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안으로 조금씩 들어가자

제일 먼저 반겨주는 건

순례자 숙소를 홍보하는 예쁜 나무 기둥

사실 이 작은 산골마을에서

순례자들에게 제일 필요한 건

숙소가 아니겠는가?

꽃화분으로 예쁘게 단장한

어느 알베르게 앞을 지나며 . . .

그 옆으로 놓여진 화분들 옆에

집 쥔장이 앉을 듯한 

암체어 하나

손잡이 양끝이 문들어진 모습에

또 한번 미소가 번져간다.

그동안  쥔장어르신깨서는

 이 의자에 앉아서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얼마나 많이 보았을까?

다리의 균형이 안 맞아서인지

나무토막하나로 받침을 하고 . . .*^^*

길은 계속 내리막 . . .

길가에 피어있는 야생화들 모습에

이 작은 산골마을이 더욱 아기자기하게 느껴지고 

눈송이처럼 하얀 꽃들도 피어있고 . . .

자주 보는 하얀 꽃송이들이지만

늘 봐도 마음을 환하게 해 준다.

그 어느 마을에서보다 유난히 싱그럽게

피어있는 리에고 마을의 하얀꽃송이들의

웰컴 인사를 받으며 . . .

또 다른 알베르게 앞을 지난다.

이 작은 마을에 알베르게가

제법 있는 듯 ~

어느 집 창가에

나를 바라보는 

넌

누구?

너무 사랑스러운 모습이라니?

작은 마을이기에

길은 하나

그래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지라도

길 아래에 그려져 있는

친절한 노랑화살표를 보며

천천히 걷는다.

마을 중간쯤에

공사가 한창인 건물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카미노를 걸으며

현지인들을 만나기 힘들다는 게

전혀 상상하지 못하였기에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이젠 마을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는 게 

오히려 익숙해져 버린

이 길에서

마을 사람들을 볼 수 있다니?

일하는 현장이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무거운 나무를 나르고

공사를 하고 있는 그들을 물끄러미 한참을 바라본 후

다시 길을 걷는다.

열심히 일하는 그들은

오래 된 성당을 보수하는 작업중인 듯 

일하는 현장 아래엔

파란색 바탕의 식수대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마을 입구에서

이미 안내표지를 하였던 Casa Rural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민박집?  팬션?

나는 이미 어느 마을의  카사에서 숙박을 한 경험이 있기에

이런 형태의 숙소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 . .

큰 방 하나에

침대 대여섯개 놓여진 형태

화장실 사용이 제일 불편한 그런 . . .

그러나 뒷뜰도 편안하고

주방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알베르게 보다 고급스런 숙박시설?

리에고 마을의 카사

 아가자기 꽃으로 장식된 다른 모습을 보며

그 앞을 지나간다.

마을의 다른 모습에 놀라며

한참을 바라보았던

영화같은 장면

돌/

돌/

돌/

돌로 만든 건물이며

돌로 만든 계단이며 . . .

햇살이 들지 않은 건물의 안은  캄캄하겠지만

반면에 얼마나 시원하겠는가?!!!!

어느 집 담벼락에 놓여져 있는

제라륨 화분 3자매

꽃도 예쁘지만

화분은 더 예쁘고 . . .

허스름한 돌담길 사이로

한 남자가

헬로우 ~ 하며

나의 등뒤에서 부른다.

이 산골마을에서 나에게 인사하는 사람이 있다니?

누구지?

순간적으로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그가 다리 아픈 모션을 하는 바람에

아....

팜플로나 광장에서 우연히 만났던

이탈리아 사람 가브리엘씨?!!!

너무 뜻밖이라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고 . . .

난 이 사람이 

다리통증으로 더 걸을 수가 없다하여

이 길을 포기한 줄 알았는데

약을 바르고

복용하면서

버스도 타고 어디까지 왔다가

차츰 차도가 있어서

천천히 걷는다고 . . .

이 길을 포기하지 않고

약을 복용하고

버스를 타면서까지

이 산티아고 순례여정을 하게 만드는

이 길만의 매력을

이미 가브리엘씨도 알아차려 버린 것일까?

인상좋은 가브리엘씨는

여전히 사진을 찍냐며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이야기 하다

나의 앞을 앞장 서 걷는다.

가브리엘씨가 마을의 코너를 넘어

 더 이상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다시 처음처럼 혼자가 되어

마을 길을 천천히 걷는다.

마을에 도착하면

늘 쉬어가는 습관이 있기에

리에고 마을에서도 쉬어야 할 카페나 바를 찾는데

마침 Bar 가 있다는 화살표를 발견

반가운 마음에

화살표가 지시하는 대로 방향을 바꾸어 걷는다.

마을 끝 길에서

우람한 모습의 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성당 아래에 가득한 마로니에 나무들

그 특유의  마로니에 꽃은 지금도 한창이고 . . .

마을 중앙에 있던 성당은 수리중이지만

마을 끝의 성당은 현대식 건물인 듯

디자인이 다채롭고 . . .

성당 앞에 가니

하얀색 펜스의 바의 건물이 보인다.

더더구나

그 하얀색 팬스 옆으로

순례자 그림과 조개까지 있는 팻말이 

우풍당당하게 서 있는 걸 보아

이 바는 당연히 오픈 되어 있을거라는 마음으로 

안을 향해 걸어간다.

야외 테이블이 가득한데

사람은 아무도 안 보이고?

결국 레스토랑 출입문 앞까지 가 보았지만

문이 꽁꽁 . . .

아무도 없는 텅빈 바 옆에 있는

빈 테이블위에 배낭을 내려놓고

숨을 고른다.

사방이 고요한데

어디서 들리는 새소리만 청아하게 들리는

한적한 카페를

혼자서 점령하다니 ~

주인장 없는 바 마당에서

혹시 쥔장이  

하얀 팬스 너머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다시 배낭을 추스려 매고

다시 길을 나선다.

성당 옆의 언덕길이 마을을 나가는 통로라 생각하며 

.

.

.

레스토랑 옆에 세워져 있는

리에고 마을의 안내표지

참으로 낯익은 단어 발견

AREA DE DESCANSO

Descanso 라는 글자를 여기에서 만나다니?

데스칸소?

평소에 자주 들락거리던 집근처의 식물원이름이

바로 데소칸소였는데

아?

스펠링 하나가 틀린건가?

어찌되었든

데스칸소나

데소칸소나

친근하긴 마찬가진 걸 

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