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엄마 손 붙잡고, 순전히 먹고 살려고 이탈리아에서 영국으로 건너온 그녀는

역시 엄마 손 붙잡고 엄마가 밥도 팔고 술도 파는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거들며 살았다...

식당하다가 점찍어둔 사윗감을 딸하고 짝지워주고 아니타의 엄마는 할일 다했다 뿌듯했건만,

참으로 배포 큰 딸은 사위를 '말타고 세계일주'를 보내주고,

젖먹이 업고 딸은 또 먹고 살 걱정...

그러다 시골학교 선생이 되지만 아니타는 세상 구경을 하고파서 몸살을 하다가

배낭여행 중 원주민들에게 홈메이드 화장 제조법을 전수받게 되고,

100% 천연 순수 청정무구의 '동동구리무'를 만든다...

곰팡내나는 동네 귀퉁이에다 'The Body Shop'이라는 구멍가게틱한 화장품 가게를 열고

쓰던 화장품 통을 들고 오는 손님이 있으면 내용물을 퍼 담아주는 '리필' 화장품을

세계 최초로 시작한다.

그 곰팡내 나던 바디샵이 2005년 기준,

전 세계 60개국 2,000여 개 매장을 거느린 대기업으로

연간 매출액 6억 8,000만 파운드...에...그러니까 약 1조 8천 억원의 거대 기업이 되어 있다.

아니타 로딕은 미인들이 나오는 화장품 광고를 제일 싫어했고, 

화장품은 젊음과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요술쟁이가 아니라

피부를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할 뿐이라며...

정말 화장품 회사 사장 '안' 같은 말만 골라서 했다.

그녀의 충격적인 2차 발언!

'Moisturisers do work, but the rest is complete pap.'

모이스춰라이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 나머지 화장품들은 말짱 꽝이다....

라는 말이다.

아니타 로딕이 바디샵을 거대 기업으로 일궈낸 그녀의 경영 모토는 감동, 그 자체다.

"이윤 극대화가 최고의 미덕인 자본 중심적 경영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을 중심으로 세상을 좀 더 살 만한 곳으로 바꾸고 싶다."

아니타 로딕은 2007년 9월에 세상을 떠나면서 그 막대한 유산을 자식들이 아니라

사회에 전액 환원했다.

“화장품 사업은 과대포장에 쓰레기를 양산하며

특히 여성들에게 거짓과 사기를 일삼아 이뤄질 수 없는 꿈을 파는 악덕산업”

이 말을 다시 곰씹어 본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옆집 아줌마도 아니고,

뒷집 아저씨도 아니고,

바로 굴지의 화장품 회사 사장이 했다는 이 말의 의미를...

다시 곰씹어 본다.

여자니까...아무래도 화장품은 써야 할 것 같다.

아무리 아니타가 타히티 여인네들이 피부가 벨벳같은 이유는 라드를 문대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라드보다는 화장품을 사서 쓸 것같다.

하지만 그 화장품을 만들고 파는 사람이한 말이니, 꼭꼭꼭 새겨두고 싶다.

왜 저런 말을 했는지, 가끔이라도 이유를 궁금해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