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고 어딜 가? Take

사전에서 Take(테잌)를 한번 찾아보세요. 징그럽게 뜻이 많지요? 그거 다 외워봤자 소용 없지요. 막상 써먹을 필요가 있을 때 생각이 하나도 안난답니다. ‘나는 책은 영어로 몇권이나 읽었는데 말을 못한다’ 하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책에 있는 말은 내말이 아니라 전부 남의 말입니다. 물론 남의 말 이해 하는것도 무지 중요하지요. 그런데 여러분의 더 큰 문제는 영어만 하라치면 입안에서 맴맴 돌고 말이 되는 내말이 입밖으로 안 나온다는거 아닙니까. 그게 다 남의 말만 보고 배워서 그렇답니다. 미국 온지 몇년이 되었건 박사 학위를 땄껀 안땄건 영어로 내말이 안되는건 누구나 다 마찬가지랍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 말이라도 내말을 찾아서 배우세요.

오늘의 주인공Take의 가장 기본적인 뜻은 ‘(뭘)가져가다’ ‘(사람을 어디에)데려가다’입니다. 사람을 어디 데려다 줄 때 take를 써서 “I’ll take him home. Don’t worry.”하면 “제가 걔 집에 데려다 줄께요. 걱정 마세요.” 얼마나 쉬워요, 그래. 이런 간단한 말도 미국 사람한테 해볼라치면 딱 생각이 안난답니다.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들을 무시해서 그래요. 또 단어는 알고 있었지만 단어 하고 이렇게 쓸모있는 문장하고 따로 놀아서 그래요. 단어, 문장, 상황, 그리고 타이밍 이게 삼박자가 맞아야 영어가 터집니다. 꼭 미국 사람들 하고 뒤돌아 서고 나면 ‘캬아~이렇게 말을 했어야 하는건데…’하고 ‘뒷북’을 치는 분들이 꼭 있어요. 한번 뒷북 치기 시작 하면 계속 뒷북입니다. 문장을 간단히 알아둬야 필요할 때 ‘딱’ 떠오릅니다.

사람을 데려 가는 것 뿐 아니라, 물건을 ‘가져가’고 ‘집어가’는 것도 take지요. 어딜 가서 뭘 잃어버렸어요. 그럼 카운터에 가서 “Somebody took my stuff !누가 제 소지품들을 집어 갔네요!”라고 말해야지요. Take의 과거형 took(툭) taken(테이큰)인 것도 알아 두셔야죠. Stuff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일단 ‘물건(들)’이라는 뜻으로 생각 하시면 됩니다.

길거리에서 뭔 물건이나 핫도그 같은 음식을 파는 사람한테 “저도 그거 하나 주세요”할 때 “ I’ll take one.”이라고 하는거지요.  “Give me one of those please.”이라고 말해도 좋지만 take쓰면 훨씬 간단하잖아요. 똑 같은 말이라도 말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에요. 정답이란 없고 자기 말을 찾으면 되는거죠. 뭘 살 때 돈만 불쑥 내고 쳐다 보지말고 이렇게 말을 하세요, 말을. 간단하잖아요? 제가 학교에서 우리 학생들한테 잘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원숭이가 아니다. 손가락으로 맨날 가리키기만 하지 말고 말로 해라, 말로!” 이말을 영어로 어떻게 했냐구요? 여러분이 다 아시는 문법과 말로 했지요. “We are not monkeys, OK? Don’t just point at things!  Use your language!”  말 되는 영어, 넘 쉽죠? 말이 안되는 영어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제가 아줌마들 하고 수다를 떠는 중에, 어떤 아줌마가 자기 남편 흉을 보는데 그 남편은  자기가 ‘아무리 말을 해도 반응도 없고 지나가는 개가 짖냐’ 한대요. 이말을 영어로 미국 아줌마한테 한다면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개’라는 단어는 다 아시니까 dog를 써서 하실껀가요? Passing dog bow-wow?  이건 절대 말이 안된답니다. 미국 사람들이 당연히 못알아 듣지요. 여기에 딱 떨어지는 우리 말이 없다는 걸 아시고, 이말를 영어로 표현 하는 방법도 숱하게 많지만 이럴 때도 take를 써서 “He doesn’t take me seriously.”하고 불평 하시면 되는거지요. “내말을 진지하게 받아 들이지 않는다(지나가는 개가 짖나 한다)” 이렇게 괄호 열어 놓고의 뜻은 토속적인 한국 말이고 말하는 영어는 영어에 맞는 표현을 써야지요. 이 문장을 우리 말 식으로 ‘그는 나를 심각하게 데려 가지 않는다’고 해석해 버리면 황당해지는거죠. 여기서의 take는 누굴 ‘데리고’ 물리적으로 어딜 가는게 아니고 마음이나 의견등을 ‘받아들이다’의 의미가 있지요.

같은 맥락에서 이런 경우도 봅시다. 어디 가서 기분 나쁜 일을 당할 때가 있어요. 무례한 사람들이나 내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을 당했다 하면 우리남편이 제게 자주 하는 말 “Don’t take it personally.” 여기서도 여러분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 하신 take가, 무슨 물건이나 사람을 ‘가져가’고 ‘데려 가’는 것 뿐 아니라, 보이지는 않지만 맘적으로, 정신적으로 뭘 ‘가져가다’’받아들이다’라는 뜻이 되는거지요. 그래서 이 문장이  뭔 말이냐면 “기분 나쁘게 생각 하지 말아라.” “그냥 한 말이지 널 두고 한 말은 아니다”그런 뜻이랍니다. 여러분도 제가 칼럼에 쓰는 일화들을 읽으시고 ‘이거 내 얘기 하는거 아냐?’ 하고 기분 나쁘게 생각 하지 마세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가 쓰려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저를 비롯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영어 문제에 초점을 맞추려고 쓰는 공통의 얘기들이니까요. 영어 못한다고 무시 하는 사람은 ‘자기자신’이지 딴사람들이 아니랍니다. 아무도 무시 하지 않습니다.

get도 그렇지만 Take는 워낙 쓸모가 많아서 다음에 또 가르쳐 드립니다.‘한꺼번에 확확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불평 하지 마시와요. 다 가르쳐 드리면 한번에 다 알아집니까? 성질 급하신 분들은 영어 트는데 애를 많이 먹게 되어 있어요. 제가 그랬거든요. 일주일에 요만큼만 1년 꾸준히 하셔도 영어가 ‘팍팍’ 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