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는 열심히 머리를 감아오긴 했습니다.

하루도 안 거르고 감았드랬죠.

좀 거르고 싶어도 아침에 머리감고 저녁이면 기름 냄새가 나는 것 같고

간질거리는 두피에 자꾸 손이 가는게..안 감고는 못배깁니다.

중요한 건...외출하려면 머리를 연출해야 하니까요.

설마, 머리 안 감고 드라이기, 고데기, 스트레이트너, 구루뿌..대는 사람은...?? (젊었을 때는 그러기도 했다. 그래도 한 스타일 나왔던 기억이 있는 거 보면.. 확실히..내가 젊었구나!!)

흠..과거를 돌이켜보니,

머리카락에 힘 생긴다고 빨래비누로 머리 감았던 적도 있고,

금발삘 난다고 맥주로 감은 적도 있고, 가장 자연스러운 컬은 파마했다가 바로 풀면 생긴다고 금방 파마약으로 고주망태가 된 머리에다가 독한 파마약을 또 들입다 들이붓고 참빗으로 쫙쫙 펴주던 기억이...아...머리야...미안타... 그 난리를 떨고도 40년을 버텨준 내 굳세디 굳센 머리카락에 심심한 감사를 표하며 드디어 그 생을 다하고 방바닥에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 내 머리카락에 또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바이다.

뭐든...있을 때 잘해야 한다.

애인도 한눈 안 팔 때 잘하고,

자식도 곁에 있을 때 잘해주고,

남편도 살 맞대고 잘 수 있을 때 잘 해줘야 한다.

머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자기만 이뻐지겠다고 헤어 연출에만 급급했지,

정작 머리카락의 건강을 챙겨주지는 않았다. 참 이기적이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남은 머리카락이 떨어져 나가는 머리카락보다 많을 때 잘해주자고 결심해 보자.

머리카락 건강 챙기기 실천 수칙 1.

올바른 머리감기

아, 제발 부탁인데 냄새 좋다고, 혹은 거품 시원하게 잘 난다고 독한 화학약품 잔뜩 들어간 샴푸는 쓰지 말자. 지금 당장 자신이 쓰고 있는 샴푸 병 뒤의 성분을 읽어보자.

아마 줄잡아 30가지 정도의 무지막지한 영어 단어들이 써 있을 것이다. 거기에 아는 단어 있으면 뭐든 말해보자. 알만한 건 아마 ‘water'밖에 없을 거다.

모조리 화학약품 이름이다. 그리고 당장 부엌으로 가서 ‘퐁퐁’ 병에 붙은 성분 표시를 보도록 하자. 겹치는 이름이 많을 거다. 그릇에 묻은 기름 빼는 화학약품으로 소중하디 소중한 내 머리카락, 내 두피에다 들이붓는 일은 없도록 하자.

유기농이라고 해도 다 믿을 수 없다. 유기농이라면서 라우릴 설파이트 계열의 유해한 화학성분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꽤 많다. 유기농이라고 100% 모두 천연, 식물 성분도 아니다. 내가 알기로는 10%만 식물 성분이 들어가도 ‘식물성’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한국의 화장품 경우는 그렇다.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고, 잘 모르겠는 이름은 인터넷에 그래도 쳐보면 한국말로 뭐든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다. 그러다 보면 화장품, 샴푸 성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생긴다.

아는 게 힘이다. 힘을 키우자.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위주에 화학 계면 활성제가 안 들어간 샴푸(대개는 거품이 잘 안난다. 하지만 거품으로 세정하는 건 아니니 너무 걱정말자)로 두피를 씻어준다는 기분으로 샴푸한다. 두피를 씻다보면 머리카락은 자연히 씻겨진다. 때는 두피에 있다. 두피의 기름기가 먼지를 빨아들이고 머리카락에 덮여 쌓이면서 냄새도 나고 찐득거린다. 그런 두피를 가만 놔두고 머리카락을 박박 문지르면 두피 때는 씻겨나가지도 못하고 머리카락 표면의 큐티클에 손상을 준다. 큐티클은 일종의 보호막이다. 보호막은 좀 머리카락을 보호하게 쫌 내버려 두자. 

머리를 감고 나면 부드러운 수건도 성에 안 차서 팍팍하게 올이 센 수건으로 뻬빠질하듯 머리카락을 박박 문지르며 닦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큐티클이 손상된다. 더구나 머리를 아래로 떨구고 머리카락을 거꾸로 늘어뜨려서 수건으로 문대고 털고 난리 부르스를 떨면...이런 일이 일어난다.

머리카락의 큐티클은 생선 비늘처럼 한 쪽으로 정갈히 누워있다. 머리카락이 난 방향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 머리카락을 거꾸로 늘어뜨리고 수건으로 문대면...생선비늘 벗길 때를 연상해주기 바란다. 큐티클 층이 죄 일어난다. 그 결과는? 흔히, 머리카락에 ‘후까시’ 준다는 표현이 있다. 그게 일종의 머리카락 ‘비늘 벗기기’ 원리를 이용한 작업이다. 머리카락에 부피감이 생긴다...쉽게 말해서...‘부해진다’...그리고 결이 퍼석거린다. 그리고 보호막이 열린 머리카락은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을 받는다.

그리고 머리는 하루에 두 번 감아야 한다.

오전에 감았는데 오후면 머리에서 기름기 냄새가 느껴지는 사람은 ‘반드시’ 두 번 감아야 한다. 귀찮아도 할 수 없다. 도저히 귀찮아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두 번은 못감겠다는 사람은 차라리 저녁에 감아야 한다.

 

오전에 머리에 젤, 무스, 스프레이...잔뜩 바르고, 그래도 아침에 머리 감았으니깐...이리 생각한다면 정말 큰일이다. 머리에 사용한 헤어제품은 저녁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얼굴에만 클린징할 게 아니다. 머리카락도 화장을 했다면 클린징 해주어야 하고, 화장 안 했어도 저녁에 세수하고 자듯이 머리도 감아야 한다. 

 이물질이 두피에 묻었다면 제거해줘야 머리카락이 건강해진다. 그리고 저녁에 머리를 감으면 반드시 완전히 말리고 자야 한다. 조금이라도 물기가 있다면 자는동안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저녁 먹고 바로 이닦고, 메이크업 지우고, 머리 감고 말리고 가족 시간을 보내는 습관을 가지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충분히 머리 말릴 시간이 된다. 자기 직전에 씻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실행하기가 좀 벅찰 것이다. 잊지말자.

 건강한 사람은 건강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머리카락 건강 챙기기 실천 수칙 2

올바른 드라이기 사용.

머리 감고 수건으로 대충 말리고 나면 드라이기가 등장한다. 드라이기로 우선 말려야 하는 건 머리카락이 아니라 두피다. 항상 두피가 우선이다. 두피의 수분까지 죄 뺏아가는 일반 드라이기 말고 원적외선이나 이온 드라이기를 저열에 놓고 두피 구석구석에 바람을 쐬어준다. 이 때, 머리카락을 들어 최대한 두피가 노출되게 하면 좋다. 가급적 자연 바람을 많이 쐴 기회를 주자는 말이다. 어디 나갈 일 없다고 머리 젖은 채, 드라이로 안 말리고 그대로 두면 자연 건조되는 시간은 너무나 길다. 두피는 젖어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불리하다. 가급적 빨리 건조시켜 주는 것이 좋다.

건강한 머리카락 가꾸기 실천수칙 3

머리카락이 좋아하는 음식 먹기

좋다는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제로 씻기만 한다고 머리카락이 건강해지지는 않았다. ‘속’이 실해야 머리카락도 건강하다. 비옥한 토양에서 좋은 과실이 열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머리카락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음식을 소개한다.

콩 

-30대 이상 탈모의 주원인인 5-α 리덕타아제를 저해한다.

-아르기닌 성분, 시스테인은 모발 성장을 촉진 시키며 탈모방지 효과가 있다.

-비타민 E나 불포화 지방산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준다.

-간의 기능을 강화 시키므로 탈모가 예방된다. 

흑미

-모발이 나고 자라고 빠지는 사이클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모포를

증식 시킨다.

-모발의 하단부를 싸고 있는 모포를 굵게 하고, 모발이 굵게 자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지질이라는 성분이 혈관을 튼튼하게 해줘서 탈모방지에 효과적이다.

 검은깨

-필수 지방산 감마리놀산, 알파리놀산, 올레인산 등이 탈모의 주범인 5α 환원 효소의 1type과 2type을 저해한다.

-검은깨의 단백질은 머리카락의 주성분인 케라틴의 원료가 된다.

-모발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인 시스틴, 타이로신 등의 아미노산이 많이 포함되어 모발 재생에 도움이 된다.

 -질 좋은 불포화 지방산과 비타민 B, E군이 많아서 흰머리에 효과가 있고, 머리카락에 윤기를 부여한다.

  녹차

-녹차 한잔에 약 20g의 스트레스 해소 물질인 데아닌이 들어있다.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 DHT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 A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피부세포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 시킨다.

   

현미

-풍부한 섬유질은 인슐린 분비를 늦춰 탈모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팥

-열기를 삭이고 몸에 나쁜 피를 없애 준다.

막연히 ‘검은 콩, 검은 깨’가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왜 좋은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실행에 옮기는 일이 쉬워질 수 있다. 맹물 말고 녹차 잎 우린 물을 수시로 마신다든가, 검은콩을 기름없이 볶아서 갈아 두유 등에 타마셔도 좋고 팥을 삶아두고 출출할 때 조금씩 먹으면 다이어트도 되고 판의 단 맛 때문에 단 인스턴트 음식 생각이 안 나서 좋다.

탈모를 없앤다고 ‘머리카락’만 생각할 게 아니다. 속도 다스리고, 피부도 다스리고, 기분도 다스리는 종합적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삶이란 게 뭐든 그렇다...모든 증상에는 근본 원인이 있다. 그 근본 원인들의 대부분은 ‘겉’이 아닌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해도...힘들다는 생각은 내 ‘속’에서 나온다.

 

탈모 이야기하다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2009년 새해를 코앞에 두고 해본 기분좋은 삼천포 구경이 아니었나 싶다.

여러분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다음 회에는 기다리시던 DHT 생성을 억제하는 데다 독한 화학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졸리의 샴푸’를 소개하겠습니다. 2009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