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해 본 짓 하나

 

이번 주, 오랜만에 두 가지 짓을 해 보았다.

하나는 뷰티방 가서 ‘졸리’ 검색해보기~.

어쩌다 안젤리나 졸리가 바른다는 ‘바이오 폰드’를 소개해갖고

팔자에 없던 ‘졸리’라는 닉네임을 얻고

화장품하고는 발라주는 거 외엔 아무 상관도 없던 아낙이

이리 뷰티 컬럼을 쓰고 있는쥐~.

벌써 2년이 지난 것 같다.

2년 전, ‘졸리언니’를 외치던 많은 ‘귀여븐’ 아낙들의 추억을 더듬어보았다.

언니 짱이여욧!

어디 가시지 말고 주욱 이 곳에 말뚝박아 주셔요.

댓글에서 빠지면 안 되는 악플 대지는 딴죽플 내지는

심심해서-괜히-긁어-플이라도

올라오면 졸리보다 더 흥분해서 막아주던 고마우신 님들...

과분하게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더니

급기야는 ‘졸리언니 추천 제품 리스트’까지 등장했다.

내가 쓴 글들과 답글들을 눈으로 읽는 동안

코끝에 지~잉 전기 자극이 온다.

 

지나간 일들은 다 아름답다.

전부 아름답다.

추억도 상처까지도.

지나갔기에 다 아름다울 자격이 있다.

지나고 보면 그렇다.

시간 속에 덮여 보이지 않는 과거 속에서

지난 일들은 모두 ‘의미’라는 걸

입고, 또 입고, 또 입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상처 또한 지나고 나면 의미를 입고

상처 아닌 추억으로, 기억으로, 과거로 재해석되리라.

그러니, 상처도 껴안자. 두려움 없이 껴안자.

 

이거야 원....

삼천포도 빠져도 참 어지간히 멀리 빠진 것 같다.

뭔 이야기를 하다가, 이리도 가던 길을 벗어났는고??

아, 뷰티방 가서 지난 글들 읽었다고 했다.

졸리의 글을 사랑해주고 성원해주고 정보의 가치를 부여해 준

열독자들의 지지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그리고 표시는 내지 않지만 이견이나 불만, 불평을 가진 이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존중해 준데 대해...

하지만 졸리는 졸리라는 한 개인의 체험에서 나오는 얄팍한 정보에

많은 이견이 있으리라는 것을 각오하고 있다.

댓글에서 보이는 존중과 공감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식 주장몰이를 해가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것만큼은

알리고 싶다.

고로, 입에서 단내나게 강조한다.

졸리가 사서 쓰는 제품이라고 해서 생각도 안 해보고 무조건 덥석 덥석

사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졸리가 추천하거나 사 쓰는 제품은 ‘참고’의 기준 정도로

삼으면 된다.

그런데 참고의 기준 정도로 삼으려 해도 정보는 구체적이어야 할 것 같아

브랜드를 소개하기로 했다. 거듭 말하지만 졸리가 쓰는 제품들은

졸리가 ‘써 본 것들’ 중에서 괜찮다는 말이다.

이 세상 그 많고 많은 화장품을

졸리는 백분의 1도 써 보고 죽을 수 없다.

거듭거듭거듭 말하지만...

현명한 소비를 하는데 졸리가 백만분의 1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오랜만에 해 본 짓 둘.

처음에 안 해 본 짓 중 다른 하나는 여행이다.

아주 오랜만에 바다 여행을 다녀왔다. 밤바다를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해변을 따라 거닐며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왔다.

안 좋은 생각들은 모조리 바다에 빠뜨려 익사시켜 버리고

좋은 생각들만 조개껍데기 엮어 만든 목걸이마냥 엮고 엮어서

가슴 속에 단단히 꿰차고 왔다.

여행을 가서 보니 ‘화장품 다이어트’의 진가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여행 가려고 짐을 싸다 보면 무거운 유리병에 든 덩치 큰 기초 화장품들을

이고 가지도, 업고 가지도 못해 절절 매던 기억이 선명하다.

여행 가기 전날 밤, 부랴부랴 CVS로 어디로 샘플통 사러 동분서주.

샴푸, 린스, 클렌징 덜어 담고...그나마 이건 묽어서

쭉 짜서 담아주면 되니 큰 고민 없다.

그런데 덜어가야 할 기초 화장품들이라니...

흐유 떠올리기만 해도 숨이 차다.

토너, 로션, 세럼, 영양크림, 미백 크림, 비타민 C 세럼, 안티 링클 크림,

아이젤, 아이크림, 수분 크림....

물론, 이걸 매일 한꺼번에 다 바른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 화장대 위에

족적을 남겼던 녀석들이다.

쪼그리고 앉아 조그마한 샘플 통에 로션, 크림 하나씩 덜다 보면

팔자에 없는 팔자타령까지 나온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말도 못하게 홀가분했다.

아이크림이야 워낙 조그마하니 그냥 그대로 쏙.

필요한 건 토너와 영양크림인데...

부피가 크긴 하지만 다른 화장품 하나도

안 넣으니 그냥 본품으로 쑥 집어넣고, 영양크림만

화장품 주걱으로 한 두 번 떠서

조그만 샘플통에 모셔갔다.

오매오매오매...우찌나 가뿐한지!!

여행가서도 함께 간 친구 아낙들 앉혀놓고 화장품 다이어트 특강에 돌입.

첫날밤은 누구 표현대로 ‘미친척하고’

토너와 로션, 혹은 영양크림 하나씩만 바르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곱 떼고 침 닦으며 한다는 말씀...

 

“뭐야...많이 바르나 적게 바르나 차이가 없잖아?”

 

피곤에 떡이 져서 화장을 통째로 안 지우고 쓰러져 잔 적은 있어도

한 두 개만 바르고 다이어트해 본 적 없는 아낙들은

억울해서 하루 일정 다 구겼다.

(믿거나 말거나)

 

졸리의 토너-Christine Valmy/Ecco Bella

 

이전 회에서 졸리가 쓰는 토너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댓글을 보니 충분히 졸리의 의도가 전달된 것 같아 흐뭇하다.

그래서 ‘비교’라도 해 볼 수 있게 기준으로 삼고 싶다는 분들의

뜻을 높이 숭상하여 공개하려 한다.

졸리의 토너는 두 가지다.

하나는 누가 써보라고 던져 주고 간 Christine Valmy.

크리스틴 발미는 마사지 학교로 유명하다.

자체 제작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사명과 같은 ‘크리스틴 발미’인데

졸리는 기초를 모두 써 보았다.

향도 강하지 않고 식물 성분의 함량이 대단히 높지만 유해 성분이

몇 가지 들어가 있다. 물론, 시중 제품들보다는 유해도가 낮긴 하다.

크리스틴 발미를 발라서 무슨 효과를 볼 정도로 차이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잘 만든 화장품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다만, 광고도 않고 화장품 패키지도 너무나 평범하고 성의없는

플라스틱 통인데 비해 가격이 고가라서 감점이다.

화장품의 질은 시중 화장품들에 뒤지지 않고, 오히려 우수한 편.

토너는 ph 조절되는 5.5 약산성에 무향이라 자극이 거의 없다.

양도 많아서 넉넉하게 부어 써도 오래 쓰긴 한다.

10점 만점에...흠...8점.

다 떨어지면 또 구매할 의사있다.

 

다른 토너 하나는 벌써 몇 통째 쓰는지 알 수도 없을 만큼

애용하고 있는..

Ecco Bella

MD Formulated Mist-On Toner

우선, 성분만 봐도 눈이, 마음이 즐겁다.

 

Water, Organic Aloe Vera, Glycerine, Organic Apple, Saccharide, Vitamin E, Beta, Delta, Gamma, Tocopherols, Tocotrienols, Vitamin C, Alpha Lipoic Acid, Carotenoid Complex, Beta-carotene, Lutein, Lycopene, Zeaxanthin Extracts, Marshmallow, Red Clover, Rosemary Extract, Dehydroacetic Acid, Benzyl Alcohol, Essential Oils Lavender.

 

오가닉 알로에 베라와 비타민 E, 비타민 C, 베타 카로틴 등

메이크업 잔여물을 닦아내고

피부결을 정돈하는 토너의 기능 외에 수분과 영양까지 생각한 기특한 토너다.

용량이 작긴 하나 그만큼 가격이 착해서(사이트에 따라 $15~20) 불만 없다.

10점 만점에 9점.

졸리언니는 뭘 쓰는 지 안 가르쳐 주고...도대체 어떤 토너를 써야하나 망설이는

사람에게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 이 Ecco Bella다.

물론, 토너 외에 다른 기초들도 자연 친화적인 성분이니 안심해도 된다.

그 외에 이전에 소개한 바 있는

‘Michelle' 라인, ’A'kin(서비스와 배송에 탈이 많긴 하지만)' 라인도

성분 면에서 안심이다.

사실...기초 라인은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

아, ‘Julique'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성분 면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들보다는

자연 친화도가 조금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졸리의 아이크림-시기상조

 

이제는 아이크림에 대해서 이야기할 차례다.

졸리는 영양크림도 바르고 아이크림도 바른다.

혹자는 영양크림과 아이크림이 굳이 다를 필요가 없지 않냐고 하지만

졸리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눈가는 유일하게 피지선이 지나가지 않는 곳이다.

즉, 피지가 전혀 분비되지 않는다.

그래서 화장품 다이어트를 해 주어도 원래 기능을 되살릴 피지선이 없으니

가급적 충분한 유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일반 영양크림보다 유수분과 영양성분이 좀 더 보강된 아이크림을

따로 발라주는 게 좋다는 졸리 나름의 판단이다.

물론, 그 또한 과잉되면 비립종이나 트러블이 일어날 수 있다.

‘충분’과 ‘과잉’은 의미가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졸리가 바르는 아이크림은....

좀 실험적인 브랜드라서 좀 더 써보고 자신이 생기면 공개하려 한다.

자연 친화 성분만 고집하는 어떤 박사가 만드는 거라는데

미심쩍은 성분이 있어서 현재 리서치 중이다.

이 곳의 샴푸와 린스도 현재 트라이중인데...

아이크림은 이제껏 써 온 어떤 것보다 눈가가 편해서 좋다.

그리고 결코 주름을 펴줄 수는 없으나 분명 진정된 느낌이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쫀쫀하면서 발림성 좋은 질감.

몇 번 그 곳에 질문을 했고 얻은 답을 기준으로 자세한 정보를

다시 올릴 생각이다. 성급하게 올렸다가 검증 안 된 제품이 졸지에

‘품절’ 사태를 빚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에...

 

아이크림의 구매 요령은...

점막에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하니 무조건 자극이 적어야 한다.

무향이면 좋고 질감도 부드럽게 펴 발리면서 쫀쫀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쫀쫀한 건 좋은데 너무 뻑뻑하면 예민한 눈가에 무리가 간다.

아이크림 바를 때는 화장품 주걱으로 떠서 서 너점 눈가에 찍고

반드시 약지로 꼭꼭 누르듯 발라주어야 한다.

그리고 ‘눈가’는 눈 밑만 의미하지 않는다.

눈 옆도 빼놓지 않고 꼭꼭 눌러준다.

눈 밑만 집중해서 열심히 바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눈 옆 쪽으로 생기는

주름도 한 번 잡히면 교정이 어렵다.

 

졸리의 동동구리무-Korres

 

졸리의 동동구리무를 소개할 순서다.

너무나 김새겠지만...이전에도 소개한 Korres의 영양 크림을 쓴다.

코레스는 성분이 맘에 들지만 질감이 상당히 뻑뻑하다.

그래서 펴바르지 못하고 톡톡 두들기듯 흡수시키는데

한 번 흡수되면 겉도는 유분기가 없어서 한편으로 좋다.

바르는 질감이 좋은 제품은 한동안 유분기가 겉돌다 흡수되는 편이라...

뭐...다 일장일단이 있다.

이 코레스는 꼭 너무 좋아서 구입했다기 보다는

저렴하게 mark-down된 걸 운 좋게 손에 넣었고 성분이 괜찮아서

쓰고 있다. 화장품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토너와 이 영양크림만 쓰게

되니 선택의 폭이 확 좁아져 자기한테 맞는 제품으로 고르기가

쉬워졌다. 자신의 피부 타입을 제대로 알아서 테스터를 써 볼 수 있는

매장에 직접 가서 발라보고 알러지 테스트도 해보기를 권한다.

질감, 성분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건 두 말하면 잔소리다.

  그렇게 선택한 유일한 기초 화장품...

자기만의 영양크림을 댓글로 소개해 준다면 많은 분들이

선택의 참고 기준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음 회에는 실험 중인 자연 친화 화장품 브랜드를

    소개해 드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