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태의 비밀, "가만 있는데 왜 건드려?"
루미: 토쌤, 안냐세요?
토쌤: 방가방가.
루미: 지난 번에는 진행형이었고요. 왜 진행형에 'be 동사'가 들어가는지 알 것 같아요.
토쌤: 알 것 같다? 안다...가 아니고?
루미: 이제껏 알고 있던 거하고 너무나 달라서 그런가봐요.
토쌤: 알고 있던 거하고 다른 게 아니라 그런 생각을 못해봐서 그럴거야.
루미: 예. '진행형'이 '상태'에 가깝다...그래서 '상태'의 'be 동사'가 들어간다...
전혀 생각 못해봤지요. 그러고 보면 정말 진행형의 '~하고 있다'에
'be 동사'에 해당하는 '있다'가 들어가네요.
토쌤: 오늘은 역시 'be 동사'가 들어가는 수동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루미: 수동태 역시 이제껏 'be+과거분사'로만 외웠지 왜 그런 형태가 되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토쌤: 그랬겠지. 하지만 언어에는 그리 만들어진 '이유'가 다 있는 거지.
그 이유를 알아내면 늘 말하지만 '적용'이 쉬워지는 거고.
루미: 수동태는 왜 'be 동사'가 들어가나요? 수동태도 분명 '동작'이잖아요?
수동태가 그럼...상태인가요?
토쌤: 수동태는 분명 동작이야. 그런데 능동태와 차이가 있는 동작이지.
루미: 어떤 차이인가요?
토쌤: 능동태에서는 주어가 동작을 하는 100% 순수한 동작.
루미: 그럼, 수동태는 순수하지 않나요?
토쌤: 바로 그거야!!! 100% 순수하지 않은 동작!
루미: 당췌 무신 말씀인지...
토쌤: 이전에 진행형이 '동작'과 '상태'가 공존한다는 말을 했었지?
루미: 예. 동작이 일정 시간 안에서 반복되면 상태화된다고요...
토쌤: 그래서 '상태'의 'be 동사'가 개입되었던 거지.
그런데 수동태도 마찬가지야. 동작+상태...즉, 동작에 상태가 가미된 거야.
그래서 '상태'의 'be 동사'가 필요해.
루미: 수동태가 '동작'에 '상태'가 가미되었다?
토쌤: 다시 한 번 묻지. 'be 동사'의 뜻이 뭐라고?
루미: '있다'로 해석하는 게 더 맞다고 하셨지요?
토쌤: 그래. '있다'. 그럼 이 문장을 해석해 봐.
The store was closed.
루미: 그 가게는 문을 닫았다?
토쌤: 아니, 가게가 손이 있어, 발이 있어, 어떻게 가게가 문을 닫아?
루미: 엥???
토쌤: 여기서도 우리말과 영어의 엄청난 간극이 나타나지.
우리말로는 '가게가 문을 닫았다'라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아.
하지만 영어로는 이런 문장이 성립될 수 없어.
영어는 주어가 동작을 하느냐 안 하느냐를 정확하게 따지거든.
고로, logical한 면에서는 영어가 우리말보다 앞선다고 볼 수 있지.
루미: 아....정말 그러네요. '가게가 문을 닫았다'하면 얼핏 동작 같지만
사실은 문이 닫긴 '상태'를 말하네요...생각해 보니...
토쌤: 맞았어! 바로 그게 영어의 수동태야.
움직일 수 없는 '가게'라는 사물이 주어인데 '움직임'이 개입되는 것!
루미: 아...감이 오려고도 하고 아닌 것도 같고...
토쌤: 이건 어때?
He was elected president.
루미: 그는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토쌤: 여기서 'He'는 움직일까, 안 움직일까?
루미: 흠...안 움직이는 거 맞죠?
토쌤: 'elect'를 누가 했냐는 말이지.
루미: 다른 사람들이 했죠.
토쌤: 그렇지. 그러니까 'he'는 안 움직였어.
루미: 앗!! 그러니까...'he'는 그냥 '있다'....???
토쌤: 바로, 그거야. he was....그는 가만히 '있었는데'...'
elect'라는 동작이 외부에서 가해진거지.
루미: 그럼, She was hit by the truck....하면...
토쌤: 왜 하필 그런 끔찍한 예를...
루미: 앗, 죄송! 어쨌거나 '그녀는 있었는데'...외부에서 'hit'이 가해진 거군요.
토ㅤㅆㅒㅁ: 수동태에서도 봤겠지만 'be 동사'가 들어가면 어찌됐건 '있다'라는
'be 동사'의 원초적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걸 알 수 있어.
루미: 정말 그러네요.
토쌤: 그런데 그런 원리는 내몰라라 하고 무조건 수동태는 'be 동사+pp'하니까
영어가 답답하고 멀게 느껴지는 거야.
루미: 정말 좀 가까워진 느낌이예요.
토쌤: 듣던 중 반가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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