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모습의 그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으니
동시에
행복하다고~
헤어질 때는
허깅까지 하는 그들
무엇이
그들과 나로 하여금
밝은 얼굴과 미소
유쾌한 만남을 이루게 하였을까?
산티아고를 향하여
순례길 43일차
간밤에 어떻게 잠들었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쓰러져잤나보다.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고
호텔 창문 밖 풍경
여러나라 국기중
태극기도 보인다.
태극기가 당당하게 꼿혀있는 모습이
흐뭇해~
대한민국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걷는 걸
보았으니 ~~~ *^^*
오늘 산티아고 입성하는 날
마음이 설레인다.
호텔 레스토랑에 준비되어 있는
간단한 아침식사
창가에 자리잡고 느긋하게 먹으며 . . . . .
어제는
원래 생각하였던 마을에서 묵어야 했는데
마을을 잘못 패스하는 바람에
5킬로나 더 많이 걷게 되어
오늘은 그 거리만큼 산티아고를 적게 걸어도 된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무척 느긋해지고
발걸음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산티아고 까지
15킬로 정도이니
뭐~
길의 버스 정류소에 앉아계시던
동네 할머니
빨간 외투가 인상적이어서
양해를 구하고 셔터를 누른다.
그러나 별 상관도 안 하시는 듯 . . .
할머니는
얼마나 많은 순례자들이
당신 앞으로 지나가는 모습을 보셨을까?
나는 비록 한번이지만
할머니는 수십년이 넘으셨을텐데 . . .
그래서인지
무표정한 모습일지도 ~
할머니~
저는 오늘 산티아고에 도착한답니다.
그래서 마음이 기뻐요~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디오스~!"
굿바이 인사를 하며~
동네 길 담벼락에 피어있는
너무도 예쁜 진분홍빛 꽃들
어린 시절
울 엄니 입고 계시던
그 꽃무늬 저고리 같아 ~
자동차 길을 빠져 나와
다시 좁을 길로 걸으며 . .
순례자들이 삼삼오오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마을길에 있는
허물어져 가는 지붕의 모습
지붕이 빵꾸났다고 해야 하나?
사람이 사는게 아니라
아마 축산물이 머무는 헛간같은 건물인 듯 . . .
빵꾸난 지붕이
눈에 들어오기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보니
파랑색 페인트 칠한 문도
눈에 들어오네?
스페인은 역시
칼라풀한 나라였어~
원색적인 페인팅된 집들과 담
특히 포도주 저장소 문들은
초록과 파랑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마저도 예술적으로 보였거든~
*^^*
마을길은 점전 오르막 . . .
길은 숲속으로 이어지나보다.
앞서 걷고 있던 두 사람
그런데 가만보니
배낭이 앞뒤로?
그녀에게
왜 배낭을 2개 매고 걷냐고 물으니
친구가 몸이 안 좋아서
자신이 어디까지 담당하고 있다며
환한 미소로 답을 한다.
친구의 배낭을 매고 걷는
아름다운 우정 . . .
산티아고 입성하기 전
마지막 숲일 듯~
또 산길로 접어든다.
어제처럼 유칼립투스 나무가 가득한
숲길 . . . . .
산길 어디쯤에서
폭소가 한바탕 들려온다?
그 폭소가 나는 쪽을 보니
수 많은 얼굴들이
나를 향해?
그들은 어제부터 보았는데
나를 잘 아는 사람들처럼
어서 오라고?
심지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
내가 걸으며
풍경사진을 찍는 모습을 눈 여겨 보았기에
사진가인줄 알았다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그들을 위해
단체 사진을 찍어주며
나의 카메라에도 담는다.
그들은 나와 함께 찍기를 원하여
나 역시 그들속에 함께 하며
유쾌한 마음으로 추억을 담는다.
행복한 모습의 그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으니
동시에
행복하다고~
나 역시
행복하다고 말하며
헤어질 때는
허깅까지 하는 그들
무엇이 그들과 나로 하여금
밝은 얼굴과 미소
유쾌한 만남을 이루게 하였을까?
다시 혼자 되어
산길을 걷는다.
사람들이 계속 보인다.
어제와 다른 사람들 . . .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 길
아마도 산을 하나 또 넘어가나보다.
사람들은 앞 사람 뒤를 따라
천천히 오른다.
나 역시 그들 뒤를 따르며
천천히
천천히
.
.
.
산 위에 오르니
평지가 시작되고 . . .
처음 보는 여성 순례자들이
뒤에 오는 멤버들을 기다리는 듯 . . .
그녀들의 모습이
일반 순례자 느낌이 아닌
야성미가 넘치는 포스?
산길을 나오니
마을로 이어지고 . . .
십자가 가 있는
어느 집앞의
오레오 앞을 지나며 . . .
갈라시아 주를
며칠 걸었던 짧은 시간임에도
오 레오 라는 특이한 저장소
다양한 형태를 보면서
걸었던 것도 즐거움의 하나이었는데 . . .
이젠 지나간 시간속으로
사라지는 것 같은
아쉬운 마음이 스며들고 . . . . .
어느 집의
예쁜 뜰이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긴 막개로 올려져 있는 빨래줄은
화사하게 피어있는 분홍색 꽃나무 가지로 연결되어 있고
푸른 잔디밭엔
강아지들이 놀고 있고 ~
길을 걷던
젊은 청춘들은
힘이 넘쳐
빙빙 돌고 ~
악을 쓰고 있는 여성을 안고 있는
청년에게
행복하냐고 물으니
멍....하더니
ㅋㅋㅋ~
웃더니
.
.
행복하다고~
*^^*
왜 행복하냐고 물으니
그냥~
행복하다고???
행복하다는
세 사람의 순례자는
길위에서 춤을 추듯
한바탕 노래를 부르더니
다시 걷기 시작~
길 한쪽으로 보이는
푸른 나무들
이 푸르름의 향연도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만나지 못하게 될련가?
사목 사목 걷다보니
어느 새
길이 많이 넓어져 있고~
"올라~~~"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어머?
산티아고가 집이라고 하였던 . . .
그러니까
오 세브레이오 알베르게 바로 옆 침대의 노 부부께서?
두 분의 모습이
가볍게 보인다.
당신 집이 다가온다며
환하게 웃으며
걷고 있는 재미있으신 분들~
길가 한쪽으로는
여전히
시골풍경이 펼쳐지고~
푸른 벌판은
사람의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 주는
매력이 있다는 걸
이 길을 걸으며
새삼스럽게 느꼈어 . . . .
마을 길을 지나가며
씨았을 뿌리는 가족이 보인다.
무슨 씨앗을
이 여름에 심는걸까?
주홍 형광색 조끼를 입은
허수아비는 검은 복면을 하였네?
길 가 숲길에
웬 녀석이???
"너, 뭐하는거니?"
콧등에 상처 아문 자국이 있는 걸 보니
너도 누구와 싸웠구나?
녀석은
사람들 사이로
왔다갔다하며
계속 따라오다가
어느 쯤에서 되돌아가고 . . .
길은 어느 새
시골 길을 벗어나
도심 느낌이 드는 길로 접어 든다.
거대한 트럭이 천천히 다가오는 데
트럭 앞에 적힌 글자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M A R I A
@.@
순례자가 쉬고 있는 듯한
풀밭의 텐트도 보이고
.
.
산티아고 가는 길
이젠 본격적인 자동차길로 걷는다.
자동차 길에서 벗어나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데
여성 순례자들이 보인다.
등산화를 자신의 배낭 뒤에 매달고 걷는 사람을 보니
난 참으로 무던히도
나의 무거운 중등산화를 끝까지
신고 걷는구나~
그래도 무겁게 매달고 걷는것보다
신고 걷는 게
조금이라도 더 가벼울터 ~
마을 길
어느 집 담벼락에 활짝 피어있는
장미송이들
그 고운 꽃 뒤에 보이는
성당의 돌 십자가
아름다워라 ~
마을 길 벗어나면서
만난 산 마르코스 라는 마음 이름 발견
이 마을이 바로 산 마르코스?
산티아고에서 가까운 마을이름인지라
그 이름 한번 더 새기며
마을 길을 걸어간다.
산 파이오 마을에서
산 마르코스 마을까지
순례길 43일차
6/1/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