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뿜는 티라뇽의 코에서
콧물이 줄줄 흐른다고요?
티라뇽 씨는 불을 뿜는 공룡이에요.
티라뇽 씨는 불 뿜는 특기 덕분에 인기 스타가 되었답니다.
티라뇽 씨가 주인공인 영화가 절찬 상영되는 것은 물론,
광고판에도 스크린에도 온통 티라뇽 씨 얘기뿐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티라뇽 씨가 출근 준비를 할 때였어요.
아주아주 요란한 재채기와 함께 코에서 콧물이 찔끔 나왔지요.
중요한 촬영을 앞두고 있던 티라뇽 씨는 마음이 조금 불안했지만
괜찮을 거라고 애써 마음을 다독였어요.
그런데 이 일을 어쩌지요? 감독의 사인에 따라 숨을 한껏 들이마셨다가
후~~ 내뿜은 순간, 티라뇽 씨는 불이 아니라 콧물을 뿜고 말았어요!
불이 붙어야 할 건물들은 몽땅 젖어 버렸고 촬영은 엉망진창이 되었지요.
촬영장에서 큰 실수를 한 후 집에 돌아온 티라뇽 씨는 눈물이 찔끔 나왔어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하루, 이틀…….
보름이 지나도 콧물이 멈추지 않자 초조해졌어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다시 불을 뿜으려 애썼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지요. 티라뇽 씨는 걱정이 되어 이젠 콧물뿐 아니라
눈물까지 줄줄 흐를 지경이 되었어요. 불 뿜는 재주로 인기 스타가 되었는데
이러다 영영 불을 못 뿜게 되면 어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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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뇽 씨에겐 불뿜는 기막힌 재주가 있었어요.
그게 티라뇽 씨가 스스로도 잘한다고 생각하는 재주였고
다른 이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재주였지요.
티라뇽 씨에게 불뿜는 재주는 티라뇽 씨 그 자체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 능력을 잃게 되죠.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에요.
감기는 별일이 아니지요. 우리 일상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일이에요.
그런 사소한 일 때문에 티라뇽 씨는 그 놀라운 재주를 그만 잃어버려요.
우리 생은 이런 거죠.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중요한 게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는, 그런 거죠.
티라뇽 씨는 이제부터 불을 뿜지 못하고 콧물을 뿜게 돼요.
티라뇽 씨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진 거예요.
아무리 매운 걸 먹고 용을 써봐도 예전의 그 놀라운 재주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티라뇽 씨는 콧물만 줄줄 흘릴 뿐이에요.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져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죠.
건물에 큰 화재가 난 거예요.
티라뇽 씨는 불난 건물에 대고 콧물을 뿜었어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말은 책에서 확인하세요~)
우린 말이죠.
우리가 가진 재능을 쓰면서 살아가요.
재능을 알아보고 쓸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고 축복일 거예요.
그런데 말이에요.
그 재능을 더 쓸 수 없게 되면 어쩌지요?
그런 날은 얼마든지 올 수 있거든요.
티라뇽 씨가 감기에 걸린 것처럼 말이에요.
아니면 그 재능이 더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어쩌지요?
예를 들어, 나이가 들었다거나 세상 트렌드에 어떤 변화가 생겨서 말이에요.
그럼,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죠?
그 재능은 우리 자신이었는데 말이에요.
이 그림책은 그럴 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소중한 방향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불운'이라고 생각했던 어떤 일,
우리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어떤 일...
우린 그 어떤 일 때문에 오히려 또다른 재능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답니다.
우린 그 어떤 일 때문에 오히려 도다른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답니다.
불 뿜는 재능대신
물 뿜는 재능!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똑같아요.
불과 물의 차이일 뿐이죠.
불운이 왔다고 낙담하지 말기로 해요.
그건 당신이 그 일을 불운으로 알아봤기 때문일 지도 모르니까요.
행운은 어쩌면 불운의 모습을 하고 우리를 찾아올 지도 몰라요.
오늘, 불운이 닥쳤다고 생각하고 낙심한 분이 계신가요.
모든 불운이 언제나 행운일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중요한 건,
모든 불운이 또 언제나 불운이기만 한 것도 아니란 거예요.
불운을 행운으로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은
당신 안에 분명히 있어요.
당신이 꺼내기만 하면 말이에요.
아마, 세상도 거기에 박수쳐 줄 거예요.
어른이지만, 그림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