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와 삶속에서의 생활놀이 자체가 미술놀이의 한 부분이겠지만,
굳이 가간으로 따져 본다면 아이와 미술 놀이를 시작 한 것이
큰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올 해로 만 10년이 자나 11년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 동안 틈틈이 아이디어를 정리해둔 노트와 파일들이 10여권이 넘었고,
첫째를 다 키우고 뒤늦게 본 둘째 덕으로
흘려버리기 아까운 자료들을 다시 펼쳐보고 정리하게 되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술이랑 엄마랑>이라는 블로그 카테고리가 생겨나게 되었지요.
사교육이 흔치 않은 이곳 미국땅에 살면서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입장을 생각하며
2010년도 부터 MissyUSA.com <미술이랑 엄마랑>의 미술놀이 칼럼을 진행하게 되었고,
다행히 시간이 자나 자료가 쌓이면서 좋게 보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져
미 북서부와 동북부에서 발행되는 월간 매거진에 칼럼을 연재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그렇게 어찌하다보니 직함이 아동미술 칼럼니스트가 되고
한 가지 바램이기도 했던 책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도 하였지요.
이 모두가 제 아이들과 놀아주다보니 저절로 생겨난 일들이라
그저 아이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시 뿐만 아니라 카운티에서의 미술대회상도 휩쓸어 오는 큰 아이가...
이제는 사춘기가 되어
미술놀이 진행을 <가끔...엄마를 도와드려야 하는 집에서의 할 일> 쯤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는
약간의 서운함을 숨길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요.
여러 분야에 우수한 성적을 내면서 자신감에 차있는 자신을 되돌아 보거나,
후에 전공 분야를 선택하거나,
또는 20년 후 녀석이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게 될 쯤이면...
어렸을적 엄마와의 생활 미술놀이가 얼마나 자신을 성장케하는 원동력이 되었는가를!
사실... 전공이 미술분야라는 것 외에는
아동심리나 유아교육을 공부한 것이 아닌지라
그저 엄마가 되고서야...
내 아이를 키우면서 필요한 부분들을 생각해 내고 응용하게 되었기 때문에
제가 쓰는 아이들과의 미술놀이에는 생활이 담겨있습니다.
흔히 구할 수 있는 값싼 재료들과,
집 안의 여분의 식재료,
버려지는 재활용품등이 주 재료가 되었고,
계절의 순서대로,
매월의 행사가 있는대로,
혹은 책을 읽게 될 때에 생기는 조그만 아이디어가 그 날의 미술놀이의 주제가 되었고,
아이들이 원하는 때가 시간표가 되었지요.
이것이 바로 엄마와의 미술놀이의 큰 장점이 되는 것입니다.
<생활과 밀착된 미술놀이>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필수적인가는
현대 의학에 전문적인 <미술 치료>나 <놀이 치료>분야가 생겨날 만큼
치료의 목적으로도 미술놀이가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미술은 마음의 표현이므로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속 이야기들을 표출할 수 있는 한 통로가 되기도 하고,
감정을 발산하고 해소하게 됨으로써,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욱 건강한 자아를 가지게 합니다.
언어는 자신이 알고있는, 스스로의 정확한 의식적인 표현이라고 한다면
미술은 문자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사용되었던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적인 나의 표현이기 때문에,
언어가 서투른 유아와 아동들에 있어서 미술 놀이가 더욱 필수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규진이는 세살이던 작년 겨울...
프린터 용지를 방으로 가져가더니 연필로 콕콕 찍어 완성한 그림을 한 장 보여 주더군요.
무엇을 그린것 같으냐는 질문에 엄마가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자...
(사실...이 파괴적인 방식으로 그림을 진행하고 있는 녀석을 보았을때...
혹시...녀석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이 생겼는지
걱정부터 하였습지요...ㅎㅎㅎ)
"<새>를 그린거잖아~ 그거 되~게 시끄러웠는데~ 엄마 정말로 몰랐어~?"
가을 하늘에 날아가는 철새떼가
녀석에게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나머지,
새떼들의 소리까지 그림으로 담아,
가을 하늘을 뒤덮은 철새떼의 장관을 표현해낸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미술놀이는 주변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아이로 자라나게 하고
색다른 시각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지닌 아이로 성장시킵니다.
미술놀이의 재료에는 제한이 없어,
버려지는 과일박스나 병뚜껑, 스티로폼 트레이, 나뭇잎, 알미늄캔 등...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게 되고 버려지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미술활동의 재료가 되므로
아이들은 항상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고,
작은 것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듯 무심코 버려지는 재료들을 이용해
멋진 창작품을 만들어 낸 경험을한 아이는
길거리의 돌멩이와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아도 무엇으로 응용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이는 언제라도 일상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아이디어가 풍부한 아이로 성장하게 되는 것 입니다..
이렇게 변화와 다양성을 경험한 아이들은
하루 하루 스스로의 창의력을 키워 나아갈 수 있지요.
엄마와 함께하는 미술놀이는 아이와의 <친밀감>을 높여주기 때문에
더욱 안정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고
이렇게 즐겁게 행해지는 미술놀이는
아이의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얼마전 방송에서 훈육을 했을때 연령에 따른 뇌파 반응의 결과를 본 일이 있었습니다.
유아들을 훈육하기에는 칭찬이 가장 효과적이었고,
성인의 경우에는 훈계에 가장 높은 반응을 보였지만,
사춘기의 연령에서는 칭찬도 훈계도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방법으로도 훈육되지 않는 사춘기의 아이들에게도
유일한 훈육의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친밀감>이 그 해결법이라는 것이지요.
밀착된 엄마와의 미술놀이를 하다보면
아이와 마음의 대화를 나눌수 있어 좋고,
또 대화는 아이와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므로
앞으로 아이의 성장을 위해 얼마나 필수적인 활동인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술놀이는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치게 하므로
스스로 사고하게 합니다.
때로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크고 작은 문제들과 부딪히게 되고,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들이 요구되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스스로이든지 또는 도움을 통해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내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들이 쌓이면서 대안을 찾지 못했을 때에 오는 좌절감과 두려움들을 스스로 극복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책임감 있는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마음껏 자르고, 찢고, 붙이고, 주무르고, 칠하게 해주세요.
이러한 과정속에서 아이들은 욕구를 발산하며 정서적으로 건강해 지는것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조형기법을 통해 거부감이나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창작 능력을 키울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술놀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다른 인지활동과도 연계되지요.
독후 활동을 통한 미술놀이는 아이들이 주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더욱 쉽고 흥미롭게 진행 할 수 있어 좋고,
자르기나 종이 접기를 통하여 도형을 익히기도 하고,
찍기 놀이를 통하여 색의 이름과 그 혼합을 알 수 있고,
반죽놀이로 숫자놀이를 할 수 있고,
매 월의 행사를 주제로한 미술놀이를 통하여 유래와 상식을 배울 수 있으며,
계절에 맞추어 진행되는 미술놀이나 자연에서 얻어지는 활동들을 통하여,
자연과학분야에도 이해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던이니, 젠스타일이니...하는 엄마의 인테리어 취향일랑은 잠시 접어두시고...
아이가 완성한 미술 작품을 집안 곳곳에 전시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족들 모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걸어두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은 실제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나 집안에 걸려있는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아이는 자부심을 느끼게 됨과 동시에
아이의 노력과 수고가 헛되지 않게 될 것이며
과정속에서 얻게 된 결실의 기쁨을 항상 느낄 수 있어
모든 활동에 노력과 최선을 다 하는 아이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것은 어떠한 칭찬이나 격려보다 더 값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가족의 <칭찬>이라는 영양분과 인정과 격려를 받으며 자라난 아이들은
더욱 인성 깊은 아이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깊이 아이를 이해하며
아이의 속도에 발맞추어 진행하는
엄마와의 밀착된 미술놀이는
하루 하루 내 아이를 더욱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