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 방송국에서 화장품의 '실체'를 공개해서 시청자들로부터는 박수를,

화장품업계로부터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는데...

 

방송, 언론이란 데가 원래 '중간'의 여론을 다루는 곳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몰아가는 성향이 다분하야...

이 갑작스런 '폭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살짝 난감하긴 했다.

무슨 속셈인쥐?

 

방송 보면서 '속셈'을 따지고 있어야 하다니...새삼 서글퍼진다.

 

어쨌든 그게 '사실'이건 '속셈'이건 간에 우리는 가려져 있던 화장품 공장, 연구소의

한켠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걸 보면서 '화장품' 외에 다른 수많은 것들이 화면에 겹쳐졌다.

 

화장품 공장이 아니라 닭공장, 소공장(?), 돼지공장, 햄공장, 소시지 공장...

 

거기 한 켠 보고 나면 과연 우리는 제대로 밥먹고 살 수 있을까 싶다.

'화장품'은 망가져 가는 양심, 물질주의, 환경오염...

그 하나의 'piece'에 불과할 지 모른다.

 

아무튼지간에 그 조각 하나라도, 단면이라도 보게 되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

 

그 방송은 이참에 화장품 회사들을 끝장내자는 게 아니라,

정말 시청자를 생각하는 좋은 의도에서였을 거라고 해석하고 싶다.

정말 이제는 방송이 조금은 '대중'을 생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믿고 싶다.

우리 삶에서 방송이 하는 역할은 정말 신경질나게도 너무 크니까 말이다.

 

그 방송의 의도는 '화장품을 제대로 만들자'였으리라 믿고 싶다.

 

화장품은 뭐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무슨 마술을 부리는 신비의 묘약이 아니다.

 

화장품이란 물에다가 오일을 섞은 것이다.

 

정말 간단히 이야기하면 그거다.

 

그런데 물과 기름이 안 섞이니 유화제, 계면 활성제를 넣는다.

정말 여기서만 끝났어도 별 문제없다.

정말 그렇다.

 

그런데 '이왕이면 다홍치마'가 극성을 부리는 게 화장품의 문제다.

이왕이면 색감을 좋게 하자니 색소를 넣고,

이왕이면 한 번 만들어 한 2년은 유통시켜야 이익이 더 남으니 독한 방부제 넣고,

이왕이면 색감도 좋게 해야 하니 색소도 넣고,

이왕이면 냄새도 좋게 해야 하니 향료도 넣는다.

 

이게 문제다.

 

이게 온통 화학 합성물이란 게 문제다.

자연에도 천연 계면활성제, 유화제, 살균제, 방부제, 색소, 향료가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까지 무려 5천여 종의 화학물질을 개발해 냈고,

그걸 화장품에 사용하고 있다.

보통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대략 20~50여종의 원료를 섞어서 쓰고 있다.

 

그런데 왜 화장품 업체들은 '자연의' 재료들을 쓰지 않는걸까?

 

그 답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자연에서 추출한 방부제는 그 효과가 지속력이 떨어지고 방부효과가 적다.

기껏해야 몇 달?

그리고 대량 추출이 어려우니 비용이 많이 든다. 그리고 원료 자체도 비싸다.

 

그게 이유다. 마진이 적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화학 합성물을 섞어도 먹는 음식도 아니고 아주 소량이라 인체에는 아무 해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구희연 등 공저)'이라는 책에 보면 ‘역치점’(생물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크기)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예를 들어, 어떤 성분의 역치점이 100이라면 이 물질은 99.9까지 활성화하지 못한다. 그러나 100이 되는 순간 그 활동은 개시된다. 현대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중금속은 대부분이 이런 역치점을 갖고 있다 한다.

화장품 업계는 “몸에 역치점 이상의 독성이 쌓이려면 300년 이상은 걸릴 것이다”라고 주장한다지만 그 책의 저자들은  “독성이 들어간 화장품 18가지를 쓰는 사람은 불과 11년 만에 역치점에 도달할 수도 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2007년 화장품 업체 로레알 조사에 따르면 2007년 기준, 한국 여성이 사용하는 화장품 가짓수는 낮에 12.9개, 밤에 6.47개에 달하고 있다고...  

 

이 정도면 '극히 소량'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도 남는다.

 

그리고 몸에는 흡수가 안 된다고?

 

2004년 1월 영국 리딩 대학 다버 박사팀의 논몬 하나가 발표되었다. 유방암 환자 20명에게서 떼어낸 종양 조직 샘플에서 파라벤 성분이 검출됐다는 내용이다. 물론, 파라벤이 유방암을 유발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이들 환자에게서 예외없이 파라벤 성분이 나왔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파라벤은 화장품에 가장 많이 쓰이는 인공 방부제고 한 통에 몇 십만원 하는 초호화 럭셔리 화장품에도  메틸파라벤·프로필파라벤·부틸파라벤 따위가 어김없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가 매일 쓰는 화장품에는 900여종 이르는 독성 물질이 들어있으며 이 중 778종은 신체에 매우 예민한 독극물이고, 376종은 피부와 눈에 악영향을 끼치는 물질로 보고되고 있다(2000년 미국 국립산업안전연구소가 의회에 보고한 자료).

 

화장(COSMETICS)....

 

인류최초의 화장은 BC 7500년 이집트에서 시작되었다. 이집트 목동과 사냥꾼들은 강렬한 태양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위해 야생 나무에서 짜낸 기름을 온몸에 발랐고 죽은 자의 장례식에서 태양신에게 향수를 바쳐 죽은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영원불멸 하기를 빌었다. 그 오래 전, 클레오파트라가 쓰던 화장품의 원료 중 많은 성분이 21세기인지금도 무독성분과 무공해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클레오파트라의 화장과 지금의 화장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cosmetics...의 어원은 그리스어 코스메티코스(Kosmeticos)로서 더 거슬러가면 'kosmos'가 있다.

영어의 'cosmos'의 어원이기도 하다.

영어의 'cosmos'는 '우주'라는 뜻이지만 희랍어의 'kosmos'는 'the order of universe'라는 뜻이라 한다.

 

인류는 '화장'을 통해 어떤 '질서'를 도모하려고 했던 게 분명하다.

 

지금의 인류는 그 '질서'에 진 빚이 너무나도 많다...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