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가장 대표적인 한국의 절기로는 중삼절식(重三節食)이 있는데, 이때는 강남 갔던 제비도 돌아온다는 삼월삼짇날에 진달래꽃이 만발한 산 언덕이나 개울가에 나가, 남정네는 편을 나누어 활쏘기 대회를 하고, 여인들은 진달래 꽃을 한아름 따서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만든 진달래 화전을 만들어 먹으며 봄의 정취를 즐겼다.

화전(花煎)은 꽃을 넣거나 꽃의 모양으로 떡을 만들어 기름에 지진 음식으로, 봄에 산과 들에 피는 진달래을 이용하여 만든 지진떡이다. 우리 선조들은 약식동의(藥食同意)의 식생활 습관으로 각 계절 마다 다른 형태의 화전을 만들어 먹었는데, 봄에는 진달래꽃, 여름에는 장미꽃과 맨드라미꽃, 가을에는 국화꽃, 겨울에는 대추를 꽃모양으로 만들어 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화전
화전에 대한 문헌상 기록은 1611년 「도문대작(屠門大爵)」에서 전화법, 유전병으로 처음 기록되었고, 1670년 「음식지미방(飮食知味方)」에서도 전화법이라고 기록되었으며, 1700년대 말엽 「경도잡지(京都雜誌)」, 1849년 「동국세시기」에 삼짇날의 시식, 절식음식으로 화전의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었다.

고려 최승로 최승로(崔承老)가 장생전(長生殿) 뒤 뜰에 핀 진달래를 보고 지은 시를 보면 진달래는 봄의 전령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진달래는 꽃 중에 오품의 벼슬을 지녔는데, 선선선조들은 벼슬을 구품으로 나누듯이 꽃도 구품으로 나누어 꽃의 외양적인 아름다움보다는 내면적으로 베어나오는 아름다움을 취하였다. 또한 진달래꽃은 춘궁기의 굶주린 백성에게 떡이나 범벅으로 약식(藥食)이 되었고, 그 꽃과 뿌리는 술 속에 담구었다가 병든 사람들에게 약주(藥酒)로 이용되었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꽃에게 벼슬을 주고, 꽃을 먹음으로 자연을 인간화하고, 인간을 자연화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전의 의미 우리네 부녀자들에게 있어서 남다르다. 힘든 시집살이에서 일시적으로 해방되어 봄의 정취를 맘껏 느끼며 풍류(風流)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음식으로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화전의 재료로는 진달래꽃으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봄에 나는 쑥, 수리취, 둘미나리, 약이성재료도 이용하였고, 4월초파일에는 느티나무 새순이 나오면 그것을 이용하여 느티떡을 만들어 먹었으며, 5월 단오에는 수리취를 이용한 수리취떡을 말들어 먹었다.

진달래꽃의 약리효과로는 신경통, 두통, 천식, 여성들의 냉증이나 생리통에 뛰어난 효과를 지닌다.

봄의 산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를 따다가... 멋진 화전을 부쳐서 이웃과 나누어 먹었던 한국의 봄을 생각하며 몇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