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화장품
천연(natural) 화장품
유기농 화장품
어째 용어는 다 '자연'에 근접한 듯 한데 왜 이렇게 여러가지여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노릇, 헷갈리는 노릇, 머리에 쥐나는 노릇이다.
광고마다, 판매원마다 서로 자기네들 것이 최고라고 우기는데
당췌 누구말을 들어야 할지 이 또한 답답한 노릇이다.
여기서 당기고, 저기서 끌어가고..
소비자인 우리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소리소문없이 어디론가로 돈을 나가고 지갑은 텅텅 빈다.
제대로 서려면 아는 수밖에 없다.
두 주먹 불끈쥐고 알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기준'을 세울 수 있다.
식물성 화장품,
천연 화장품,
유기농 화장품의 차이를 알아서
제대로 된 화장품 고르기의 기준을 한 번 세워보자.
이제 웬만한 화장품에 '식물성'이라는 말이 안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동물성 화장품'이라는 광고 문구가 붙은 화장품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제 '식물'은 화장품 업계에서는 '최고 품질'을 인증해주는 키워드가 되었다.
그런데...언제부턴가 슬슬 어쩐지 '식물성'보다 한 수 높을 것 같은
'천연'이란 말이 등장했다.
천연...뭐 '자연'의 최고봉같다.
화장품이 천연이라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게 있나?
답부터 말하자. 있다. 그게 유기농 화장품이다.
차근차근 짚어보자.
식물성 화장품은 물과 화학합성물을 섞어서 만드는 기존의 합성 화장품 성분 중
'일부' 식물 성분을 넣었다는 의미다.
여기서 일부란...그 최하 기준이 5%다.
다시 말해 전체 성분 중 물을 제외한 성분의 5%가 식물 성분이어도
식물성 화장품이라는 라벨을 떡하니 갖다 붙인다는 말이다.
엥이,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진짜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그깐 식물 성분 좀 넣었다고 졸지에 '천연' 화장품이란다.
앞에 '100%'라는 말을 붙여 '100% 천연'이 아닌 다음에는
천연 화장품이라고 나와 있는 화장품들에도 죄 화학 합성 성분이 떡하니 들어간다.
엥이, 설마...
역시 설마가 사람 잡는다...진짜다...
못 믿겠으면 식물성 화장품, 천연 화장품이라고 광고해서 구입한 자신의 화장품 병에
쓰인 성분을 제까닥 확인해보기 바란다. 성분에 대해서 잘 몰라도 식물(나무, 잎, 과일 등) 이름과
화학 성분 이름은 쉽게 구분이 간다.
그러니까 결론은...
식물성 화장품,
천연 화장품도 화학 화장품이다.
그렇다면 유기농 화장품은?
화학비료, 농약,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물 원료로 만든 화장품이다. 천원 원료로만 만들었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고,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으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유기농 화장품 인증 기관이 없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는 인증기관이 있고,
물을 제외한 전체 성분 중 70% 이상이 유기농으로 재배된 식물 원료를 써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등급이 있다.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공신력 있는 유기농 인증서로 쓰이는 USDA는 3단계로 나눠진 유기농 기준을 두고 있다.
▲유기농 성분 100%: 제품에 “100% Organic”이라고 표기할 수 있고 USDA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유기농 성분 95% 이상: 제품에 “Organic”이라고 표기할 수 있고 USDA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유기농 성분 70% 이상: “Made with organic ingredients”이라고 표기할 수 있으며 인증기관의 마크를 사용할 수 있다.
유기농 제품은 성분의 대부분이 식물성분, 그것도 유기농법으로 제조된 것이라 피부 자극이 적고 알레르기를
일으킬 확률도 상대적으로 적다. 유해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독한 방부제인 파라벤 대신 포도씨오일이나 토코페롤 등의 천연 방부제를 사용한다.
그리고 유기농법으로 제조된 것은 아니더라도 100% 천연 물질로만 제조한 화장품은
분명 '천연 화장품'의 가치가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화장품 업체 측에서 내거는 광고 문구를 전적으로 믿지 말고,
또 주요 성분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전체 성분을 꼼꼼히 살펴보고 충실하게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나름의 '기준'을 세워두고 있어야 한다.
혹자는 '100% 천연, 혹은 유기농 화장품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는데
사실이다..
세상에 무조건 다 좋은 게 어디있겠는가?
유기농 화장품은 보관이 까다롭고, 방부제가 약해 오래 가지 않고, 원료 및 제조법이 비싸서
가격이 비쌀 수 있고(내 보기엔 백화점 합성 화장품보다는 오히려 저렴하다),
천연 성분도 사람에 따라 거부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암만 그래도 유해 물질을 첨가한 화학 합성 화장품보다는 낫다!!"
* 다음 컬럼에는 '그래서 도대체 어떤 걸 사면 되나요?"에 대한
답을 들려드리겠습니다. 몇 가지 오가닉 화장품, 100% 천연 화장품
브랜드를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최고'라는 게 아니라 그 분야의
일부라고 미리 말씀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