꼽아보니 벌써 만 4년인가 봅니다.
뷰티방에 '지우개 똥 나오는 필링제'에 대한 사용후기를 올렸다가 뜻하지 않은 반응을 얻었고,
내친 김에 '졸리 팩트'로 불리는 바이오폰드 파운데이션의 후기를 올렸다가
졸지에 '졸리언니'라는 닉네임도 얻었네요.
그 때는 '졸리의 Beauty & Life'였고 말이죠.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Jolie's Choice'라고 컬럼 방 이름도 바꾸었죠.
그 때, 제게는 일생일대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우개 똥 나오는 필링제도 바이오폰드도 내추럴이나 오가닉과는 별 상관없는...,
걔네들이 모두 일반 인공 합성 화장품이었던 거...기억하시죠?
그 때는 화장품을 사도 성분같은 건 보지도 않았고, 봐도 모르고,
볼 필요도 없고, 봐서 뭐하나였고, 암호같았고,
화장품 회사에서 괜히 있어 보이는척하느라
써붙이는 뭐 그런 거...
화학 시간에나 들어봄직한 단어들만 잔뜩 나오는데,
안 그래도 화학시간엔 잠자거나 하이틴 로맨스 봤는데!!
아무튼 제 일생일대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그 때부터 저는
갑자기 '성분'이나 '환경'이나 '내추럴'이나 '오가닉' 같은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귀차니즘 교주하라 해도 못이기는 척 수락할 의사있을 정도로
게으르고 무신경한 저를 그리 변화시킨 건,
바로 '가족'이었습니다.
기존 의학계에서는 이유를 모른다하고,
이 세상에 이유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제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픕니다.
그 이유는 저만 압니다.
저는 그 원인을 '환경오염'과
'자연에 대한 지나친 인공의 개입'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우리 집의 주부고, 아내고, 엄마이기 때문이죠.
내 손으로 선택해서 먹고, 먹이고, 입고, 입히고, 바르고, 발라주었던 그 모든 것들...
그 중에 '잘못된' 선택이 있었던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상관없습니다.
제 선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슴치고 후회하고 발을 굴렀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내게.....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다지 똑똑하지도, 잘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고통을 통해서 내가 뭘 할 수 있다고????
뭐하러 나같은 사람을???
그 때쯤 한 1년인가, 2년인가 지속해 온 이 컬럼도 접을 생각이었습니다.
인공 화학 화장품도 주된 원인 중 하나일 텐데....
그걸 집중적으로 다룬 컬럼을 썼으니,
이게 뭔가...허탈하기만 했지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같은 사람을, 내 아픈 가족같은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덜 아프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제가 시작한 '뷰티'라는 키워드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스토리'는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컬럼 이름도 바꾸었지요.
졸리의 선택....
사람들은 제가 하는 선택을 조금씩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선택을 따라했다가 낭패 본 경우도 있었겠으나,
세상은 아직 착한 사람들이 많아서,
낭패본 사람들은 제가 상처받을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제 선택을 따라했다가 아주 조금, 성과가 있었던 사람들은 또,
커다랗게 목소리를 내주었습니다.
그 힘으로 'www.jolieschoice.com'이란 사이트도 만들고,
회원수가 오천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떤 블로그나 어떤 사이트는 1년에 10만명도 생긴다는데,
3년에 오천명이면 실패아냐?
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졸리의 선택.....에서 다루는 주제는.....
오가닉/내추럴 입니다.
아직 세상에서 발을 떼기 시작했을 뿐인 작은 주제입니다.
커다랗게 생각해야 한다는 부담만 있을 뿐,
실행은 미미한 그런 영역입니다.
하루에 글 올라오는 숫자는 그래서 미미합니다.
적극적인 분들만 지속적으로 글을 올릴 뿐,
회원제에 닉네임을 쓰지만 무명이나 익명도 아니다보니,
글 쓰기도 부담스럽고, 내용도 버겁습니다.
하지만 정보만 보고 가는 사람들이 그에 비해 꽤 많습니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 그들이 하는 말이 들립니다.
정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달 요란한 이벤트도 없고,
명품이나 세간의 히트상품에 대한 공동구매 행렬도 없지만,
하루에 한 분이 보고 가더라도 감사하기만 합니다.
그냥 이렇게 천천히, 조용히...
알리려고요...
혼자 건강한 척, 혼자 환경 생각하는 척,
맨날 '유기농'이 어쩌고,
'내추럴'이 어쩌고 떠들어대는 '졸리'라는 사람을
귀찮고 성가시게 여기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냥 '모르는 게 약'인데...
구하기도 힘들고 비싸고 뭐가 좋은지도 모르겠는 유기농/내추럴은
혼자 쓰시고,
그냥 난 냅둬주세요...
하시는 분들도 많다는 걸 잘 압니다.
저라도 그리 생각했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환경에 무심하고. 성분에 관심없고, 편한 것만 선택하고 살았던 것에 대한 대가를
제가 이렇게 직접, 톡톡히, 뼈아프게 경험하고 있는 이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게으르고, 귀찮은 거 싫어하는 저도 어쩔 수가...^^
언제나 말씀드렸지만, '졸리의 선택'을 반드시 따라해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본인이 경험하지도 않는 일인데 감정이입해달라 강요할 생각도 없습니다.
감히 제가 강요할 입장도,
설사, 강요한다고 해도 될 일도 아니고요.
다만, 선택에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저 '참고'만 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뷰티'에 국한하지 않고,
'건강'에 대해, '환경'에 대해 같이 다루어갈 생각입니다.
여기, 카테고리가 'health & beauty'니까 말이죠!
앞으로 '뷰티'만 생각하고 졸리의 선택...
을 찾으셨다가 혹 실망하거나 의아해하실 분들이
계실까봐 미리 안내방송 드린 겁니다.
안내방송이 너무 길었죠?
그래서, 바로 이만 접습니다!
2012년 동안 졸리의 선택을 애독해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메리 'Green' 크리스마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