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모두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그동안 토종댁을 도와주던 두루미양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러 갔네요...^^
다시 토종댁 직강으로 들어갑니다.
이제까지 지루하게 'be 동사'를 끌고 왔습니다.
일반 동사는 이해가 훨씬 빠르니까요.
'be 동사'에 대해서 너무나도 오해를 많이 하고 계셔서 말이죠.
지난 시간의 이야기들을 한 마디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다시 짚고자 합니다.
일반동사=동영상
be 동사=스틸사진
일반동사=동작
be 동사=상태
일반동사=~를 하다
be 동사=(어떤 상태로) 있다
어떤 분이 이런 중요한 질문을 하셨지요?
"왜 영어에서 '감정'은 수동태도 표현하나요?"
수동태라...수동태...
be 동사+ 과거 분사
그게 수동태의 형태죠, 공식이죠. 그렇지요?
도대체 '감정'을 수동태로 표현한다는 건...말 자체가 좀 이상합니다.
감정은 내가 내 의지로 느끼는 건데 왜 감정을 '받는 것'처럼
다시 말해, 능동적으로 내가 느끼는 감정을 왜 수동적으로 표현하냐 이거지요.
우리말의 정서로는 영 찝찝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이해가 안 가면서도 그냥 공식에 넣어서 하라는 대로 따라만 왔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해가 안 되니 응용은...과연 쉬웠을까요?
자, 그럼 영어에서는 왜 '감정'을 수동태도 표현하는지, 그 비밀을 또 벗겨볼까요?
그 문제많은 '감정'을 뜻하는 단어들을 봅시다.
excited
surprised
delighted
shocked
annoyed
frightened
embarrassed
interested
disappointed
그럼, 우리 말로도 죽 풀어보지요.
흥분하다
놀라다
기쁘다
실망하다
흥미롭다
짜증나다
먼저, 저 위의 영어들의 정체는 무언가요?
품사 말입니다.
형용사죠. 원래는 동사들이었으나 뒤에 '-ed'라는 과거분사형 어미가 붙으면서
형용사로 전성되었습니다. 분사는 현재 분사건, 과거 분사건 형용사인 건 아시지요?
그건 아셔야 합니다.
잘 모르시겠다면 집에 있는 문법책을 열어 보시든가
토종댁의 이전 컬럼을 다시 읽어 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이런 감정 분사들은
동사에서 형용사로 '전성된' 전성 형용사인 셈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죠...
원래는 동사였습니다.
증거를 원하시나요?
그 증거는 결론 부분에서 보여드리지요.
그럼, 밑에다 죽 쓴 우리말의 품사는 무언가요?
......
잘 모르시겠죠?
동사인가, 형용사인가...헛갈리시죠?
놀라다...가 동사야, 형용사야?
기쁘다...가 동사야, 형용사야?
이걸 정확히 구분하실 수 있는 분, 손들어 보세요.
........
아마, 없으실 겁니다.
뭐, 국어사전을 뒤져봐도 어떤 사전에서는 동사라 하고 어떤 사전에서는 형용사라하고...
이거야 원...사전도 헛갈려할 때가 있군요.
그 정도로 사실은 우리말로도 '감정'을 나타내는 말은 품사가 좀 애매합니다.
정답을 말씀드리자면...
저마다 다릅니다.
놀라다....는 자동사입니다.
기쁘다....는 형용사입니다.
당황하다..는 형용사입니다.
뭐, 각각 모두 사전에서 한 번 찾아보시지요.
그런데 우리말의 어떤 건 동사, 어떤 건 형용사지만 결국 이것들 모두
'동작'은 개입되지 않습니다.
물론, '놀라다'에서 눈을 크게 든다거나 소리를 지른다거나...
동작은 개입됩니다만...'놀라다'라는 단어 자체에 움직임이 개입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가다', '놀다'는 단어 자체에 움직임이 개입되죠.
차이를 아시겠지요?
모르시겠다고요?
사전에 보시면 '가다'도 자동사로,
'놀라다'도 자동사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동사, 형용사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청유형 어미'를 붙여보는 겁니다.
청유형 어미...즉, '~하자' 말입니다.
가다...에 청유형 어미를 붙여볼까요?
가자
그럼, '놀라다'에 청유형 어미를 붙여볼까요?
놀라자
이제껏 30년, 40년 살아오시면서 '놀라자'라는 말을 써보신 적 있으신지요?
이 말은 곧...'놀라다'는 움직임이 개입되지 않는(움직임이 개입되면
'~하자'라는 말이 성립되어야 하니까요) 이상한 동사라는 말이죠.
이상한 동사...즉, 형용사의 성격이 다분한 무늬만 동사라는 말이지요.
이제는 아시겠습니까?
이건 뭐...차라리 영어가 더 쉽습니다. 이해하기가...
영어는 간단하고 간편하고 깔끔하게 죄다 형용사 아닙니까?
우리말은 어떤 건 동사고, 어떤 건 형용사고...원어민인 우리도 헛갈려하고,
심지어는 사전도 헛갈려하는데...흐유...
우리말 배우려는 외국인은 참 고생할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더 쉬운 영어를 더 어려워하니 말입니다.
이야기가 자꾸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결론을 한 마디로 딱 내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으면 결코 '득도'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헛갈리고 이해가 안 되고 적용, 응용이 안 된 거니까요.
다음 회에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이걸 고민해 봐 주십시요.
제게 물으신 질문을 이제 다시 되묻겠습니다.
"영어에서는 왜 '감정'을 수동태로 표현하나요?"
이 질문을 이렇게 바꿔 드리지요.
"영어에서는 왜 '감정'을 'be 동사'가 들어가는 수동태로 표현하나요?"
그럼, 절반은 답을 얻어내실 수 있을 겁니다.
'득도'하신 분들은 댓글을 달아주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