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례교인 이다.

그래서 교회에 가면 열심히 기도를 드린다.

물론 “하나님 아버지....”로 시작되는 기도다‘

 

하지만 우리 시댁은 불교쪽이다.

뭐 그렇다고 나를 교회도 못 가게 한다거나, ‘예수쟁이’라고 재수 없어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제사는 참석해야 한다.

어느날 보니

우리 시어머니가

딸 애의 말을 고쳐주고 계셨다.

“하나님 아니고 하느님, 저 하늘 위에 계신 하느(ㄹ)님”

 

내겐 아주 가까운 이웃이 있다.

단전 호흡을 하고

명상도 하고

기체조도 열심히 하며

미국 한복판에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인의 얼’을 되 새겨주는 아주 좋은 이웃이다.

그리고

그녀의 하나님은 한울님이다.

 

뭐 나는 완벽 주의자도 아니고, 단어 하나, 토씨 하나에 까칠해 질 만큼 뛰어난 ‘언어 학자’도 아닌 만큼

“어느 말이 옳아?”하고 묻는 딸 아이 한테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래”하곤

잘 모르겠어서 얼버무리는 애매한 미소가

선문답 후의 염화시중의 미소 같은 신비로움으로 팍팍 비쳐지기만을

(속으로만) 바라는

그저 그런

소시민이다.

 

그래도

가끔은

고백컨대

“같은 나무를 미국에선 TREE라고 하쟎니.”(딸 한테...)

어쩌고 하면서도

좀 찔린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공부한다.

내가 하는 사주를

학문으로도

과학으로도

잘 설명 할 수 있기 위해.....

 

그리고 조금은 결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인터뷰 하러 가야 하는데 좋은 일진 좀 뽑아 주세요.”

하는 고객을 달래며

일기 예보를 하 듯

사주 풀이를 해 주고 있다.

“봄이 오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이번 주는 계속 맑음이네요.

깨끗한 남색 겉옷이 꽃샘 바람을 막아 줄 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