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자, 내 피부의 물 물 물
앗, 어느 새 10월!
9월의 끝자락이다.
이 나라 미국은 안 가진 거 없이 다 가졌지만 ‘가을’만큼은
충분히 갖지 못한 것 같다.
아차, 하는 사이 단풍구경 갈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한국하고는 또 질적으로 다른 따가운 태양볕에 아스팔트에서 계란 후라이도
해 먹을 수 있을 것 같던 여름이 지나자마자…
민소매, 반소매 옷을 채 정리해 넣기도 전에
오리털 파카부터 찾아봐야 할 듯 마음이 바빠지고 몸은 스산해진다.
“여보, 보일러켜야 할까봐.”
벌써 이 대사를 터뜨린 집이 쏠찮이 있을 것 같은데...
이맘때가 되면 저녁마다 세수하고 바르는 로션, 크림의 양이 전보다 많아지기 시작한다.
화장품 주걱으로 뜨는 양이 ‘폭’에서 ‘푹’으로 바뀐다.
얼굴이 당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무한정 늘어지는 것 같던 피부가 왜 가을, 겨울이 되면서 당기는 걸까?
외부 기온이 낮아지면 피부의 각종 활동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우리 피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정말 많은 일을 한다.
온도, 먼지, 열 등 외부의 엄청난 자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보호 기능을 위해 기름도 만들어내고…
흔히들 ‘개기름’이라고 해서 무시박대천시하기 십상이지만…
그 뿐인가?
우리 피부는 특정 층에 우리 몸 천제를 구성하는 물 중 13%를 보유하고 있다.
이 물, 즉 수분은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 주름을 방지해주고
피부를 건강하게 가꾸어 가는데 피부 세포가 필요로 하는 물질을 생산해 내기도 한다.
바쁘다, 바뻐.
그런데 겨울이 되면 이런 모든 피부 활동이 외부 기온 저하로 둔화된다.
그래서 기름도 덜 만들어지고, 물도 덜 만들어지고 그나마 있던 물도 외부에 뺏기기 쉽다.
그러니 우리 가을, 겨울이 되면 힘들어하는 우리 피부를 위해
그 동안 피부가 열씨미 일하는 동안 룰루랄라 해변에서 선탠이나 하면서
피부를 괴롭혔던 우리로서는 지난 과거 속죄하며 적극적으로 피부에게 도움을 줘야 할 때다.
제대로 빚을 갚아보자.
시중에는 ‘수분 크림’이라는 게 있다.
그거만 바르면 다 될 거 같다.
한 번만 발라도…오매…촉촉한 거, 보드라븐 거…
그러나 그 어떤 크림도 바르는 순간 촉촉하고 안 보드라븐 게 있던가?
크림은 거의 오일 성분이므로 바르면 보들보들하고 맨질거리게 되어 있다.
흔히들 수분크림의 목적은 ‘수분’을 공급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수분크림이 해야 하는 역할은
우리 피부가 원래 지니고 있는 수분을 빼앗기지 않게 방어를 해 주는 일이다.
갖고 있는 거나 잘 지켜도 우리 피부는 이렇게까지 건조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놀라운 기능이 우리 피부에 원래 있다.
바로, 우리 피부의 각질층에 있는 지질 성분이다.
이 지질 성분은 우리 피부를 촉촉하게 해 줄 뿐 아니라 수분의 증발을 막아준다.
이런 지질 성분을 천연 보습인자(Natural moisturizing factor, NMF)라고 한다.
이 놀라운 우리 피부 활동을 모방해서
최근에는 우리 피부의 지질구조와 유사한 천연 식물성 오일들이 보습 크림에 많이 사용된다.
화장품 성분에 보면
해바라기씨 오일, 카모마일 오일, 아몬드 오일, 코코넛 오일, 호호바 오일 등
각종 식물성 오일들이 보일 것이다.
바로, 이런 식물성 오일들이 수분을 공급하고 증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세라마이드, 레시틴, 히알루론산, 콜라겐, 엘라스틴, 아미노산 등의 성분이
수분 침투 뿐 아니라 보존 능력도 뛰어나다.
성분 말이 나온 김에 시중의 백화점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모 유명 화장품의 수분크림 성분을 한 번 들여다 보아 주기로 하자.
Water/Aqua, Glycerin, Cyclopentasiloxane, Glyceryl Stearate SE, Cetyl Alcohol, PEG-40 Stearate, Pentaerythrityl Tetraethylhexanoate, Rice Bran Oil/Oryza Sativa, Dimethicone, Steric Acid, Corn Oil/Zea Mays, Shea Butter Extract/Butyrospermum ParkII, Palmitic Acid, Sesame Seed Oil/Sesamum Indicum, Tocopherol, Lecithin, Hydroxypalmitoyl Sphinganine, Shea Butter Unsaponifiables/Butyrospermum ParkII, Wheat Germ Oil/Triticum Vulgare, Paeonia Sufruticosa Root Extract/Paeonia Suffruticosa, Triethanolamine, Polysorbate 80, Polycaprolactone, Poloxamer 188, Dimethiconol, Propylene Glycol, Isohexadecane, Propylparaben, 2-Oleamido-1, 3-Octadecanediol, Sorbitan Tristearate, Acrylamide/Sodium Acryloyldimethyltaurate Copolymer, Caprylyl Glycol/Capryl Glycol, Moringa Pterygosperma Seed Extract, Ceramide 3, Disodium EDTA, Rosa Gallica Flower Extract/Rosa Galllica, Methylparaben, Octyldodecanol, Soybean Oil/Glycine Soja, Royal Jelly Extract, Fragrance/Parfum, B7507/2
너무 정신없어도 몇 가지의 식물의 오일 성분이 들어갔나 보아주면 좋겠다.
몇 가지 식물성 오일 성분에다 레시틴 같은 지질 성분이 보인다.
그런데 그 외에 중간 쯤에서 뒤로 가면 모조리 화학 합성물이다.
이런 화학 합성물의 목적은 단 하나다.
화장품의 대량 유통!
화장품의 점성과 색상을 좋게 하며 보존과 산패를 막기 위한 보존제, 방부제들이라 보면 된다.
그렇다면 자연 친화적인 오가닉 수분 크림의 성분들은 어떨까?
비교 작살…즉, 비교를 위해 작살을 한 번 던져보자.
Water (Aqua) Sunflower (Helianthus Annuus) Seed Oil Vegetable Glycerin
Sweet Almond (Prunus Amygdalus Dulcis) Oil Coconut (Cocos Nucifera) Oil
Jojoba (Simmondsia Chinensis) Seed Oil , Natural Lecithin
Cocoa (Theobroma Cacao) Butter,, Benonite (Clay Mineral)
Citrus Grandis (Grapefruit) Extract , Mixed d-Tocopherol (Natural Vitamin E)
Bio-Melanin , Green Tea (Camellia Sinensis) Extract,
Phoenix Dactylifera (Date) Fruit Extract, Oryza Pelargonium Graveolens (Geranium Flower Oil
Lanolin Oil , Xanthum Gum , Geranium (Pelargonium Graveolens) Oil ,Citrus Medica Limonum (Lemom Peel) Oil ,Lavendula Angustfolia (Lavender) Flower Extract , Natural Beeswax
Eucalyptus Citriodora Oil , Organic Aloe Barbadensis Leaf Powder
Vitamin B2 (Riboflavin)
화학 합성물이 성분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화학 화장품에 비해
식물성 오일의 성분이 월등히 높은데다
화장품 점성을 좋게 하는데도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의 점증제인 Xanthan Gum을 쓰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가격은 모 유명 회사의 수분크림이 곱절이상이다.
그 이유는 자꾸 말하면 입만 아프다. 천문학적인 광고비, 제품 포장비…
(더구나 그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은 그 화장품을 쓰는지 안 쓰는지 확인된 바 없고)
겉멋에만 잔뜩 돈들이고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덮어씌우고 있는 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