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출근길에 중년의 위기가 오나 갑자기 모든게 시큰둥하게 느껴지고 일하러 가기가 싫더라구요. 아 인생이 이렇게그냥 가는구나 맨날 하는 일을 잘하게 되니 도전의식이 없어지고 죽어라고 말안듣는 teenager애들 뒤치닥거리도 신물이나면서…..방과후엔 학교 숙제로 바쁘니 등교전에 악기연습 하라고  오늘 아침에도 애들과  어제와 똑같은 대화

짜증나는거 꾹 참고  How many times do I have to tell you to practice cello, huh?

                                      (첼로 연습하라고 몇번 말해야 하니?)

태도 불량 말투 불량   I’m going I’m going…… Gee….Umma, What’s your problem?

                                       (간다고요 가….엄만 대체 왜그래요?)

소리지르고 싶은거 꾹참고   Can’t you just do your job without being told?

                                                    (말듣기전에 그냥 니할일 할순없니?)

매를 부르는 시끼 I was gonna…. but you say too soon.

                                (할려고 했다니까요….근데 엄마가 너무 빨리 말하잖아)

그리고 10분 연습하고 자리를 뜨는데 뒷통수를 그냥 확!

나이를 더 먹으니 자식은 자식인생 살라고 하고 나는 내갈길을 먼저 챙기자 생각이 자꾸 더 들어요. 이젠 아무리 돈을 쳐들여도 스타일이 안살고 머리카락은 뻣뻣한게….그러다 아니지 이러면 벌받지 감사하자 감사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침마다 주먹이 솟구쳐 오르지만 건강하게 말안듣는 아이들, 나같은 성질에 재주도 좋아 남편도 있고, 예전엔 한달에 천불만 벌면 좋겠다 이천불 버는 사람들은 그돈 갖다 다 모하나 했었는데 이제 어엿한 직장도 있고, 이렇게 운전하고 다닐 내차도 있고 건강도 있고 감사 감사 모든게 감사…..

17년전 뉴욕의 롱아일랜드에서 유학하던 시절 아파트가 흔치않은 부자동네라 남의집 차고를 개조한 날나리 셋집에서 고생고생 해가며 갓난애까지 키울때가  있었는데….세탁기도 없어서 주인집 눈치봐가며 웃돈주고 그집 세탁기를 한번씩 써야 할때면 그 젊은 백인아줌마 자기집 자랑을 얼마나 해대던지, tour를 시켜줘? 그때 그아줌마 덕분에 미국문화에서는 손님이 오면 집이 크건 작건 자기집을 한바퀴 돌며 구경시켜 준다는걸 알았네요, 우리네야 남사스러워서원………

잘난주인 Would you like a tour?(구경시켜주까?)

나벙쪄 Tour? Where to? (구경? 어디로?)

세탁기사용비까지 받아먹으면서 Here, my house! You’ll love it! (여기말야 우리집! 멋지잖아!)

주인집 행세랍시고 자기네도 어린애 둘있으면서 몸푼지 얼마안된 내가 방안 온도좀 높엿다고 우리집의 온도조절계를 떼가질 않나….미역국 냄새 난다고 사람을 모욕주지않나….지금 생각해보면 크게 나뻣던 사람들은 아니었고 그냥 자기 가족만 생각하는 가족이기주의였어요. 얼굴 허였던 그집 어린 아들내미가 아스마가 심하다고 했었는데 우리딸이 지금 아스마를 앓고보니 그아줌마 심정도 이해가 가네요. 비싼동네 롱아일랜드에서 집을 샀으니 세금도 부담이고 몰기지도 후달렸겠지요. 자기들끼리만 살고 싶었겠으나  돈이 딸리니 어쩔수없이 저희같은 학생부부한테 세를 줬어야 했으꺼고, 깨긋한 자기집에 웬 이해안가는 미역국냄새...당연히 싫었겠지요.

지금 우리집에는 서랍까지 딸린 세탁기 건조기 세트가 있다는게 참 럭셔리하게 느껴지는게…..우리집에서 빨래담당은 전적으로 남편 담당이거든요 요리는 제담당! 그런데 요전날 남편이 아주 수줍게 guilty한 얼굴로 쭈삣쭈삣 이렇게 말하는거에요.

빨래남편  Ummmmm Honey...있잖아...여보

요리부인 Ya...what is it? What have you done? 엉? 뭔데? 무슨짓 해서 그래?

빨래남편 I bought slightly more expensive washer and dryer set but I couldn't help it!

              내가 좀 더 비싼 세탁기 건조기 세트 샀는데 있지, 어쩔수가 없었어!

              I Really wanted to have a drawer attached to it!

              세탁기세트에 서랍달린게 너무 사고싶었거든! 

요리부인  Okay...enjoy it I guess.

              알았어....실컷 잘쓰셔

풉 여자의 생각은 이렇게 사방팔방으로 꼬리를 치며 나아간다니까요.

Oh, I'm so thankful for my husband whose idea of luxury is a washer and a dryer with a drawer and he does all the laund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