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14 pm 1:17:00

타인을 사랑하는 순전한 마음으로 글을 올리시는 경하님의 글을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처음 접했습니다.
먼저 한번 쭉 훌터보면서 대부분의 답글들이 킨더와초등학년에 자녀를 둔 교육열이 투철한 훌륭하신 한국의 어머님들의 글인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 온지 2년 반이 되어가는 오는 9월학기에 7학년과 9학년으로 올라가는 남매를 둔 영어를 전혀 못하는 중년의 어머니입니다.
아이들이 아직 esl의 수업을 받고 있고 beginner, intermediate과정을 거쳐 이제야 advance로 올라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미국온지 첫해엔 튜터도 엄두가 안나 아빠가 시간내어 큰 아이를 가르쳐 주었는데 지금은 두 아이 다 튜터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튜터 선생님 말씀이 7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아이는 4학년과정의 영어수준의 책을 교재로, 9학년에 올라가는 딸아이는 6학년과정의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아이들이 단어 외우는 것도 힘들어하고 책읽는 속도도 늦습니다.
다만, 아들 아이는 성실한 태도와 바른 자세로 선생님들의 호감을 받고 있어 학년말에 esl에서 가장 열심인 학생으로 선정되어 상패에 담긴 상장도 받아오고, 학교 library director로 부터 책을 많이 읽은 학생에게 주는 상장도 받아 왔더군요.
그런데 둘 다 글쓰기가 어렵고, 지나온 시간에 비해 영어가 많이 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제 다 컸고 너희들도 생각이 있으니 열씸히 하라'는 당부를 때로는 명령으로 다그치고 때로는 애절한 호소로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열씸히 하고 있고 책 읽기도 게을리 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무지한 엄마의 답답한 심정이 하늘을 덮습니다.
선생님 중고등학생들의 영어공부는 어떻게 도와야 될까요?

2 chang lan Jang

2006-07-14 pm 1:31:00

다시 보니 여기가 초등영어방이었군요?
처음 들어와서 한참을 목록 클릭하며 읽다보니 '초등'의 개념은 사그라지고 오직' 영어'만 생각되어 제 답답한 마음을 윗글에 두서없이 썼네요.
그래도 이왕 썼으니 중고등학생들의 영어공부에 도움될만한 글도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바운더리가 넘어섰다면 이해해주세요.

3 Kyungha Kim

2006-07-19 pm 11:58:00

Chang lan 님,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주신 글에 계속 고민은 했는데 얼른 속시원한 답변이 떠오르질 않아 자꾸 미뤄졌네요. 일단 젤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금이 젤 중요한 시기라는 겁니다. 오신지 2년반이 되셨고 아이들이 아직 ESOL 에 있다는 말씀으로 생각해볼때 혹시 한국아이들과만 어울리지는 않는지, 책을 읽고 생각하는 훈련에 미흡했던게 아닌지 생각이 드네요. 지금 낮은 학년의 책을 읽는것 자체는 문제가 아닐겁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자꾸 이야기하고 또 그런 과정에 재미를 느껴간다면 읽는 수준은 금방 늘테니까요. 이미 튜터를 시작하시고 어머님께서 염려를 하고 계시니 그것만으로도 좋은 사인이구요. 한가지 더 부담되는 말씀을 드리자면 ^^ 지금 일년이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첫째, 미국교과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academic language 가 급격히 늡니다. 이건 native들에게도 또 하나의 언어와도 같이 어려운 부분이죠. 우리가 책을 읽을때 한자를 만나게 되는 거랑 비슷한느낌이라고 할까요? 이제 곧 아이들은 라틴어, 독일어, 프랑스어들에서 온 일상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단어들을 수업에서 접하게 될 거고, 자기생각을 글이나 발표로 표현할때도 일상 용어와는 다른 학업에 적합한 표현을 쓰도록 지도받을 겁니다. 그럼, 좌절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특히 수학과 과학분야에서 더 심하죠. 둘째는 고등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더 이상 "골고루" 어울리질 않는다는 겁니다. 어렸을땐 민족이나 피부색에 관계없이 잘 어울려놀지만 고등학교 정도되면 한국아이들은 한국아이들끼리 뭉치게 되는 경우가 심해지죠. 그래서 교포아이들이 거기 끼기위해 부쩍 한글학교를 찾거나 한국 드라마를 빌려보는 경우가 는다더군요. 이렇게되면 더더욱 학업에 필요한 영어식 표현을 얻는게 힘들어지죠.
힘드시겠지만 일년간 다잡아야한다 생각하시고 아이들을 더욱 격려해주세요. 주위에 아이들이 모델로 삼을 만한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만나서 동기를 얻을 수 있도록도 해주시구요.

미국식 고급영어를 집에서 제공받을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이 사고를 키우고 풍부한 표현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책읽기 뿐입니다.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하면서 읽는게 중요하다는 걸 잊지마시구요. 아이들이 성실하니 어머니께서 조금만 더 길라잡이를 해주시면 잘 해나갈 겁니다. 나중에 또 들르셔서 어찌 되어가고 있는지 이야기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