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화장품은 요물단지다.
이건 무슨 예술품도 아니고 패키지나 용기는 얼마나 이쁜지 말도 못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 디자이너가 만든 용기, 패키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델~~~~.
정작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생산원가가 딸랑 얼마?
뭐 콕찝어,
숫자적으로 말했다가는 화장품계의 미네르바 신세 될 것이고...
그냥 요 정도 선에서..흠흠...
그냥 내용물에 자신 있으면,
내용물이 충실하고,
내용물이 확실하면
겉포장에 돈 좀 그만 발랐으면 좋겠다.
화장품이란 정말이지 'personal'한 거다.
가족 외엔 아무도 들여다보면 안되는 부부 침실이나
옷방에 있는 게 화장대가 아닌가 말이다.
밖에 나가 화장품 파우치를 꺼내는 장소도 십중 팔구 공공 화장실이다.
화장품 용기나 패키지는
화장품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관'하느냐에 중심을 둬야 한다.
얇은 플라스틱으로 된 것보다는
두꺼운 유리 jar가 안전하다.
그리고 뚜껑도 완전 밀폐가 되어야 하고
이왕이면 내용물이 공기중에 노출되는 면적이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
점성이 thick한 크림류는 힘들겠지만
그 이하 점성의 세럼, 로션, 토너등은
모두 찍! 누그렴 하면 쭉! 나오는 밀폐 용기가 젤로 좋다.
하지만 화장품 고를 때 용기는...
선택 기준에서 맨 하위다.
과연 '나'의 화장품 선택 기준 1순위는 무엇일까?
먹고 살기 바쁜데 뭘 그딴 걸 생각해?
할 수도 있겠으나,
하루에도 대여섯개?
아니 열개 정도는 매일같이 쓰고 있는
대단히!
정말 대단히! 우리에게 친숙한 물건이니
한 번 쯤 생각해봐도 손해될 건 없을 거 같다.
시험은 주관식보다 객관식이 정이 간다고~~~.
하나하나 예문을 제시해볼까 한다.
(이 때, 재구입 경우가 아니라 낯선 제품을 처음 사는 경우를 말함.
재구입이야 효과를 가장 먼저 따질 것이니까 말이다)
성분
용기
모델
질감
향
가격
구매의 용이성
따라오는 선물의 우무 및 종류
기타
(이 때, 재구입 경우가 아니라 처음 사는 경우를 말함.
재구입이야 효과를 가장 먼저 따질 것이니까 말이다)
자, '당신'의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솔직해지자.
우린 이제껏 모델, 용기, 향에 높은 점수를 줘왔다.
어쩌다 다른 사람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용감하게 꺼내든 분첩.
"어머! 그거 고소영이 모델로 나오는 거잖아?"
"앗! 그 케이스 죽이는데?"
그 순간, 시선받으려고 외양만 으리짱짱한 화장품을??
우리엄마들이 화장품 고를 때 자세는 한결같았다.
뚜껑 돌려 열어서 코박고 냄새맡기.
"음..냄새 좋아.."
우리 엄마도 일일이 코박고 나서 코가 즐거운 걸로 샀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 화장품 회사에서 유해도 무지하게 높은
인공향을 못 빼는 거다.
혹시 소비자가 만드는 화장품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지?
비단 화장품 뿐이랴.
이 세상 모든 물건은 그 'need'가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물론, 없던 need를 만들어내서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경우도 있다.
아이디어에서 대박난 제품들이 그러하겠지만
그 역시 바닥을 들쑤셔 보면 거기에는 소비자 need가 있었다.
지금, 어찌 생각하면 화장품 회사들이
인공 화장품 만들면서 안 좋은 거 딥따 집어넣고,
외양만 화려하게해서
일단 팔고봐!!하는 데에는
소비자들에게 큰 책임이 있는지도 모른다.
소비자? 누구 말씀이신지?
바로, 우리!!
우리가 비싼 모델 고집하고,
화려한 용기 고집하고,
가격이 비싸야 좋은 거라고 우기는 한,
화장품은 달라지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바르는 비단결같은 질감 뒤에 숨은
장기적인 피부에 미치는 폐해에 대해 무심하다면
화장품 회사들은 순간적인 질감과
단기적인 효과에 치중한
인공물질 개발-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에는 관심없고-
에만 박차를 가할 게 뻔하다.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
그런 건 법이 정한 기준에 저촉만 안되면 된다.
그런데 그 법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가?
이미 우리는 식약청 같은 공공기관의 순수성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지 오래다.
살짝 엇나간 이야기지만 FDA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유전자 조작의 일등공신이 몬산토의 중역들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뭐..미국만 그런 거면 다행이지만....
화장품 성분으로 뭔가 새로운 걸 집어넣으려면
관련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관련 당국은 그 성분과 관련된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혹은 실제 실험 등의 평가 절차를 걸쳐
용량 기준을 정해서 허가하거나
사용 금지 처분을 내린다.
바로 여기서 그 용량 기준이 나라마다 많이들 다르다.
유기농/천연 화장품 역사가 오래된 유럽의 조항들은 대단히 깐깐하다.
왜????
왜 유럽 사람들은 알러지가 많나?
성격들이 원래 깐깐한가?
프탈레이트, 하이드로퀴논 등은
유럽 등에서는 화장품 성분으로 쓸 수 없는 성분들이지만
우리나라나 미국에서는
미백 크림에 하이드로퀴논 성분이 대부분이다.
왜 그런가 말이다.
유럽 사람들은 체질이 로열 체질이라
조금만 안 좋은 거 발라도 뒤집어지고
우리는 뭐....무수리 피부라도 되나?
말하다 보니 기분 나쁘네 그려...
전생에 무수리였나 싶기도 하고..
똑같은 사람인데 유해성분이나 기타등등 성분의 규제가
다르다는 건 생각해 볼만한 문제임에는 확실하다.
더구나 친환경 노력이나 유기농 산업에서는
이미 우리보다 훠얼씬 앞서있는 유럽에서
깐깐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면,
뭐 그리 잘났다고 깐깐하고 난리야?
할 게 아니라 한 번 생각해 보자 이말이다.
혹시 그래서 유럽에는 외양보다 성분 좋은 화장품들이 많은 것은 아닐까?
이야기가 딴길로 샌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하지만...
요지는 이거다.
소비자가 '좋은' 화장품을 원하면
그 need는 업계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소수의 소비자 힘으로 그게 될까?
하지만 혹시 이 명언을 알고 있으신지?
개인적으로 졸리가 정말로 좋아하는 말.
"A small group of thoughtful people could change the world.
Indeed, it's the only thing that ever has."
-마가렛 미드(인류학자)
"사려 깊고 의지가 굳은 소수의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정말로 세상은 그래왔다."
뭐...졸리라는 한 아줌마가 사려깊다거나 의지가 굳은 소수의 사람이라는
말을 하려는게 절대로 아니다.
감히 세상을 바꾸고 어쩌고 할 주제도 못된다.
그런데 세상은...
지금 세상은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걱정은 된다.
좀 이기적이지만
나를 위해서,
내 아이들을 위해서,
내 가족을 위해서,
그래서 혹시
'사려깊고 의지가 굳은 소수의 사람들'이
졸리의 글을 읽어주고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니,
글을 쓰고,
사이트를 운영한다.
그 '위대한' 사람들이 화장품 하나 바꾸는 것으로
그 엄청난 일을 시작할 지도 모르는 일이라서...
*뜬금없이 저 위 사진은 뉴규?
(혹시 졸리?? 화장품 고를 때 선택기준이 '코'이던 졸리엄마? ^^)
금세기 최고의 문화인류학 석학인
Margaret Mead 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