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8일
이제 곧 설날과 밸런타인데이가 나란히 찾아와 일요일을 장식하게 되었다. 랄라가 서점에 가서 엄마 아빠 한데 줄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장만하겠다기에, 스톰과 함께 어제 집 청소를 말끔히 마치고 근처 서점으로 가족 나들이를 떠났더랬다. 랄라의 지갑 속에 담겨있는 돈은 $36. 일주일에 1불씩 받아오던 용돈과 지난번 할머니께서 주신 용돈 중에 얼마 남은 금액이 포함된 랄라의 총재산이다.
랄라에게 스스로 돈을 저축하는 자율성과 누군가를 위해 작은 선물이지만 베푸는 기쁨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용돈 시스템을 도입한 지 어느덧 6개월이 넘었다. 랄라는 그동안 그 돈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도 구입하고, 보고 싶은 DVD 도 빌려보고, 엄마가 좋아하는 사탕도 사주고, 돈 쓸 때도 얼마나 명쾌하고 화끈하게 지갑을 여는지, 볼 때마다 정말 피는 못 속인다는 생각이 가~~ 득!
랄라가 이번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서점에서 마련하기로 한 이유는 엄마가 좋아하는 추리소설 한 권과 (요즘 랄라와 추리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다 보니, 랄라가 엄마가 추리소설을 무지 좋아한다고 나름 추리한 듯! ㅋㅋㅋ) 아빠가 진행 중에 있는 우리 집 정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에 필요한 정원 가꾸기 관련 책을 선물하겠다는 포부 때문이었다. 서점 안에서도 어찌나 꼼꼼히 하나씩 둘러보던지, 꽤 오래 머물렀지 싶다.
여기서 잊히지 않을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스톰과 나란히 앉아서 열심히 정원 서적을 공부하고 있는데, 랄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어디 있나 하고 궁금해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랄라가 저 구석에 혼자 철퍼덕 주저앉아 지갑의 모든 돈을 서점 바닥에 하나씩 펼쳐놓고 아주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듯싶었다. 그러더니 잠시 뒤에 내 곁으로 와서 너무나 슬픈 눈빛으로 나를 한 번 쳐다봤다가, 들고 있는 책을 한 번 쳐다봤다가 하며 하는 말이, "엄마. 미안해요. 돈이 충분히 없어서 엄마 주려고 책을 골랐는데 살 수가 없게 됐어요. 엄마 랄라는 599불이 없거든요."
랄라의 손에 들린 책은 셜록 홈스 시리즈 중 한 권이었는데, 뒷면에 5.99라고 적힌 금액을 랄라가 5불 99센트가 아닌 $599불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랄라야. 이리 와 봐. 여기 5.99라고 적혀있는 건, 5불하고 99센트, 그러니까 랄라가 이 책을 사면서 6불을 점원분에게 드리면 그분이 너에게 1센트를 거슬러 줄 거라는 뜻이야. 그러니까 599불이 없어도 6불이 있으면 이 책을 살 수 있어."
"아~하~! 엄마 알았어요. 근데 엄마가 이미 내가 고른 책을 봤으니까 서프라이즈가 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난 또 다른 책을 고르러 가봐야겠어요. 선물은 비밀이니까요."
물방울무늬 겨울 코트를 입고 총총걸음으로 새로운 책을 찾아 떠나는 랄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까 내 곁에 있을 때 한 번 꼭 껴안아 주지 못한 게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 랄라가 스톰과 나의 소망대로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잘 자라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랄라의 순수하고 참된 마음은 나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2010년 2월 8일
이제 곧 설날과 밸런타인데이가 나란히 찾아와 일요일을 장식하게 되었다. 랄라가 서점에 가서 엄마 아빠 한데 줄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장만하겠다기에, 스톰과 함께 어제 집 청소를 말끔히 마치고 근처 서점으로 가족 나들이를 떠났더랬다. 랄라의 지갑 속에 담겨있는 돈의 총액수는 $36. 일주일에 1불씩 받아오던 용돈과 지난번 할머니께서 주신 용돈 중에 얼마 남은 금액이 포함된 랄라의 총재산이다.
랄라에게 스스로 돈을 저축하는 자율성과 누군가를 위해 작은 선물이지만 베푸는 기쁨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용돈 시스템을 도입한 지 어느덧 6개월이 넘었다. 랄라는 그동안 그 돈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도 구입하고, 보고 싶은 DVD 도 빌려보고, 엄마가 좋아하는 사탕도 사주고, 돈 쓸 때도 얼마나 명쾌하고 화끈하게 지갑을 여는지, 볼 때마다 정말 피는 못 속인다는 생각이 가~~ 득!
이번 선물을 서점에서 마련하기로 한 이유는 엄마가 좋아하는 추리소설 한 권과 (요즘 랄라와 추리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다 보니, 랄라가 엄마가 추리소설을 무지 좋아한다고 나름 추리한 듯! ㅋㅋㅋ) 아빠가 진행 중에 있는 우리 집 정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에 필요한 정원 가꾸기 관련 책을 선물하겠다는 포부 때문이었다. 서점 안에서도 어찌나 꼼꼼히 하나씩 둘러보던지, 정말 90분 정도 머물렀지 싶다.
여기서 잊히지 않을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스톰과 나란히 앉아서 열심히 정원 서적을 공부하고 있는데, 랄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어디 있나 하고 궁금해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저 구석에 혼자 철퍼덕 주저앉아 지갑의 모든 돈들을 서점 바닥에 하나씩 펼쳐놓고 아주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듯싶었다. 그러더니 잠시 뒤에 내 곁으로 와서 너무나 슬픈 눈빛으로 나를 한 번 쳐다봤다 들고 있는 책을 한 번 쳐다봤다 하며 하는 말이, "엄마. 미안해요. 돈이 충분히 없어서 엄마 주려고 책을 골랐는데 살 수가 없게 됐어요. 엄마 랄라는 599불이 없거든요."
랄라의 손에 들린 책은 셜록 홈스 시리즈 중 한 권이었는데, 뒷면에 5.99라고 적힌 금액을 랄라가 5불 99센트가 아닌 $599불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랄라야. 이리 와 봐. 여기 5.99라고 적혀있는 건, 5 불하고 99센트, 그러니까 랄라가 이 책을 사면서 6불을 점원분에게 드리면 그분이 너에게 1센트를 거슬러 줄 거라는 뜻이야. 그러니까 599불이 없어도 6불이 있으면 이 책을 살 수 있어."
"아~하~! 엄마 알았어요. 근데 엄마가 이미 내가 고른 책을 봤으니까 서프라이즈가 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난 또 다른 책을 고르러 가봐야겠어요. 선물은 비밀이니까요."
물방울무늬 겨울 코트를 입고 총총걸음으로 새로운 책을 찾아 떠나는 랄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까 내 곁에 있을 때 한 번 꼭 껴안아 주지 못한 게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 랄라가 스톰과 나의 소망대로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잘 자라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랄라의 순수하고 참된 마음은 나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2010년 2월 8일
이제 곧 설날과 밸런타인데이가 나란히 찾아와 일요일을 장식하게 되었다. 랄라가 서점에 가서 엄마 아빠 한데 줄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장만하겠다기에, 스톰과 함께 어제 집 청소를 말끔히 마치고 근처 서점으로 가족 나들이를 떠났더랬다. 랄라의 지갑 속에 담겨있는 돈의 총액수는 $36. 일주일에 1불씩 받아오던 용돈과 지난번 할머니께서 주신 용돈 중에 얼마 남은 금액이 포함된 랄라의 총재산이다.
랄라에게 스스로 돈을 저축하는 자율성과 누군가를 위해 작은 선물이지만 베푸는 기쁨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용돈 시스템을 도입한 지 어느덧 6개월이 넘었다. 랄라는 그동안 그 돈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포함한 가족들의 크리스마스 선물도 구입하고, 보고 싶은 DVD 도 빌려보고, 엄마가 좋아하는 사탕도 사주고, 돈 쓸 때도 얼마나 명쾌하고 화끈하게 지갑을 여는지, 볼 때마다 정말 피는 못 속인다는 생각이 가~~ 득!
이번 선물을 서점에서 마련하기로 한 이유는 엄마가 좋아하는 추리소설 한 권과 (요즘 랄라와 추리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다 보니, 랄라가 엄마가 추리소설을 무지 좋아한다고 나름 추리한 듯! ㅋㅋㅋ) 아빠가 진행 중에 있는 우리 집 정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에 필요한 정원 가꾸기 관련 책을 선물하겠다는 포부 때문이었다. 서점 안에서도 어찌나 꼼꼼히 하나씩 둘러보던지, 정말 90분 정도 머물렀지 싶다.
여기서 잊히지 않을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스톰과 나란히 앉아서 열심히 정원 서적을 공부하고 있는데, 랄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어디 있나 하고 궁금해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저 구석에 혼자 철퍼덕 주저앉아 지갑의 모든 돈들을 서점 바닥에 하나씩 펼쳐놓고 아주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듯싶었다. 그러더니 잠시 뒤에 내 곁으로 와서 너무나 슬픈 눈빛으로 나를 한 번 쳐다봤다 들고 있는 책을 한 번 쳐다봤다 하며 하는 말이, "엄마. 미안해요. 돈이 충분히 없어서 엄마 주려고 책을 골랐는데 살 수가 없게 됐어요. 엄마 랄라는 599불이 없거든요."
랄라의 손에 들린 책은 셜록 홈스 시리즈 중 한 권이었는데, 뒷면에 5.99라고 적힌 금액을 랄라가 5불 99센트가 아닌 $599불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랄라야. 이리 와 봐. 여기 5.99라고 적혀있는 건, 5 불하고 99센트, 그러니까 랄라가 이 책을 사면서 6불을 점원분에게 드리면 그분이 너에게 1센트를 거슬러 줄 거라는 뜻이야. 그러니까 599불이 없어도 6불이 있으면 이 책을 살 수 있어."
"아~하~! 엄마 알았어요. 근데 엄마가 이미 내가 고른 책을 봤으니까 서프라이즈가 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난 또 다른 책을 고르러 가봐야겠어요. 선물은 비밀이니까요."
물방울무늬 겨울 코트를 입고 총총걸음으로 새로운 책을 찾아 떠나는 랄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까 내 곁에 있을 때 한 번 꼭 껴안아 주지 못한 게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 랄라가 스톰과 나의 소망대로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잘 자라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랄라의 순수한 열정은 나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