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며칠 전 켈리포니아에서 ‘전복 따던 한인 3명 추락사’란 기사가 있었다.

마침 내 지인분이

사업 거래 상대라며 사주를 내게 준 사람이 그 중에 있어

부고를 전해 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아무리 다시 봐도

운이 나쁘긴 했지만 죽을 운 까진 아니었다.

사주를 보는 분들 중엔

간혹 돌아가신 날의 사주(년,월,일,시)와

고인의 사주를 궁합보듯 맞춰서 이유를 찾아내는 분도 있지만

내 생각에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세월호 저 꽃다운 아이들의 죽음에 죄다 그런 살이 끼었다고?

죽을려면 저나 죽지 멀쩡한 여객기 알프스 산에 들이받은 그 조종사랑 승객들도 전부...?

해서,

내 결론은

그건 정말 죽을 운 옆에 있었던 ‘인연’ 때문이라고 본다.

그 인연이 전생부터였는지 , 이 생의 연법 인지는 각자들 생각하고....

하필 그 시간에 죽을 운 옆에 있다 죽는 운명을 나는 믿는다.

그리고 똑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사람은 사는 운명도 또한 있다고 믿는다.

 

고 박재완 선생님의 명리학 이론 중 환혼동각幻魂動覺이란 묘법이 있다.

사주 외의 판별요소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말한다.

풀어 말하면

 

환= 사람이냐, 짐승이냐, 남자냐, 여자냐( 윤회설 즉 전생까지를 고려한다)

혼= 어느 가문, 어느 조상의 기운을 받았나 (풍수, 조상의 음덕, 부모와의 인연 따라....)

동= 어느 시대의 어떤 지역에서 났느냐( 국운, 환경의 영향, 직업...)

각= 본인의 깨우침, 뜻하는 바, 의지....

 

이 4가지 이유 때문에 똑같은 사주라도

전혀 다른 운명들을 사는 모습이 나온다는 것이다.

 

내게 사주를 보러 오는 사람 중에도

‘40넘으면 죽을 수’의 사주를 가진 여자 분이 있었다.

그분, 지금 65살이신데 요즘도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다.

그 분 말씀이

“어릴 때 엄마 따라 절에를 갔는데 그 스님이 딸이 단명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 그랬대.

그 후론 하도 가는데 마다 (무당이며 철학관이며...)

40이면 죽는다길래

난 아예 40까지만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안 그래도 건강하진 않았으니 오래 살 것 같진 않았는데

또 뚜렷이 어떤 병이 있는 건 아니라

그럼 죽을 땐 죽더라도 자리보전하다 죽진 말아야겠다 싶었지.

그래서 먹고 싶은 것 찾아먹고, 운동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작더라도 남들 위하고 아이들 키우며 살다 보니

어느새 40, 금방이데.

그 후부턴 오늘 이면 죽으려나, 내일 이면 죽으려나

어찌 보면 죽을 준비를 하며 살았다고 할까?

그래도 안 죽으니

남은 인생은 다시 얻은 생명이라고 생각하고

종교 생활 열심히 하고 섭생에도 힘쓰고, 살다 보니 오늘이야.

남편?, 죽을 만큼 미울 때도 있지만

40이면 죽을 텐데 ..... 싶으니까, 그것도 잠깐 이더라고...

고맙게도 여벌로 이리 탈 없이 오래 살고 있지만

착실히 죽을 준비를 하며 산 덕분에

난 이젠 언제 죽어도 원도 한도 없을 것 같아.

자식도 일찍 놓고 가야 하니 있을 때 잘해주자고 최선을 다 해줬고....

이젠 다 지들 삶을 살고 있고....“

 

물론 조목조목 항목을 짚어 가며 원인을 따지자면

남편 운, 자식 운, 본인의 공덕, (발란티오 열심히 하고 교회 열심히 다닌... 참, 운동도 열심히 하신다. 집에서 맨손체조.) 등등에다가

죽을 고비 즈음 미국 오신 것 (이래서 중년에 외국 와서 산다는게 보통일이 아닌거다)등등

살뜰히 찾아 낼 수 있는 이유야 많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분의 그 내려놓은 마음과 인연법이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 한다.

 

사주 그 까잇거....

하더라도 좋다.

‘십자가의 보혈로 이기리라’ 해도 좋다.

‘부처님 공력’으로....

지난번 굿했으니까....

큰 돈 들여 젊어진단 약 먹었으니까....

뭐든 좋다.

그래도 죽음은 언제 내 옆에서 손짓할지 모른다는

‘그 시기는 아무도 모른다’는 그거하난 알고 있자.

그리고 괜히 엄한 인연법으로 총 맞지 않게

맞더라도 제발 죽지는 않게

이왕 살 거라면 건강하게 살 수 있길

기도하자.

기도하는 만큼 실천하자.

지옥 물 흐릴까봐

(너무 남 돕고 착한 사람이 지옥 가면 주위 악인들이 다 착해질테니

지옥도 폐점 처리 해야 할테고....)

갔다가도 쫒겨 남직하게

그렇다고 너무 착해서 천국 주민 1순위로 차출될 만큼

너무 거룩(?)하진 않게

지구나라 한국시(또는 미국시) 가족호에 지극히 어울릴 만큼만 살자.

영원히 사는 생명은 아무도 없으니

내일 죽어도 여한 없을 만큼만 하고 산다면.....

 

여담이지만

비슷한 마음으로, 예전에

내 남편한테 질문한 적이 있었다.

“당신은 얼마 뒤에 죽어야 한다면 어떻게 살거야?”

“음...(화내지마) 맘껏 술 마시고 이쁜 여자 나오는 룸싸롱 원 없이 가고....”

‘됐네 이 사람아.’

딸 한테도 물어 봤다.

“얼마 뒤라는게 구체적으로 얼마 뒨데?”

“아, 됐다. 진짜...‘

나한테? 사라 한테 물어 봤냐고?

당연히....

“얼마 못 산다면 나는 뭘하지?

원 없이 쇼핑 하(자니 돈도 없고)

원 없이 술 (마시자니 몸도 그렇고)

원 없이 가족옆에 있(자니 저렇게 각각이고)

생각하다 보니 배 고파서....밥이나 먹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