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7일

약 10여년 만에 강의 계획서를 작성중에 있다. 대학교때 신입생들 오리엔테이션/정치과학부 Mentor 수업을 맡은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내용이 턱없이 부족했음은  물론이고, 교수님의 신뢰와 나의 불타는 열정만으로 가슴은 앞서고 사고는 뒷북을 치는 형식의 강의 였던것 같다.

그 후, 직장생활도 해보고, 결혼도 해보고, 아이도 키워보고, 공부도 욕심내보고, 심리치료도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날수 있었다. 그리고 그분들의 이야기에 매료되기도 하고, 분개하기도 하고, 함께 고민하는 귀중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조금은 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수 있는 오늘날의 내가 만들어 지지 않았나 싶다. 지금 나의 목표는 이 뛰는 가슴을 다스려 아직도 미흡한 나의 사고와 함께 조화를 이룰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번 강의가 나에게 뜻깊은 이유는 그렇게도 꿈꿔왔던 한국교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타향살이의 설움에는 연령제한이 없다. 지금은 젊은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되지만, 언젠가는 모국의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이민이라는 선택을 하실수 밖에 없었던 이민 1세 어르신들의 타는 속을 내가 어루만져 드리고 싶다. 그래서 아이와, 부모,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상호 존중해주는 가정을 만들어 갈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것이 곧 나를 낳으시고 키워주신 분들의 큰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난생 처음 한글로 강의 계획서를 작성하느냐 괴로워하던 나를 위해, 멀리 한국에서 새내기 강의 계획서를 교정해준 친구야, 진심으로 고마워.

곧 빨간내복 준비하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