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7일 

오늘 오후 2시 40분 랄라의 첫 유치가 빠졌다. 

작년부터 친구들은 하나둘씩 이가 빠지기 시작하는데, 자기한테는 아무 소식이 없다고 올해 들어서는 부쩍 이가 하루라도 빨리 흔들리기를 기다려 오던 랄라. 본격적으로 랄라의 아랫이 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6월 10일부터였는데, 예상한 데로 새집에 이사 와서 첫 이가 빠진 것이다. 

너무 재미있는 건, 스톰이 오늘 큰 맘먹고 뒤뜰의 나무 몇 그루를 베고 정리하느냐 정신없던 순간, 랄라가 거울 보며 혼자 이를 가지고 놀다가 쏙! 하고 빠진 것이다. 여하튼 결과적으로 보면 아빠는 오늘 낮에 열심히 나무를 했고, 딸은 같은 시간에 이를 뺐다. 

랄라의 작은 손에 올려진 유치 하나. 

저 작은 치아로 내가 만들어 주던 이유식을 씹어 먹기도 하고, 사과를 갉아먹기도 하고, 내 새끼손가락을 꼭 물어보기도 하고, 6년 전 이맘때쯤 토론토에서 고개를 쏙 내밀고 나왔던 랄라의 하얀 이가 얼마나 신기하고 사랑스러웠는지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소중했던 랄라의 첫 이가 오늘 랄라와 영원히 이별하는 날인 것이다. 랄라는 지금 편안한 모습으로 새근새근 잘 자고 있다. 오늘 밤 다녀가실 Tooth Fairy에 대한 기대감을 가득 안고.

사랑하는 우리 랄라의 첫 이 빠진 날. 

고슴도치 엄마의 감동의 하루도 이렇게 저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