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다운' 기초 화장품

 

한 번 생각해보자.
‘기초’ 화장품의 ‘기초’란 무엇인가?

색조 화장품 전에, 혹은 색조 화장품 안 발라도

우야든동 뭔가 발라야 할 것 같은
압박감 때문에 발라주는 화장품...

 

어쨌든 문득 기초 화장품의 반대말이 무엇인고?

하는 생각에서 멈추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색조 화장품’같은데...
색조 화장품의 반대말이라면 ‘무색조’ 화장품이 되어야지

왜 ‘기초’ 화장품이람?
뭐가 기초라는 말인지?

 

그렇다.

우리는 ‘기초’라는 말에 알게 모르게 믿음을 내 주었는지도 모른다.
기초 화장품이란 ‘기초’라는 말이 내포하고 있듯
탄탄히 하면 좋고,
튼튼하면 좋고,
다지면 좋고,
아무튼지간에 ‘당위성, ’의무감 등등을 연상시켜 ‘반드시’ 발라줘야 하는
아주 ‘기본적인’ 그 무엇이라고 말이다.

 

혹시, 우리는 그래서 기초 화장품을 유해한 화학 합성품의 덩어리라는
생각을 미처 못하고 맹신해 온 건 아닐런지...
문득, 마른 밥풀이 눌러 붙은 밥공기 설거지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수세미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그 덕에 맥없이 나가 떨어지는
눌러 붙었던 마른 밥풀...

 

졸리는 설거지하다 얻은 작은 깨달음 하나에서
지금, 아주 신경 써서 순한 오가닉이나

자연 친화성 기초 화장품을 쓰고 있지  않다면...

 

쉽게 말해서 광고 보고 소피 마르소가 모델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백화점 가서 들쳐 업고 오는 화장품을 기초로 쓰고 있다면...
그건 ‘무색조’ 화장품을 쓰는 거지, 기초 화장품을 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자.

 

‘기초’란 단순해야 한다.

절대로 복잡한 게 기초가 될 수 없다.
묵직하고 듬직하고 변치 않고 뭐 그런 ‘우직한’ 하나의 무언가만이

 기초가 될 자격이 있다.

안 그런가?

기초가 복잡하고 단순치 않다면...
그 위에 쌓아올린 탑이 튼튼할 수가 있을까?

 

기초 화장품은 예닐곱가지 화학 화장품이 아니라

우리 피부가 되어야 한다.

숨쉬고 세포가 살아 움직이고
수분을 만들어내고 외부 자극을 막아주는 신비로운 우리 피부가 되어야 한다.
그 피부가 탄탄하게 제 기능을 잘 할 수만 있다면 ‘기초’는 완벽할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소중한 우리 ‘기초’가 화학 합성물이 변장한

가짜 ‘기초’에 맥을 못추고 있다.

 

도대체 폭탄 공격도 이런 융단 폭격이 없다.

아침 저녁으로예닐곱개씩 화학 합성물로 된 ‘기초’라는 걸 덧바르고 또 덧바르고 있다.

이미 우리 피부는 숨쉴 구멍이 막히고 피지 분비선이 퇴화되고
죽어가고 있다....

 

졸리는 정말 늦게 이걸 깨닫고 뒤늦게나마 피부 구명 작전에 전격 돌입,
화장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절반 이상 남은 로션, 에센스...싹 갖다 버리...려다가
아까워서 팔 다리에 발랐다.

 

홀쭉해진 화장대 위에는

스킨하고 아이 크림하고 영양크림만 덩그러니 남았다.
솔직히 처음에는 겁이 났다.

피부가 확 건조해져서 각질 피고 화장 안 먹고
주름살 자글자글 지면 어쩌나...

 

걱정대로 첫 일주일 동안은 그랬다.

아침 저녁으로 얼굴이 당기고 따갑기도 하고
간지럽기도 하고...벌개지기도 하고...
일주일 동안 에이 다시 몽땅 사서 바르자...

하고 맘돌리고 싶던 때가 두 번 있었다.
그런데 참았다.

어떤 변화든 ‘명현반응’이라는 게 동반될 수 있다는

 얄팍한 상식은 있어가지고...

 

어쨌든 세수하고

스킨으로 피부정돈하고 아이크림 바르고 영양 크림 하나만
바르니 편한 건 말도 못한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다섯, 여섯 개씩 바르던
기초를 싹 줄이니 개운하기도 이를 데 없다.

그렇게 화장품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어언 석달 정도 된 것 같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한 달 쯤 지나자 서서히 ‘피부가 좋아지신 것 같아요’하더니
지금은 첨 보는 사람에게서 피부결 곱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중요한 건...쌩얼이었다는 사실!
다만, ‘피부’가 아니라 ‘피부결’이라고 하는 이유는...

졸리가 심한 지성에 여드름이 심했던
청춘을 지난 탓에 모공이 크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무슨 짓을 해도 꿈쩍않던....
아니 오히려 커지기만 하던 모공이 화장품 다이어트하고

좁아지기까지 한 것 같다...
착각일까?

결코 아닌 것이...그 전에는 안 바르면 뭐 하나 빠뜨리고 안 챙겨 입은 것 같은
모공 커버 제품-닥터 필 굿같은-을 안 쓰고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세안부터 시작해

졸리가 아침 저녁으로 바르는 기초다운 기초 화장품을 소개한다.

 

1. 세안

PMS를 물묻는 손구락에 쿼터 동전만큼 짠다. 물 안 묻은 손가락은 안 된다.
반드시 물 묻혀야 한다. PMS를 메이크업한 얼굴에 넓게 펴 바른다.
바르면서 물을 더 묻혀준다. PMS를 잘 쓰는 요령은 ‘물’이다.
손등에 립스틱을 묻히고 PMS를 문질러보기 바란다. 절대 안 지워진다.
그런데 물을 섞어가면서 문지르면? 거짓말처럼 싹 지워진다.
PMS가 안 좋다, 화장이 안 지워진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PMS는 물없이 못 쓴다. 잊지 말자.
아이 메이크업, 마스카라, 립스틱까지 물 묻혀가며 싹 지운다.
이 때, 휴지로 wipe off하지 말자. 피부의 자극이 너무 심하고
모공에 메이크업 잔여물이 낀다. 역시 물을 이용하자.
물로 rinse off하고 BWC를 같은 요령으로!
단, BWC의 양은 아주 적게 하자. 피부에 자극을 생각해서.
아주 적은 양으로도 충분하다. BWC는 거품나는 타입이 아니므로
손에 덜어서 물 조금 묻혀 얼굴에 롤링해주고 역시 물로 rinse off.
           세안 끝!

(*PMS/BWC는 모두 알칼리가 아닌 약산성의 순한 세정제다.

  거품이 나면 날수록 알칼리계라는 사실!)

 

      2. 토너 바르기

 

졸리가 바르는 제품을 소개하기 전에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졸리가 현재 무엇을 쓰느냐 하는 데는 과도하게 집중하지 않아 주었으면 한다.

졸리도 여기저기서 화장품 샘플 받고 선물 받고 싼 맛에 업어오고...

하는 제품들이 많다. 딱히 ‘이거다’해서 선택한 걸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무턱대로 졸리가 쓴다고 해서 ‘best'라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었으면 한다.

요는...선택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데 있다.

그 방법에 고심해주기 바란다.

그래서 굳이 브랜드를 밝히지 않을 생각이다.

뭐, 백화점 유명한 브랜드도 아니고 인터넷 검색해 봐도 잘 안 나오는 브랜드일 수도 있다.

그만큼 브랜드는 중요한 게 아니다. 성분, 오로지 성분이 중요할 뿐.

 (*써보고 정말 'best'라고 생각되는 제품은 공개하기로 약속!)

 

졸리의 토너는 마사지 학교로 유명한 곳에서 만드는 화장품인데

누구한테서 써 보라고 선물로 받았다.

성분이 주로 식물 추출물이라 마음에 드는데

프로필렌 글리콜 같은 유해성분이 딱 하나 들긴 했다.

그래도 일반 화장품에 비하면 아주 양반이다.
이 토너는 PH가 5.5이고 피부를 약산성으로 다시 돌려놓아주는 ph 밸런스 토너다.

 

이쯤에서 도대체 피부 ph가 뭔지 헤집어 볼 필요가 있겠다.

피부의 산도(ph)는 약산성이다.

피부의 산도라 하면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막의 산도를 말한다.

이게 4.5~6.5로 약산성을 띠고 있다.

그런데 외부 자극으로 인해 이 산도가 알칼리화되면

피부는 자극에 전면 개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모낭충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염증이 생기기 쉽고 뾰루지같은 피부 트러블이 생기며

햇볕에 잘 타게 된다.

그 정도로 우리 피지막의 산도를 약산성으로 지켜주는 건 중요하다.

그 증거로 여드름 피부는 산도가 7정도로 알칼리화되어 있다.

우리 피부의 최적의 조건이 약산성이지만

대부분의 세정제가 알칼리계이고 아무리 순한 세정제를 써도

최소한의 피지막이 손상을 입기 때문에 세안 후에는 ph 밸런스가 깨지기 쉽다.

그래서 ph가 알칼리로 급상승한 피부의 산도를 약산성을 띤 토너로 ‘중화’해주는 것이다.

ph 밸런스는 무슨 특별한 성분이 들어가서 그리 되는 건 아니다.

피부에 적합한 순한 성분을 쓴 토너라면 약산성을 띤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피부 산도까지 따지면서 현명해지자 화장품회사에서는

산도만 약산성을 띠게 하는 화학물질을 집어넣어 짝퉁 ‘ph balanced' 토너들을

내고 있다 하니 소비자들은 계속 똑똑해져야만 할 뿐이다. 에고 에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토너의 산도는 리트머스 테이프를 이용하면 알 수 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구할 수 있다.

비누나 토너의 산도를 알아보기 위해 갖고 있으면 유용하다.
화장 솜에 토너를 듬뿍 묻혀서 닦아낸다.

메이크업 잔여물을 제거하고 피부결을 정돈해준다.

 

*다음회에 아이크림과 동동 구리무, 영양크림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