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보다 보면 간혹 똑 같은 생년월일시가 있을 때도 있다.

쌍둥이는

뒤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그 만큼 기운을 잃은 거라 보고

단 몇 초 차이 라도 다음 시간으로 (사주의 시간대는 2시간씩 끊는다)보기 때문에 같은 시간으로 보질 않는다.

하나 사주를 푸는 단위인 갑을병정...은 

60년이 되면 한 텀이 채워지고(그래서 옜날 에는 60세가 되면 갑이 다시 돌아온다고 환갑이라 하여 장수를 축하했던 거다)다시 갑을병정... 하며 시작하기 때문에 길게는 60년을 주기로 같은 사주가 생겨 날 수 있다.

그리고 짧게 본다 해도

사주를 푸는 시간을 두 시간으로 끊기 때문에

똑같은 생년월일시, 즉 사주가 같은 사람들은 어마하게 많이 존재할 수 있다.

물론 역학자들이 운세 풀이를 배울 땐 시간도 초, 중, 말.

지역도 태어난 지역, 자란지역, 현재 사는 지역에

주위 사람 사주를 다 넣어가며 풀어야 된다고 배우긴 한다.

그러고도

관상(얼굴), 수상(손금), 체상(골격,몸집), 심상(마음씀씀이), 이름, 직업, 만나는 사람(인연),등이

전부 고려되어진다면 금상첨화겠다.

(이래서 내가 족집게 되길 포기했다. 이 많은 걸 언제 다 배우라고....)

역사에도

똑같은 생년월일시에 대해선 유명한 영조 임금의 실화가 전해지고 있다.

항간에 떠도는 기생 논개와 같은 사주라는 건

그야말로 ‘카더라’통신이고

실록의 기록을 보면 1694년 음력 9월 13일로 날까지는 정확히 나온다.

(갑술년 갑술월 무인일)

성격대로겠지만,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출생의 자격지심도 은근 있어

영조 임금은 재위 기간 내내 역대 왕들과는 좀 다른 파격적인 행보가 많았던 듯싶다.

신하들이 입을 모아 ‘제왕이 될 팔자’라는데 대한 반발인지 호기심인지

어느 날 그는 전국에 영을 내려 자기와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을 찾아오도록 했다.

그 결과, 강원도 땅에서 산다는 조그맣고 (영조는 몸집이 컸다.)

순박한 노인이 불려 왔다.

영조는 그 노인을 보자 "너와 나는 같은 사주인데 너는 임금이 못되고 농부가 되었으니 어인 연유인가?“ 물었다 한다.

속으로 신하들에게 ‘뭐 왕이 될 사주...?’ 했던 건 아닐까?

어쨌든 그 노인도 기질은 대단 했던지

감히 왕 앞에서 할 소리를 다 하고 있다.

"전하 소인도 제왕이 부럽지 않사옵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으나 소인의 자식이 8형제이니 전하의 8도와 같사옵고, 또 벌통을 360통 키우고 있으니 전하의 360주, 읍(고을 수)와 같으며, 또한 그 벌통의 벌 수가 700만 마리오니 이 나라 백성의 수와 같아 사주가 맞는가 하옵니다."라고 했다 한다.

그러자 영조가 탄복하여 신하들에게 사주가 아주 헛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하며, 그 노인에게 많은 상을 내리게 했다.

그런데 물러 가면서 노인이 또 한소리를 하더란다.

(이 사주들, 기질이 그렇다)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전하는 왕이시라 미천한 소인에 비할 바는 아니 옵지만, 그 만큼 어려운 자리 같사옵니다. 저는 비록 가진 건 적사오나 하루하루가 맘이 편하니, 이것이 복 인가 하옵니다.”(차마 더 큰 복이라고는 못 했지 싶다.)

설명 하자면

실록대로 뽑은 영조의 사주는

소나무가 가득 들어선 큰 산이다.

무戊土 일주(태어난 날)다.

배짱이 좋고 처세에 능할 사주다.

역대 어느 왕보다, 신하들에게 할 말 다 하면서도, 부지런 하고 건강했던 영조나

왕 앞에서도 쫄지 않고 제 자랑 다 한 농부나

그야말로 성격대로 한 것 같긴 하나

왕과 농부는 하늘과 땅 차이긴 하다.

한 아기가 ‘응애’하고,

세상 밖으로 나와 첫 호흡을 시작하는 그 순간 사주는 정해진다.

그건 곧 그 아기가 숨 쉬는 그 순간의 우주에너지와 공명됨으로써

어떤 씨앗인지가 정해진다는 거다.

그리고 아무리 수를 써도 흙으로 태어난 이가 꽃이 될 순 없다.

하지만

같은 나무에서 받은 소나무 종자라도

키우는 손길 따라 분재가 될 수도, 고목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씨앗 하나가 태어나서 자라는 것이

어찌 그 씨앗 하나만의 문제일까.

미시에 보면 가끔 전화로 사주를 봐달라는 글들이 올라온다.

오죽 답답하면 그렇게라도 사주를 물어 볼까 싶긴 하지만

그 경우 자신이 무슨 씨앗인지 아는 것 외엔

어떤 신통함도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앞에서 말한 저 숱한 조건들을 달랑 생년월일 하나만 받아 들고 어떻게 알 것이며

안다면..... 글쎄....

앞으로 나는 틈틈이 내 칼럼에

사주에 따른 성격과 단어(역사의 인물이나 유명인을 중심으로....)

우리 실 생활과 연결된 풍수

이름, 운세 상승법 

내 손님들, 지인들과의 에피소드....

뭐 그런 걸 쓰려고는 하는데

이게 하도

설명을 하려면 끝이 없어서....

(내가 좀 충동적으로 저질러 놓곤 ‘계시였다’ 믿는 성향이 있긴 하다.)

중구 난방이 되더라도 부디 용서하길....

아뭏튼

저 위의 영조 임금과 같은 사주는

1934년에도 1994년에도 탄생되고 있다.

부모님 세대야 이미 나이드셨으니 접고

양력으로 1994년 10월 19일생 아이들이면

영조 임금과 같은 사주일 확률이 꽤 높아지는 거다.

(영조가 스스로 남긴 한시에  갑인시라고 나오기는 한다.)

이렇게

사주는 형질, 즉 기질을 만들고

(서양에선 기와 질이 에너지라고 한다)

그 기질은 성격으로 굳으며 (별일 없으면 )

그 성격은 습관을 만든다.

그리고 그 습관이 굳어서 운명이 된다고 이해하면 좋겠다.

타고난 사주는 어쩔 수 없다 했던가?

때로는

태어나긴 ‘포니’ 자동차라도 튜닝만 잘 해 준다면

함부로 굴린 ‘그랜져’보다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