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료 교사 중에는요, 학생들이 teacher!라고 부르면 My name is not Teacher!라고 딱 잘라 말하면서 질색하는 이들이 있죠. 특히 아시아권이나 중동 쪽에서 온 학생들이 선생님을 호칭할 때 Teacher!라고 많이 부르는데요. 그게 다 존경심을 표현하는 좋은 뜻에서 나온 것인 줄 아시아권 출신인 저는 잘 알지만, 이름을 부르는 것에 익숙한 미국 사람들에게는 아주 이상하게 들리는 거죠.

저는 그 옛날 예비 시어머니를 처음 뵈었을 때 그분이 I’m Cindy. You can call me Cindy.하는데 차마 미래의 시어머니를 first name으로 Cindy~하고 못 부르겠더라고요. 우리말로 어르신께  “신디야~”하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한국의 관습대로 “어머니~”라고 호칭해야겠다 싶어서 Mother~ 그랬더니 기겁을 하시는 거예요. 그렇다고 한국에서는 어디서도 통하는 “여기요~.”를 써먹자니 직역하듯 Here~이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 도통 영어로 뭐라고 해야 하는지 참 난감했던 거죠. 결국 되도록 호칭을 안 하는 쪽으로 슬금슬금 피하다가 사이가 멀어져서 지금까지도 대면대면한 고부간이 되었다는 슬픈 얘기가 있지요.

 

힐링

우리말에는 참 다양한 호칭이 있죠. ‘선생님’처럼 직업으로 부르기도 하고 직장에선 직위를 부르면 되고요. 식당이나 가게 혹은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붙일 때는 ‘여기요~’, ‘저기요’면 만사 ok. 대충 나이 보고 ‘아줌마’, ‘아저씨’, ‘이모’, ‘언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영어권에서는 이름을 불러주는 게 기본이고요. 장소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적용되지만 전혀 복잡하지 않습니다.

 

1.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를 때

일단 우리나라하고는 문화부터가 다릅니다. 미국 사람들은 식당에서 웬만해서는 사람을 부르지 않고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우리는 답답해 돌아가실 상황에도 미국 사람들은 참 느긋하죠. 우리나라 식으로 식당의 종업원 누구든 와달라고 ‘여기요~!’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각 테이블마다 손님을 시중 드는 서버가 정해져 있고 그 사람들이 먼저 자기 이름을 소개합니다. 그럼, 그 사람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살짝 부를 수는 있지만, 중요한 건 아무도 식당에서 큰소리로 사람을 부르지 않는다는 거예요. 보통 검지 손가락을 하나 올리며 눈을 마주치면 담당 서버가 옵니다. 그래도 안 오면 Hello!나 Excuse me!하고 부르세요. 그러고 나서 여러분의 용건을 말하면 되는 거죠.

 

Hello! / Excuse me!                                        여기요!

I have a question.                                           물어볼 게 있는데요.

Can I get some more water please?           물 좀 더 갖다주실래요?

 

 

2. 상점에서 점원을 부를 때

미국에 가서 느낀 또 하나의 문화 차이가 백화점 같은 고급 상점에 가도 점원들이 아는 척을 해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살 테면 사고 나갈 테면 나가라’는 식으로 고객을 방치한다니까요. 우리나라 백화점은 얼마나 상냥합니까? 사이즈도 알아서 다 찾아주고 말이에요. 근데 미국에선 그런 서비스가 드물어요. 그러니 아쉬운 내가 사람을 불러야지 어쩌겠어요. 상점에서도 Hello!나 Hi! 등으로 점원을 부른 후 내게 필요한 것을 요청합니다.

 

Hi!                                                                      여기요!

Can I get some help here?                            여기 좀 도와주실래요?

Can I ask you something?                             뭐 좀 여쭤봐도 돼요?

I’m looking for a smaller size.       좀 더 작은 사이즈를 찾는데요.

 

3. 직장에서 동료/상사를 부를 때

일단 우리나라와 달리 직위로 호명하지 않는 게 일반적입니다. 나이나 직위에 상관 없이 대부분 first name으로 부르죠. Sir나 ma’am 같은 존칭도 고객을 대할 때나 쓰일까 서로 아는 사이에서는 쓰지 않아요. 하지만 사람 따라, 또 분위기 따라 다를 수 있으니 가장 좋은 방법은 남들이 부르는 대로 호칭하는 거죠.

공적인 비즈니스 자리에서는 Mr.나Mrs. 혹은 미혼 여성인 경우 Miss 뒤에 last name을 붙이는 게 관례입니다. 고객이나 학교 선생님에게도 무난하게 쓸 수 있는 존칭이죠. 박사학위가 있는 사람에게는 Dr.를 앞에 붙여 호칭하는 것이 통상적인 예의이며, 보통 자기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You can call me ___________.라고 자기를 호칭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You can call me Chris.                    Chris라고 부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