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뿐한 계절…

옷은 가벼워졌는데 허리춤으로 비집고 삐져 나오는 이 살아 내 살들아.

이제는 남의 살이 되어주렴…아니, 아니, 이게 웬 악담이람.

이젠 영원히 그 누구의 살로도 남지 말아주렴.

조금 있으면 민소매를 입어야 하니 이젠 겨드랑이, 팔뚝 살도 고민 고민…

수 차례 다이어트 치러봤지만 그 동안 굶은 거 억울해 와구와구 더 챙겨먹다 ‘요요’와 절친 친구되고…

그래도 봄되면 대청소하듯 어쩐지 꼭 치러야 할 정기행사인 양

말짱 헛일될 게 뻔한 이노무 ‘봄철맞이 정기 대 다이어트’는 다시 시작된다…

빠뜨BUT 그러나!!!

살만 뺄 게 아니다. 겨우내 집안에 묵혀있던 먼지만 빼낼 게 아니다.

화장대 위에 잠자고 있는…

언제 샀나 가물가물 기억도 생소한 녀석은 미련없이 걷어내자.

아까우니 몸에 바른다? 화장품은 1년 이상 지나면 그 지독한 화학 방부제도 생명이 다해 마지막 몸부림으로 곰팡이까지는 보이지 않지만 이미 공기 때문에 산패해서 처음의 냄새와 사뭇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화학성분 화장품도 6개월 이내 써주는 게 좋고 자연친화, 오가닉 제품이라면 한 달 이내에 써야 한다. 한 달이 지나도 곰팡이가 생기거나 상하지 않는다면 그건 엄밀히 말해 ‘자연친화’ 화장품이라 할 수 없다.

자연성분의 방부제는 한 달 이상 지속되지 못한다. 그 이상 지속되는 건 화학성분이 가미된 거라 보면 된다. 그래서 오가닉 제품도 성분 표시를 잘 보면 방부제만큼은 화학성분으로 된 것들 것 많다. 식물 성분들이 아무래도 변질되는 시간이 짧으니 제품화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화장품 회사들의 변명이다.

자연 친화 화장품은 반드시 화장품 냉장고에 보관하고, 화장품 냉장고가 없으면 기존 냉장고의 가장 온도가 높은 층(대개, 가장 높은 층이 온도가 가장 낮다)에 보관하는데 이 때, 물과 기름 성분이 분리되어 이용에 불편할 수는 있다. 어쨌든 서늘한 곳에 보관하지 않으면 자연친화 화장품은 한 달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 냉장고에 보관하고 작은 용기에 덜어서 조금씩 쓰면 된다. 그럴 때도 꼭 화장품 주걱을 이용해서

손가락이나 외부의 잡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럴수록 더 빨리 상한다.

그리고 오래된 화장품만 걷어낼 게 아니다.

또 있다. 맨날 맨날 바르는 화장품도 걷어낼 때가 되었다.

지난 컬럼에서는 기존에 바르고 있던 걸 자연친화 성분 화장품으로 바꾼다고 무조건 내버리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내다버리는 기준이 다르다. 도저히 못 버리겠다면 최소한 지금 쓰고 있는 걸 다 쓰고 나면 더 이상 사지는 말자.

그렇다. 바로, ‘화장품 다이어트’를 위해서다.

전세계에서 기초제품을 제일 많이 바르는 여자들이 사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어째서 이런 자랑스럽지 못한 타이틀을 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조사 결과는 아니어도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영미인들에 비해 분명 기초제품을 많이 바른다.

어떤 유학생이 여행을 갔다가 그나마 여행 오느라 기초제품을 대폭 생략하고 덜어왔는데 다른 외국 친구들이 세수하고 드럭스토어에서 파는 로숀하나만 쓱쓱 바르는 걸 보고 기절 초풍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이 참에 증거물을 한 번 들이밀어 보리라.

아침에 우리가 발라주는 것들이다.

일반 화장수-수렴화장수(모공수축)-엣센스-로숀-데이크림-자외선차단제-메이크업 베이스-파운데이션-색조

여기다 주름방지 크림, 비타민 씨 크림, 수분에센스 등등 기능성이 또 한 두 가지씩 추가된다.

시간나면 이들 화장품들의 성분을 꼭 유념해서 들여다봐 주기 바란다.

화장수는 대개가 물과 알코올이다. 그리고 방부제와 살균제 등이 첨가된다. 그냥 물을 얼굴에 바르는 것과 다른 점은 수분전달 능력이 있어 물처럼 바로 건조되지 않고 세정제로 세안후 급격히 산성화되는 피부의 산도를 중성으로 돌려준다는 것이다(그래서 화장수는 반드시 산도가 중성으로 조절되는 성분을 가진 ‘ph 밸런스’라는 표시를 확인하는 게 좋다.

일반 스킨 토너와 모공을 순간적으로 수축시켜준다는 ‘수렴화장수’의 성분 중에 차이 나는 게 있다면 좀 가르쳐주기 바란다. 일반 스킨 토너보다 좀 더 차가운 느낌을 줄 수 있는 휘발성 제품이나 비슷한 효과를 가진 화학성분을 더 집어넣은 것 밖에 차이가 없다. 그 차가운 느낌을 갖고 모공이 수축되는구나…하고 느낀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일단 늘어난 모공을 줄여주는 화장품은 없다. 그런 게 있다면 지금 당신의 모공은 귤껍질이 아니라 아기피부의 그것이 되어 있어야 한다.

다음의 세 가지 기초 화장품 품목의 성분들을 보아주기 바란다. 모두 같은 브랜드의 기초 제품들이고 화장수를 바른 다음, 우리는 이 세가지를 순서대로 전부 발라주고 있다. 매일매일, 꼼꼼히, 하루도 안 빼먹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것처럼...이 브랜드는 그나마 독성이 약한 걸로 알려져 리뷰가 꽤 좋은 브랜드라는 걸 미리 알려둔다.

1번 품목

Water, Cyclopentasiloxane, Glycerin, Methyl MEA, Citric Acid, Dimethicone, Nylon 12, PEG 12 Dimethicone, Phenoxyethanol, Sclerotium Gum, Laureth 23, Hydrolyzed Wheat Gluten, Fragrance, Bisabolol, Methylparaben, Propylparaben, Laureth 4, Helianthus Annuus Seed Oil (Sunflower), Ethylparaben, Polyacrylamide, Allantoin, BHT, Disodium EDTA, C13 14 Isoparaffin, Polysorbate 20, Magnesium Aspartate, Zinc, Gluconate, Retinol, Ascorbic Acid, Laureth 7, Sodium Methylparaben, Sodium Propylparaben, Sodium Ethylparaben, Yellow 5

2번 품목

Allantoin, Aluminum Starch Octenylsuccinate, Ammonium Acryloyldimethyltaurate/VP Copolymer, Butylene Glycol, Butyrospermum Parkii Extract (Shea Butter), C13 14 Isoparaffin, Ceteth 20, Cetyl Alcohol, Copper Gluconate, Cyclohexasiloxane, Cyclopentasiloxane, Diethylhexyl 2,6 Naphthalate, Dimethicone, Disodium EDTA, Ethylparaben, Fragrance, Glycerin, Glyceryl Stearate, Glycolic Acid, Hydrolyzed Soy Flour, Laureth 7, Magnesium Aspartate, Methylmethacrylate Crosspolymer, Methylparaben, P Anisic Acid, PEG 75 Stearate, Pentaerythrityl Tetraethylhexanoate, Phenoxyethanol, Polyacrylamide, PPG 2 Myristyl Ether Propionate, Propylparaben, Sodium Hydroxide, Squalane, Steareth 20, Stearyl Caprylate, Stearyl Heptanoate, Styrene/Acrylates Copolymer, Tetrahydroxypropyl Ethylenediamine, Tocopheryl Acetate, Water, Zinc Gluconate

3번 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