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든

우리말이든 말입니다.

 

문장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어+서술어(+목적어) 가 있지요.

 

나는 잔다.

I sleep.

 

무지하게 짧긴 하지만 얘네들도 꼴에 문장입니다.

 

'문장(sentence)'은 '주어'와 '서술어(영어의 경우:행동동사/be 동사)만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그 문장 안에서 주어와 서술어가 어떻게 얽혀서 보어, 목적어가 필요한 경우...

그걸 줄레줄레 엮어서 1형식이니 2형식이니 골치아프게 분류해놓은 겁니다.

 

진짜 그런 건 '정리' 좋아하는 사람이 정리하고 싶어 죽겠어서 해놓은 것이니

그걸 알아야 영어가 된다는 압박감은 안 가지셔도 됩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가 어디에 좋고 맛나게 먹으면 되는 것이지,

그게 꼭 '야채'에 들어가는지, '과일'에 들어가는지 알아야 먹고 사냐 이말입니다.

 

우리말도 형식으로 나누면 영어보다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형식 따져가며 말합니까?

 

그런데도 영어공부할 때는 "그게 1형식 동사니까 전치사가 필요하고, 그게 4형식 동사니까 목적어가

두 개 필요하고..."

 

영어가 무슨 수학도 아니고 말입니다.

 

영어는 '말'입니다.

 

우리 말과 하나 다를 게 없는 '말'입니다.

 

무슨 대단한 신학, 과학, 수학이나 되는 양 너무 신주단지처럼 추앙하지 않아도 됩니다.

잘 안되고, 잘 모르겠고.....그렇다면 잘 알아가면 됩니다.

 

잘 모른다고 해서 그 대상이 꼭 그렇게 '위대한' 존재가 아닐 수 있단 말입니다.

영어가 여러분을 압박하는 건, 결코 그 '우수성'이나 '위대함' 아닙니다.

전세계 언어는 그 나름의 '특징', '개성'을 갖고 나름대로 모두 훌륭하지만

딱히 어떤 나라 언어가 더 훌륭하고 위대하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불편없이 기쁘게, 즐겁게 쓰고 있으면 되는 거지요.

그걸 누구를 기준으로 해서....언어란 '정서'의 반영인데 말입니다.

누구의 정서를 기준으로 해서 '감히' 언어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야기가 다른 데로 심하게 흘렀네요. 죄송~~~~~~~~.

 

아무튼 영어를 지금도 여러분의 머리 위로 받들어모시고 있다면 내려놓으십시요.

그리고 여러분의 눈높이에서 영어와 '맞짱뜨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승리합니다.

'나'에 대해서는 잘 아실 거고요.

'영어'라는 상대에 대해 잘 아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이 토종댁의 목표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으나,

맨 위에서 우리말이든 영어든 '문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했습니다.

첫째는 '주어'+ '서술어'라고 했고요.

모든 문장에는 주어가 있고, 그 주어를 설명하는 서술어가 있습니다(명령어에서는 주어가 없으나

없는 게 아니라 '생략'된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공통점요.

 

단문과 단문의 합체!

 

주어와 서술어가 하나씩만 있으면 '단문'입니다.

 

그런데 주어와 서술어가 하나 이상 있으면 그건 복합문, 중문이 되면서 얼키고 설키고

꽈배기가 되고 난리부르스를 추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우리도 영어 단문은 잘 만듭니다.

 

어떤 할머니가 소년을 데려온다                    An old lady brings a boy.

그 소년은 나보다 세살 많다                         The boy is three years older than me

그녀는 말한다                                           She says (something).

그 소년은 내 친형이었다                             The boy is my real brother.

 

위의 우리말도, 영어도 모두 문장입니다.

짧다고 우습게 보이실지 모르나, 모두 문장입니다.

 

저거 영어로 바꾸는데 어려움 없으실 겁니다.

사실, 우리는 영어를 꽤 잘합니다.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최소한 6년에 대학교를 더하면 4년, 대학원을 더하면 2년,

미국와서 영어공부 압박 느끼고 기웃거린지 벌써 몇 년~~~~~~.

그 정도면 영어시험 점수에 상관없이 보고 들은 풍월도 장난 아닙니다.

 

아무튼 저 위의 문장들을 영어로 말하는데 하나 어려울 것 없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단문과 단문의 '합체'입니다.

 

우리말은 뭐, 하나 어려울 게 없죠.

우리말이니까요!

저 문장을 하나로 이어보라고 하면 다들 잘하실 겁니다.

(자연스러움을 위해 시제는 모두 '과거'로 바꾸겠습니다)

 

어떤 할머니가 나보다 세 살 많은 남자아이 하나를 데려와서는 내 친형이라고 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제 단문과 단문이 '합체된' 저 길~~~~~다란 문장을 영어로 옮기라고 하면?

 

버벅버벅이 시작되거나 아예 손을 못댑니다.

 

일단, '할머니'부터 막히지요. grandmother....가 '할머니'인데....

'grandmother'는 우리집 할머니만 말하는 것 같고..영어에서는 말이죠.

 

우리는 우리집 할머니도, 남의 집 할머니도, 옆집 할어미도, 생전 처음 본 할머니도,

나이든 여성은 그냥 '할머니'인데 말이죠.

 

이런......처음부터 문화차이 때문에 영어가 안되네요.

 

어찌 어찌.....an old lady....를 떠올렸습니다.

 

그런데..........나보다 세 살 많은 아이 하나를 데려와서는 내 친형이라고 했다.......이걸 어떻게

옮긴다죠?

 

자, 방법이 있습니다.

 

아까 위에서 여러분이 무지하게 잘 하셨던 '단문' 옮기기요.

 

거기 다 들었거든요.

 

An old lady brought a boy who was  three years older than me and she said he was my real brother.

 

어떠세요?

 

뭐가 바뀌었나요?

 

당연히 바뀌죠!!!!!!!!!!!

 

단문과 단문이 장문으로 '합체'될 때는 뭐가 바뀝니다.

위에서 우리말을 장문으로 합체시킨 예를 보세요.

엄청나게 뭐가 바뀌었죠?

 

솔직히 말해봅시다!

 

단문과 단문이 합체될때,

우리말이 더 많이 바뀌었나요,

영어가 더 많이 바뀌었나요?

 

그걸 깨닫는 이 순간!

어렵다고만, 복잡하다고만, 대단하다고만 여기던 영어가 여러분 눈높이를 향해 한 칸 내려섭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