느닷없이 화장을 시키겠다는 게 아닐 거다. 슈라멕사는 피부관리용 컨셉의 화장품을 전문으로 만들어내지, 메이크업 제품은 없다.
BB는 그러니까 피부 재생, 진정, 염증 완화 등을 시켜주는 목적으로 한 보호 크림인 거다. 이게 느닷없이 우리나라에서는 메이크업 제품으로 둔갑한 건데...슈라멕의 영어설명에도 보면 'also great for base'라고 되어있다. 메이크업 베이스로 써줘도 좋다는 뜻이지, 화운데이션으로 기똥차다...라는 뜻이 아니다. 그리고 사용법에는 '문제가 느껴지는 부위에 부분적으로 찍어서'라고도 되어 있다...그런데 우리는 화운데이션 대신 얼굴에 왕창 펴바르고 있는데...맨날 맨날...
지금, 내가 제대로 리뷰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다들 넘 좋다는 AHC 샘플이 오지 않았고-보내신 것 같은데-, 50여 가지가 넘는 슈라멕의 ‘성분’을 하나하나 파헤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도 검색이 안 되는 것들도 있고, 주로 영문으로 된 자료가 많아 머리 깨지고 있다.
복잡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간단히 말하자면 비비크림은
재생능력이 들어간 모이스춰라이저....라고들 말한다(BB 제조사측 주장).
여기서 나는...비비크림의 원조-알고 보면 다른 것들은 다 그 아류작-인 슈라멕의 성분 중 그 무엇이 재생을 해준다는 건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피부 세포의 증식 활성화를 돕는 allantoin이 조금 들어갔다고 해서?
알란토인은 뭐 웬만한 세럼이나 영양크림에 다들 들어가있는데, 뭘...
내 보기엔 bisabol을 비롯해서 주로, 성나고 벗겨지고 햇빛에 자극받은 피부를 soothing, healing하는데 도움을 주는 성분이 보이기는 하는데, 글쎄...재생까지는...더 찾아봐야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성분 중 뭐가 재생에 관한 거냐'하고 단도를 직접 던진-단도직입적- 질문에는 아직 슈라멕 미국 지사에서 답장이 오지 않았다....
자세한 성분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로 하고 살짝 ‘성분 맛보기’를 해볼까나...
BB의 원조라는 슈라멕에 가장 많이 들어간 성분은 Aqua, 즉 물이고 그 다음이 glycine soja라는 거다.
glycine soja...이건 한국의 들과 밭에 많이 나있는 흔한 ‘돌콩’이다.
줄기가 아닌 덩굴로 자라는 게 특징.. 근데 왜 이게 슈라멕 BB에?
바로 그 콩에서 추출한 기름, 즉 콩기름이 만땅으로 들어갔다는 거다.
(문득 선풍기 아줌마가 생각난다. 그 아줌마 얼굴을 그리 만든게 직접 주입한 ‘콩기름’이라지...에고에고...남들이 만들어 놓은 거 쓰시지 왜 직접 넣으셔갖고)
물론, 슈라멕 BB에 들어간 콩기름은 천연 콩에서 추출한 기름이니
합성으로 만든 기름보다는 좋다. 우리 옛 어머니들도 콩기름을 머리에도 바르고 몸에도 바르고 얼굴에도 바르고...했으니까...
그 외에 슈라멕 BB에는 다른 기름도 많이 들어가 있다. 다행히 호호바오일이나 캐롯 오일같은 천연성분의 기름이라는 게 마음에 든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방부제인 파라벤의 온갖 종류가 다 들어가있다(한 두 개도 아니고 네 가지나 된다).
성분에 대해서, 파라벤의 끔찍한 해악에 대해서, 또 보다 자세한 BB 벗겨보기는 다음으로 이어진다.
**위 사진에 보이듯 제게 비비크림 샘플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저도 궁금증을 풀어가니 좋네요. 온갖 비비를 다 써보고 말이죠. 덕분에 제 피부는 홀랑 다 뒤집어졌지만...^^ 모든 분들이 감사하지만 슈라멕 성분...그 많은 내용을 직접 손으로 써서 보내주신 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덕분에 이렇게 컬럼에 성분 공개도 할 수 있네요. 사진에 나오지 않은 비비들은 제가 또 다른 사람들 써보라고 나눠주기도 하고 그랬어요. 주소 써진 봉투는 다 보관하고 있습니다. 서운해하지 마시구요. 미리 찍어둘 걸 그랬나봐요. 죄송~ 닥터 쟝카도 성분을 붙여 보내주셨고요. 감사해요. 더말로지카 성분은 무지 궁금한데 메일로 보내셨다고요...어쩌죠...저는 보지를 못했어요...에궁...혹시 다시 보내주실 수 있다면...너무 죄송하지만...큰 도움 될 텐데요...너무 번거롭겠죠? 아무튼 여러분들, 성의에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