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0일 

이곳은 목요일 밤부터 내린 폭설 때문에 금요일에는 휴교령이 내렸다. 덕분에 랄라는 목요일 정오부터 일요일까지 약 4일간의 아늑한 연휴를 맞이할 수 있었다. 스톰은 아쉽게도 눈이 오기 전날 CES 참가 때문에 집을 떠난 뒤라, 전화로 눈 소식을 들으며 함께하지 못해 서운하다고 했다. 앞마당 뒷마당을 뛰어다니며 신이 난 랄라는 뜻밖의 눈 소식으로 잔뜩 들떠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흘을 지냈는데도, 추운 날씨 덕에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 오늘 스톰이 집에 오면 올해 첫눈을 밟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또한 다행이다. 

하얗게 내린 눈을 보면서 다시금 따뜻하게 내 몸을 녹일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눈이 주는 놀라운 정화력 덕분에 새해를 맞이하며 조용히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건 랄라와 오랜만에 단둘이서 장도 보러 가고, 외식도 하고, 도자기 공방에 놀러가서 작품도 만들고,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이면 랄라가 좋아하는 영화도 보고 하면서 우리 랄라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어제 아침 랄라가 좋아하는 슈퍼로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차에서는 Joe Handerson의 'Blue Bossa'가 흘러나오고, 도로 양옆에는 아직 흰 눈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뒷좌석의 랄라는 음악을 들으며 창밖의 풍경을 편안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랄라: 엄마! 랄라 원래 재즈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근데 랄라는 이 노래 정말 좋아하는데... 엄마, 그거 알았어요? 

엄마: 그렇구나. 엄마가 좋아하는 이 곡을 랄라도 좋아한다니까 기분이 더 좋은데?

랄라: 엄마 랄라가 이 노래 왜 좋아하는지 알아요? 

엄마: 글쎄, 왜 일까? Relaxing 하니까 랄라가 좋아하는 걸까? 

랄라: 엄마, 랄라는 이 노래 들으면 해가 드는 곳에서 비눗방울 놀이하고 싶어 져요. 

엄마: 정말 이쁘다. 그래 맞아. 햇살이 비추는 창에 기대앉아 창문을 활짝 열고 랄라는 비눗방울 놀이하고, 엄마는 책 읽고 있으면 딱 좋겠다. 그지? 

랄라: 엄마. 우리 그렇게 한적 있어요. 우리 캘리포니아 살 때, 랄라 꽃무늬 커튼이 있던 창문 열고, 랄라가 물방울 놀이하고 있었고요. 엄마는 랄라 방 침대에서 책 읽고 있었잖아요. 아빠는 부엌에서 호떡 만들고, 우리 야옹이 미래는 엄마 옆에서 낮잠 자고 있었잖아요. 그때 기억나요? 엄마, 이 노래 들으면 그때 생각이 나요. 랄라 캘리포니아 가고 싶다. 미래도 보고 싶고. 엄마 우리 야옹이 또 데려오면 안 돼요? 

엄마: 랄라야. 우리 랄라 기억력이 정말 최고인데! 엄마도 이제 기억나. 그때 아마 주말이었던 거 같아. 엄마가 아직 아픈 게 다 낫지 않았을 때지? 그래 그날 햇살이 참 이뻤어. 그래서 랄라 방이 아주 cozy 했었지. 랄라가 캘리포니아 많이 그리워하는 거 엄마도 알아. 근데 때로는 가족이기 때문에 함께 어느 곳으로 이사를 가서 새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경우가 생겨. 랄라는 캘리포니아가 좋다고 계속 그곳에서 엄마랑 살고, 아빠 혼자 이곳에서 일하시라고 한다면 진정한 가족일 수 있을까? 랄라 그렇게 해서까지 캘리포니아에 살고 싶어? 

랄라: 아니요. 랄라도 알아요. 랄라는 엄마 아빠랑 같이 있을 거예요. 그래도 친구들이랑 미래랑 옛날 우리 집이랑 생각이 나요. 

엄마: 그럼.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야. 랄라에게 캘리포니아는 아주 소중한 기억을 선물해준 곳이거든. 랄라가 그곳에서 태어났고, 랄라가 학교를 들어갔고, 랄라가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랄라가 미래를 많이 사랑해줬고, 랄라가 아가에서 어린이로 성장한 곳이니까. 앞으로도 캘리포니아를 많이 그리워하고, 생각하고, 좋아하자. 엄마에게 한국도 그런 곳이거든. 그래서 엄마 랄라 마음 이해할 수 있어. 그리고 랄라야, 시간이 되면 아빠랑 같이 여행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우리 살던 집도 찾아가 보고 하자. 하지만 랄라야. 그렇다고 이곳이 좋아질 수 있는 기회조차 아예 없애버리는 건 공평하지 않겠지? 랄라 이해할 수 있지? 

랄라: 네. 

아이의 성장은 눈부시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침. 랄라와 재즈의 추억 그리고 그리움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축복이며 행복이다. 랄라에게 늘 말하는 것처럼, 나는 엄마라는 그 자체의 의미보다 우리 랄라의 엄마라는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

2010년 1월 10일 

이곳은 목요일 밤부터 내린 폭설 때문에 금요일에는 휴교령이 내렸다. 덕분에 랄라는 목요일 정오부터 일요일까지 약 4일간의 아늑한 연휴를 맞이할 수 있었다. 스톰은 아쉽게도 눈이 오기 전날 CES 참가 때문에 집을 떠난 뒤라, 전화로 눈 소식을 들으며 함께하지 못해 서운하다고 했다. 앞마당 뒷마당을 뛰어다니며 신이 난 랄라는 뜻밖의 눈 소식으로 잔뜩 들떠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흘을 지냈는데도, 추운 날씨 덕에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 오늘 스톰이 집에 오면 올해 첫눈을 밟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또한 다행이다. 

하얗게 내린 눈을 보면서 다시금 따뜻하게 내 몸을 녹일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눈이 주는 놀라운 정화력 덕분에 새해를 맞이하며 조용히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건 랄라와 오랜만에 단둘이서 장도 보러 가고, 외식도 하고, 동네에 있는 도자기 공방에 놀러 작품도 만들고,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이면 랄라가 좋아하는 영화도 보고 하면서 우리 랄라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어제 아침 랄라가 좋아하는 슈퍼로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차에서는 Joe Handerson의 'Blue Bossa'가 흘러나오고, 도로 양옆에는 아직 흰 눈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뒷좌석의 랄라는 음악을 들으며 창밖의 풍경을 편안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랄라: 엄마! 랄라 원래 재즈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근데 랄라는 이 노래 정말 좋아하는데... 엄마, 그거 알았어요? 

엄마: 그렇구나. 엄마가 좋아하는 이 곡을 랄라도 좋아한다니까 기분이 더 좋은데?

랄라: 엄마 랄라가 이 노래 왜 좋아하는지 알아요? 

엄마: 글쎄, 왜 일까? Relaxing 하니까 랄라가 좋아하는 걸까? 

랄라: 엄마, 랄라는 이 노래 들으면 해가 드는 곳에서 비눗방울 놀이하고 싶어 져요. 

엄마: 정말 이쁘다. 그래 맞아. 햇살이 비추는 창에 기대앉아 창문을 활짝 열고 랄라는 비눗방울 놀이하고, 엄마는 책 읽고 있으면 딱 좋겠다. 그지? 

랄라: 엄마. 우리 그렇게 한적 있어요. 우리 캘리포니아 살 때, 랄라 꽃무늬 커튼이 있던 창문 열고, 랄라가 물방울 놀이하고 있었고요. 엄마는 랄라 방 침대에서 책 읽고 있었잖아요. 아빠는 부엌에서 호떡 만들고, 우리 야옹이 미래는 엄마 옆에서 낮잠 자고 있었잖아요. 그때 기억나요? 엄마, 이 노래 들으면 그때 생각이 나요. 랄라 캘리포니아 가고 싶다. 미래도 보고 싶고. 엄마 우리 야옹이 또 데려오면 안 돼요? 

엄마: 랄라야. 우리 랄라 기억력이 정말 최고인데! 엄마도 이제 기억나. 그때 아마 주말이었던 거 같아. 엄마가 아직 아픈 게 다 낫지 않았을 때지? 그래 그날 햇살이 참 이뻤어. 그래서 랄라 방이 아주 cozy 했었지. 랄라가 캘리포니아 많이 그리워하는 거 엄마도 알아. 근데 때로는 가족이기 때문에 함께 어느 곳으로 이사를 가서 새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경우가 생겨. 랄라는 캘리포니아가 좋다고 계속 그곳에서 엄마랑 살고, 아빠 혼자 이곳에서 일하시라고 한다면 진정한 가족일 수 있을까? 랄라 그렇게 해서까지 캘리포니아에 살고 싶어? 

랄라: 아니요. 랄라도 알아요. 랄라는 엄마 아빠랑 같이 있을 거예요. 그래도 친구들이랑 미래랑 옛날 우리 집이랑 생각이 나요. 

엄마: 그럼.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야. 랄라에게 캘리포니아는 아주 소중한 기억을 선물해준 곳이거든. 랄라가 그곳에서 태어났고, 랄라가 학교를 들어갔고, 랄라가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랄라가 미래를 많이 사랑해줬고, 랄라가 아가에서 어린이로 성장한 곳이니까. 앞으로도 캘리포니아를 많이 그리워하고, 생각하고, 좋아하자. 엄마에게 한국도 그런 곳이거든. 그래서 엄마 랄라 마음 이해할 수 있어. 그리고 랄라야, 시간이 되면 아빠랑 같이 여행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우리 살던 집도 찾아가 보고 하자. 하지만 랄라야. 그렇다고 이곳이 좋아질 수 있는 기회조차 아예 없애버리는 건 공평하지 않겠지? 랄라 이해할 수 있지? 

랄라: 네. 

아이의 성장은 눈부시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침. 랄라와 재즈의 추억 그리고 그리움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축복이며 행복이다. 랄라에게 늘 말하는 것처럼, 나는 엄마라는 그 자체의 의미보다 우리 랄라의 엄마라는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

2010년 1월 10일 

이곳은 목요일 밤부터 내린 폭설 때문에 금요일에는 휴교령이 내렸다. 덕분에 랄라는 목요일 정오부터 일요일까지 약 4일간의 아늑한 연휴를 맞이할 수 있었다. 스톰은 아쉽게도 눈이 오기 전날 CES 참가 때문에 집을 떠난 뒤라, 전화로 눈 소식을 들으며 함께하지 못해 서운하다고 했다. 앞마당 뒷마당을 뛰어다니며 신이 난 랄라는 뜻밖의 눈 소식으로 잔뜩 들떠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흘을 지냈는데도, 추운 날씨 덕에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 오늘 스톰이 집에 오면 올해 첫눈을 밟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또한 다행이다. 

하얗게 내린 눈을 보면서 다시금 따뜻하게 내 몸을 녹일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눈이 주는 놀라운 정화력 덕분에 새해를 맞이하며 조용히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건 랄라와 오랜만에 단둘이서 장도 보러 가고, 외식도 하고, 동네에 있는 도자기 공방에 놀러 작품도 만들고,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이면 랄라가 좋아하는 영화도 보고 하면서 우리 랄라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어제 아침 랄라가 좋아하는 슈퍼로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차에서는 Joe Handerson의 'Blue Bossa'가 흘러나오고, 도로 양옆에는 아직 흰 눈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뒷좌석의 랄라는 음악을 들으며 창밖의 풍경을 편안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랄라: 엄마! 랄라 원래 재즈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근데 랄라는 이 노래 정말 좋아하는데... 엄마, 그거 알았어요? 

엄마: 그렇구나. 엄마가 좋아하는 이 곡을 랄라도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더 좋은데?

랄라: 엄마 랄라가 이 노래 왜 좋아하는지 알아요? 

엄마: 글쎄, 왜 일까? Relaxing 하니까 랄라가 좋아하는 걸까? 

랄라: 엄마, 랄라는 이 노래 들으면 해가 드는 곳에서 비눗방울 놀이하고 싶어 져요. 

엄마: 정말 이쁘다. 그래 맞아. 햇살이 비추는 창에 기대앉아 창문을 활짝 열고 랄라는 비눗방울 놀이하고, 엄마는 책 읽고 있으면 딱 좋겠다. 그지? 

랄라: 엄마. 우리 그렇게 한적 있어요. 우리 캘리포니아 살 때, 랄라 꽃무늬 커튼이 있던 창문 열고, 랄라가 물방울 놀이하고 있었고요. 엄마는 랄라 방 침대에서 책 읽고 있었잖아요. 아빠는 부엌에서 호떡 만들고, 우리 야옹이 미래는 엄마 옆에서 낮잠 자고 있었잖아요. 그때 기억나요? 엄마, 이 노래 들으면 그때 생각이 나요. 랄라 캘리포니아 가고 싶다. 미래도 보고 싶고. 엄마 우리 야옹이 또 데려오면 안 돼요? 

엄마: 랄라야. 우리 랄라 기억력이 정말 최고인데! 엄마도 이제 기억나. 그때 아마 주말이었던 거 같아. 엄마가 아직 아픈 게 다 낫지 않았을 때지? 그래 그날 햇살이 참 이뻤어. 그래서 랄라 방이 아주 cozy 했었지. 랄라가 캘리포니아 많이 그리워하는 거 엄마도 알아. 근데 때로는 가족이기 때문에 함께 어느 곳으로 이사를 가서 새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경우가 생겨. 랄라는 캘리포니아가 좋다고 계속 그곳에서 엄마랑 살고, 아빠 혼자 이곳에서 일하시라고 한다면 진정한 가족일 수 있을까? 랄라 그렇게 해서까지 캘리포니아에 살고 싶어? 

랄라: 아니요. 랄라도 알아요. 랄라는 엄마 아빠랑 같이 있을 거예요. 그래도 친구들이랑 미래랑 옛날 우리 집이랑 생각이 나요. 

엄마: 그럼.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야. 랄라에게 캘리포니아는 아주 소중한 기억을 선물해준 곳이거든. 랄라가 그곳에서 태어났고, 랄라가 학교를 들어갔고, 랄라가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랄라가 미래를 많이 사랑해줬고, 랄라가 아가에서 어린이로 성장한 곳이니까. 앞으로도 캘리포니아를 많이 그리워하고, 생각하고, 좋아하자. 엄마에게 한국도 그런 곳이거든. 그래서 엄마 랄라 마음 이해할 수 있어. 그리고 랄라야, 시간이 되면 아빠랑 같이 여행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우리 살던 집도 찾아가 보고 하자. 하지만 랄라야. 그렇다고 이곳이 좋아질 수 있는 기회조차 아예 없애버리는 건 공평하지 않겠지? 랄라 이해할 수 있지? 

랄라: 네. 

아이의 성장은 눈부시다.

이렇게 아름다운 아침. 랄라와 재즈의 추억 그리고 그리움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커다란 축복이며 행복이다. 랄라에게 늘 말하는 것처럼, 나는 엄마라는 그 자체의 의미보다 우리 랄라의 엄마라는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