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30일

11월의 마지막 날.

얼마전 New Orleans 여행길에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엄마가 컵라면을 준비하시면서 환하게 웃고 계신 사진을 발견했다.

아직도 손녀보다는 내 새끼가 우선이라는 우리엄마.
아직도 내 발가락에 뽀뽀해주는 우리엄마.
아직도 내 볼살 오르는거가 인생의 낙인 우리엄마.
아직도 나랑 장보러가면 살짝 흥분하시는 우리엄마.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 미모인 우리엄마.

딸네집 김치 담가주시느냐 소녀같은 손이 굵은소금에 다 긁혀도
끝까지 장갑은 안 끼시겠다고 고집피우는 우리엄마.

딸이 좋아하는 곡만 선곡해서 색소폰 연주해주시고,
딸이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서 요리해주시고,
딸이 좋아하는 머리핀만 한 바구니 사다주시고,
딸이 좋아하는 책은 하룻밤에 완독하시고,

내가 아무 두려움없이 세상과 맞짱뜰수 있도록 만들어준 1등공신,
세계최고 나의 "백"인 우리엄마.

이젠 가을을 떠나보내야 한다.

지금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순간에 감사하자.
훗 날, 엄마를 떠나보내며 미쳐버릴만큼 울땐 울더라도,
엄마와 건강히 함께 할수 있을때 더 많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안아드리고, 더 많이 살을 부비자.

사진속의 엄마의 편안한 미소.
이대로 영원히...

엄마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