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사정없이 내려 꽂히던 한 여름 땡볕 다 보내고

휴가얻어 방구해 집나간 '엄마는 뿔났다'의 한자 아주머니가

부러워 죽겠는, 이 가슴 휑뎅그렁한 가을에

웬 자외선 차단제?

 

다아~ 이유가 있다.

 

자외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뭐, 겁먹을 건 없다.

세 가지로 나뉜다는 말만 거창하지 그 이름은 이보다 더 쉬울 수 없다...니깐.

 

이름하야,,,,

 

자외선 A

자외선 B

자외선 C

 

이 셋 중에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녀석은 바로 1번 타자, 자외선 A이다.

덜 두려워해도 되는 찌끄레기 녀석들 먼저 살펴보자.

자외선 B는 '인간의  피부를 벌겋게 달구다가 똥고집부리고 안 피하는 인간이 있으면

피부암을 유발시켜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태양으로부터

하달받고 그 길로 꼳짱 지구로 침투해 들어오지만 인간의 피부를 코 앞에 두고

돌멩이 하나면 끝장나는 유리창이라는 녀석 앞에서 맥아리 없이 무너지고 만다.

이 말이 어렵다면...험험...

유리창을 통과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도 어렵다면...험험...(식은땀 나는 중)

실내에 있는 인간의 피부에는 해를 주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 다음으로 허접한 자외선 C라는 녀석은 역시 이러저러한 중차대한 임무를

태양님으로부터 하달받고 그 길로 꼳짱 지구를 향해 직진해들어오지만

오존층 앞에서 오줌 지리고 후퇴하고 만다.

이 말이 어렵다면...험험...

실내에 있건, 실외에 있건 인간의 피부에는 침 못바른다는 이야기다.

 

드디어 만만치 않은 자외선 A 순서다.

이 녀석은 태양님으로부터 '인간의 피부에 색소침착을 일으키고

피부를 노화시켜 주름을 만들어라'라는 무시무시한 임무를 하달받고

그 즉시 꼳짱 지구로 침투해 들어와...아무데나 닥치고 헤집고 다닌다.

태양님이 떠 계시는 동안은 실내든 실외든 어디든

인간의 피부에 침을 바를 수 있다.

유리창 정도야 가소롭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이다.

 

자, 과연 우리가 목숨걸고 방어해야 할 녀석은?

 

그렇다.

 

해가 있는 한, 우리가 가는 데마다 따라다니는 자외선 A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SPF지수'는 우습게도 자외선 A가 아니라

실내만 들어가면 꼼짝못하는 자외선 B의 차단지수다.

그러니까 우리가 무지하게 신경쓰면서 들여다보고 따져보는 SPF 지수는

피부노화의 주원인인 자외선 A가 아니라 자외선 B를 차단하기 위한

기준인 것이다.

(요 괄호 안 야그는 산수 쫌 한다는 사람만 읽어주시길...

SPF 수치는 화장품을 바르고 일정량의 햇볕을 쬐여 피부가 최초로 붉어지는 시간을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맨 피부에 같은 양의 햇볕을 쬐여 피부가 최초로 붉어지는 시간으로 나눈 수치를 의미한다...쓰는 나도 대체 뭔 소리인지...그러나 계속하자면...

예를 들어, 피부가 20분간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피부가 붉게 되는 사람이 'SPF 15'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15×20=300(분)'으로 계산해 약 5시간 동안 피부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워매워매...

 

그렇다. 이제껏 자외선 A를 막아주는 줄만 알고 썼던 자외선 차단제가

자외선 A를 20년 단골손님 대하듯 '어서옵쇼'하며 반기고 있었던 줄

모르고 있었으니...

 

"자외선 차단제는 실내에서도 꼬박꼬박 발라줘야 돼."

 

어느 날, 예배중에 기도는 않고 뭘 바르고 있던 옆 자리 집사님의 손에 든 건

자외선 A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자외선 B 차단제였다.

 

자외선 A를 차단한다는 표시는 SPF 지수가 아니다.

그 옆에 PA+(++,+++) 표시가 있어야 한다.

요 눔은 'Protection grade of UVA'의 약자다.

 

혹여라도 SPF니 PA+라는 요런 놈덜이 안 써 있다 하더라도

식은 땀 흘릴 필요까지는 없다. 우리는 성분을 보고서도 알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 성분은 그 기능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화학적 차단제

물리적 차단제

 

학교다닐 때 제일 싫어하던 과목이 화학이었으니 더 이상은 깊게 안 들어가고 싶다.

이 이야기만 하고자한다.

 

화학적 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해서 분해시키는 화학적 기능을 하고,

물리적 차단제는 자외선을 피부 표면에서 반사시켜 분산시키는 기능을 한다.

 

흡수...말 자체에서 이미 우리는 화학성분을 피부가 쪽쪽 빨아들인다...라는

께림 발칙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즉, 자외선 차단시키려다 피부에 좋지 않은 케미칼을 피부에 꼭꼭 다져넣는,

쥐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우는 행각을 하는 격이랄까...

 

산란...말 자체에서 이미 우리는 화학 성분을 피부가 튕겨낸다...라는

상큼 깔끔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즉, 피부 겉에서 자외선 녀석의 따귀를 갈겨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 후

얼씬도 못하게 만드는 격이랄까...

 

여기서 눈치 빠른 사람들은 감을 잡았을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와 관련해서는 흡수제보다 산란제를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우연히도 자외선 A까지 막아주는 기특한 녀석이 바로 자외선 산란제기도 하다.

 

잔소리 좀 그만하고 자외선 산란제 기능을 하는 성분이 뭔지부터 쫌 밝혀줄라우???

하신다면...험험...

 

징크 옥사이드/Zinc oxide (산화아연) ,

티타늄옥사이드/Titanium dioxide (이산화티탄늄)

 

보통은 자외선 차단제에 흡수제와 산란제가 섞여서 들어간다.

흡수제로는 대개 PABA , Cinnamates , Salicyllates , Benzophenones, Avobenzone등이 있는데 욘석들은 접촉성 피부염이나 피부 알러지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유해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 차단제에는 징크 옥사이드와 티타늄옥사이드만 들어가도

자외선 A, B가 모두 차단된다.

 

징크 옥사이드와 티타늄 옥사이드가 안 들어가면

자외선 A는 차단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자외선 차단에 대한 요령이랄까...

그런 걸 찾다보면 이런 요상기괴망칙한 차단법을 구경할 수 있다.

 

<노화의 90%는 태양광선에 의해 일어나므로 태양광선이 강렬한 오전10시∼오후3시까지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이건 뭐...

 

월요일만 되면 회사에 가기 싫어 죽겠어요,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하는 상담에,

<회사에 가기 싫어 죽겠는 이유 중 90%는 게으름에 의해 일어나므로 게으름이 절정에

달하는 월요일에는 출근하는 일을 삼가는 것이 좋다.>

라고 대답하는 것과 뭐 다른지...

 

도대체 가장 활동많을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에 어떻게 외출을 삼간단 말인지!!!!

 

아무튼 이래서 우리는 자외선 차단제가 꼭 필요하다.

 

지금 쓰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가 바르면 허옇게 뜨는 백탁현상이 밉기는 하지만

주 성분이 티타늄 옥사이드와 징크 옥사이드가 들어있기 때문이라 그렇다면

이뻐해주며 써주자(요 두 녀석의 단점이 백탁현상이다. 백탁현상이 두드러질 때는

끈기를 갖고 톡톡 잘 흡수시켜 주는 요령밖에는 없다. 또는 흰색이 아닌

제품을 쓰는 것도 요령이 된다).

 

졸리가 애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는 아쉽게도 프랑스 제품인 듯 한데...

피부과를 운영하는 친구가 준 거라서 어디서 구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Arubix라는 브랜드인데 색감이 살색이고 질감이 부드러워서 잘 쓰고 있다.

성분도 모르는 채...친구가 기냥 믿고 쓰라해서...인터넷 뒤져봐도

출처를 알 수가 없고...ㅠㅠ

 

이거하고 비슷한 걸로 이전에 더말로지카(Dermalogica)의

Ultra Sensitive Sun Block 25를 쓴 적이 있다.

질감도 부드럽고 민감한 피부에 잘 맞았던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