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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1 am 11:11:00 |
| 작가님, 안녕하세요.
저도 차타고 다니면 매일 보는 homeless 남자사람이 있는데 가끔씩 궁금해요.
하루를 무슨생각하면서 지낼까 하구요. 그사람도 우리랑 같은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할까 하구요.
늙어서 좋은일 하나는 하늘나라 갈 날이 가까워지는거에요.
세상사는게 다 거기서 거지죠. ( 좀 특별한 사람들이 있겠지만서두요 )
태어나서, 나이먹고, 이런저런일 겪으면서 점점 나아지는 인간들이 되어야 되는데
그것도 맘처럼 안되구요. 쉬운게 없어요. 갑자기 우울해지네요.
맛있는 점심 먹어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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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1 pm 12:55:00 |
| 안녕, 케미씨.
'늙어서 좋은일 하나는 하늘나라 갈 날이 가까워지는' 이란 말씀이 왜 이리 슬프게 들릴까요. 맞는 말씀인데, 하루하루 산다는 일은 죽음으로 한발짝 가까와지는 일일 뿐인데...
벌써 구월입니다. 올 해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이 해를 넘기고 나면 한살 더 먹을 거고 얼굴의 주름살은 더 늘어 있겠죠.
거울 보는 일을 삼가해야 할까 봐요. 화장실가서 손 씻을 때마다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우울증 걸리겠습니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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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1 pm 9:39:00 |
| 글쎄요,,,
정말 늙어가면서 좋은 일이 있긴 있나요?
전 진즉에 기대를 아니하고 살다보니 실망 할 일도 없더라구요,
근데 왜 가끔 한쪽 가슴이 휑할가요,,,
아마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아직도 다 내려놓지 못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 더 절실하게 느끼는 게 피를 나눈 형제자매도 다 제 가족이 있다보니
이웃사촌보다 못한 관계가 된 느낌이 ,,,
거기다 타국에서 살아서 자주 못 보고 살다보니 더 그런 것 같고,
늙어가면서 고향이 젤 그리웠는데 이젠 그것마져 내려놓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죠, 더 이상 미련이 없어지니,
이젠 내가 사는 이땅에 죽어도 살아야하고 죽어서도 묻히게 되겠죠,
아 늙어가며 좋은 일이 잘 잊는다는 것,
그건 아주 공감해요, 슬퍼하다가도 곧 잊어버리고
또 다른 일에 금새 빠져버리니,,,
오늘도 잠 못 이뤄 이렇게 미씨방을 들락날락하네요,
벌써 9월이라니???
참 세월 진짜 빨리 간다요 그쵸?
그래도 계숙님은 거울을 보고 화장을 하시니 아직은 청춘에요,
저는 애를 낳은 후로는 제 자신을 가꾸는 일을 잊어버렸어요.
애들이 틴이 된 지금도 모든 게 다 귀찮아서 안 하게 되네요.
립스틱 짙게 바르던 그 때가 진짜 그립긴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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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am 11:17:00 |
| 정말 늙어가면서 좋은 일이 있긴 있나요란 현이씨의 물음에 저의 솔직한 대답은 '노' 입니대이. 아무리 찾아봐도 늙어서 좋은 일이 없습니다, 없어요. 굳이 찾자면, 억지로 찾아보자면 젊을 때는 팔딱팔딱 급하던 성질이 좀 누그러든 것. 사전수전 다 겪고 살다보니 이 세상은 내가 원한다고 급하게 간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은 거라고나 할까요. 그냥 느긋하게 이 또한 지나 갈 것을, 하고 관조하는 마음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화장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어요, 현이씨. 민낯으로 다니는 게 '민폐'라는 걸 깨닫고 부터. 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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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am 12:28:00 |
| 미국와서 14년 줄기차게 일하다 손자를 남의 손에 키울 수 없다는 어줍쟎은 철학과 딸아이의 사정에
등떠밀려서 손자녀석을 보는 58세 아짐..
느슨해진 일상이 몸에 베이기 시작하는 요즘.
이러다 더 빨리 늙어버릴 거 같긴 하지만, 늙어가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 싶네요.
하긴 나쁘다해도 피할 방법이 없지만서두...
일단 단순해지고,
너그러워지고,
느슨해지는게 넘 좋아요.
낮잠은 게으름의 다른 이름이라 여긴 제가,
손주녀석 낮잠 재우다 같이 자는 낮잠이 넘 달콤하고, 이걸 왜 못했나 싶기까지...
세끼 식사에 과일 두개 이상 꼭 챙기던 식습관도 대충대충...
그런데요.
그게 나라는 인간의 속성인거 같아서 어리둥절하면서도 느슨해진 삶이 좋아져요.
젊었을 때보다 더 그대로의 나로 살아지는 거 같애서 내 삶이 더 귀중하게 느껴지네요.
"항상 지금에 충실하자"가 제 모토인지라,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과 건강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내 몸에 자~알 길들여진 내 사랑하는 침대,
당연하다 여긴 것들이 너무너무 소중하다는 걸 알게 해준 내 나이만큼의 시간들..
이 모든 게 나이들어서 - 늙은건 아니고, ㅋㅋ 얻은 많은 것들 중 하나랍니다.
사랑합니다 모든 것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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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am 11:22:00 |
| 옴마나, 젊은 분이라 여겼는데 손주까지 두신 분이셨군요.
'당연하다 여긴 것들이 너무너무 소중하다는 걸 알게 해준 내 나이만큼의 시간들'이란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슴으로 느끼는 것과 머리로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데 있어요. 나이드는 것을 받아들이고 초연해져야 한다고 가슴은 말하지만 거울보면 저절로 한숨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육체의 늙음과 함께 모든 것이 시들하고 따분하고 흥미가 없어집니다. 좋은 것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가지고 싶은 것도 없고 보고 싶은 사람도 없고. 그냥 꾸역꾸역 밥 먹고 일하고 숨쉬는 나무토막같은 존재가 되었단 자괴감을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그려. 우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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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am 11:2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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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익어가는겁니다....
아는 분이 어느 날 좋은 노래가 있다해서 알려준
노사연의 바램이라는 노래이지요
그 땐 들으면서 좋긴하다라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남편이 베란다에서 해바라기를 하면서
핸드폰으로 바램을 듣고 있는데
순간 저 가사가 귀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 맞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구나
마음이 찡하면서 뭔가 가슴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느꼈답니다
그렇지않아도 요즘 마음 한 구석에 뭔가 빠져나간 것 같은데
그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지못했는데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찾아내지못했다는 것인데
오늘 아침에 뭔가 손끝에 닿는 느낌에 내가 나한테 깜짝 놀랬습니다.
그 것은 바로 내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바로
우리네 흔히 말하는 육십고개를 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빠른 것이 세월이라더니 정말 빠르네요 ㅠㅠ
하지만 그 빠르다는 세월이 누가 등 떠밀어서 밀려간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같이 간 것임을....
부끄럽지만
예전에 발표했던 가곡 중에 별빛 흐르는 밤에서의 한구절이 생각납니다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랴 사랑도 흐르다 바위에 부딛쳐 부서져내리고
시간도 흐르다 바위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는 그런 귀절이지요.
맞아요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벼이삭이 봄 여름을 지나면서 조금씩 익어가듯....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거랍니다
이렇게 위로하면서 나이 먹어가자구요^^
내가 나를 사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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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pm 12:21:00 |
| 우와! 대단하세요, 유화씨! 반듯하고 섬세한 손길로 그려진 수채화 한폭을 보고 있는 기분입니다. 글 참 잘 쓰세요. 제가 부끄럽습니다그려. '오늘 아침에 뭔가 손끝에 닿는 느낌' '그 빠르다는 세월이 누가 등 떠밀어서 밀려간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같이 간 것임을' 라는 표현, 손에 잡힐 듯 명확하고 솜털구름같이 부드럽고 아름다워요.
좋은 노래 들으며 해바라기만 하실 게 아니라 본격적으로 글을 한 번 써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감히 아뢰옵니다. 신문사들이 필력을 갖춘 사람들을 발굴하는데 굉장히 소극적이니 쓴 글을 발표할 지면을 빌리려면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글 두어편 쓰셔서 신문사 오피니언 담당자에게 보내 보세요. 제가 보기엔 가능성이 있습니다. 외람된 말씀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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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am 11:30:00 |
| 안녕하세요 이 계숙씨.
저는 늙어서 좋은 점이 ... 좀 웃기겟지만...
젊은 남자들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해도 추파 내지 유혹이라고 생각들을 안해서 좋더라구요...
젊엇을때는 남자들에게 말을 하려면 공연한 오해 살까봐 꺼렸는데 이젠 아무렇치도 않게 말하고 편해졌어요
나이가 드니까 대인 관계에서 편하게 사람을 대해서 좋은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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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pm 12:25:00 |
| 예, 민영씨. 저도 느끼고 있는 점입니다. 그리고 제 주위에 있는 아줌마들도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는 점이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 이성간의 경계가 허물어진답니다. 이성이라기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 보게되는 거지요. 그래서 남의 눈치 안 보고편하게 서로 대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요, 제가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만 했는데 이제부터 우리 나이 들어 좋은 점을 하나하나 꼽아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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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2 pm 11:06:00 |
| 몇 년 전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어떠할까?" 대답은 의외로,
"아니 난 싫어, 아니 우리만 10년 전으로 돌아가느냐 우리 아이들도 함께 갈 텐데
그러면 아이들이 고등학교, 대학도 보내야하고 ..." 다시 하고 싶지 않고 지금이 좋다고요.
지금에 충실한 마음으로 인정할 건 인정하며 나이 들어가는 여유, 나이들어 좋은점 중 하나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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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3 am 7:28:00 |
| | 하하하, 아침부터 큰 웃음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이 참 재밌는 분이네요.현명하신 분이기도 하구요. 그러고보니 우리가 만약 다시 젊어진다면 우리의 어깨에 걸머져져 있던 짐까지 다시 받아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말씀인데 아이고,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희 모게지 거의 끝나가는데, 그걸 다시 새로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네. 거기까지는 생각못했습니다. 일깨워주셔서 고맙다고 남편분한테 전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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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3 pm 9:36:00 |
| 계숙님 안녕하세요.
너무 오랫만이어요. 유난히 이번 여름은 덥고 가물어서...휴가한번 못가고 겨우 생각해낸 피서가 독서였어요. 그런데 책들을 꽂으려니 책장이 없어서..어찌 정리하나 ,정리 노하우책을 찾다보니 .곤도 마리에라는 분의 단샤리운동에 대해 듣게 됐어요.
평소에 물욕이 전혀 없으신 부모님과 달리 큰집에 모든걸 갖춰놓고 아기자기하게 사는 저에게, 요새 새로운 고민이 몸이 예전같지 않아서 청소가 어렺다는 거에요
큰맘먹고 눈 딱감고, 클라짓을 비우고 거라지를 비우고 덩치큰 가구들을 치우고...
그러곤 청소를 아이로봇에게 맡겼죠. 덕분에 얼마나 시간이 자유로와졌는지...
더욱 좋은건 얘전처럼 식욕이 동하질 않아 음식도 적은양, 적은 가짓수를 해도 남는다는거...
결혼하고 20년 펼치면서 살았은데, 앞으로 20년은 살림을 줄이면서, 접으면서 살고 , 대신 다른 것들을 늘려가야겠다 생각이 들어요, 좋은 인연들 이어가고, 좋은 습관들 계속하고, 좋은 계획들도 실천하구요.
나이드니 확실히 좋은 점도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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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4 am 7:05:00 |
| 안녕, 주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나요. 제 친구들이 모두 나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거의 칠십대, 아니면 육십대. 나이많은 사람들과 지내다보니 한가지 좋은 점이 있어요. 물욕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한때 난다긴다하던 사람들도 나이드니 관절염걱정하는 초라한 노인네들로 남는구나 하는 걸 깨달으니 큰 욕심이 없어져요. 그리고 제가 예전 때부터 집에 잔뜩 쌓여있는 걸 싫어했구요. 코스코 장 봐갖고 오는 날이 스트레스 시작되는 날 입니다. 냉장고가 텅텅 비어 있어야 맘이 편한데 꽉꽉 쟁여져 있으니. 하여튼 호텔 로비, 절간같이 아무것도 없는 게 전 맘이 편합니다.
살림을 줄이면서, 접으면서 살고 대신 마음의 소양를 키우면서 살겠다고 작심하신 주씨께 큰 박수 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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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4 am 11:42:00 |
| 언젠가 무심코 보게된 법륜스님 동영상
아마도 즉문즉설에
질문자가
늙음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냐?는 질문을 했던것 같습니다
스님 잠시 생각을 하더니
들에핀 식물도 새싹이 돋고,푸르르다가 소멸되어 가는걸
표현 하더니
사람도 태어나
아기가 자라 아동기,청소년기,젊은이로
그리고 서서히 늙어 가는 과정을 이야기 하더라고요..
대단한 진리의 이야긴
여러분들...푸르른 잎이 예뻐서 고이 간직해
책갈피에 꽂겠다는 사람 봤습니까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드면 얼마나 예쁜데?
그래서 가을이면 단풍구경도 가지 않습니까
맞다!
어차피 늙을거
이왕이면
곱고 아름답게 물듦을 염두에 두고,남은 여생을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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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5 am 6:59:00 |
| 안녕, 미미씨.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네요. 그렇죠. 푸른 잎을 책갈피에 간직하겠다는 사람은 없지요. 책갈피에 꼽히는 것은 단풍이지. 겨울 삭풍에 떨어지지 직전의 단풍잎...
많이 배우고 갑니다, 미미씨. 이왕 늙을 것, 아름답고 곱게 늙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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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8 pm 3:31:00 |
| 이계숙님 안녕하세요.
저는 평소에 중앙일보에서 이계숙님의 글을 찾아서 읽는 독자에요. 제가 책 이라면 줄행랑을 치는 사람인데 이상하게 이계숙님의 글을 읽으면 그냥 술술 읽어내려가고 고개도 한번 끄덕여지고 무릎을 치기도 한답니다. 어제 읽은 중앙일보에 실린 글 중에 "인생총량의법칙" 에 대해 쓰신글을 읽고 제가 덕분에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신세한탄 하는 저의 어깨를 다독여 주시는 글 같아서 코끝이 찡 했지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 하세요. 아 얼굴이 푸석하고 주름이 깊으시면 파운데이션 트웨이케익 이런거 바르지 마시고 이렇게 해보세요. 전날 수분마스크-> 다음날 화장시 맨얼굴에 수분크림 (세타필 얇게 바르셔도 무방) 아이오페나 헤라 에어쿠션 -> 끝. 훨씬 피부가 생기있어 보일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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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8 pm 5:47:00 |
| 그렇죠, 주아씨? 많은 위로가 되지요? 저 또한 그랬답니다. 왜 나만 이렇게 괴롭고 힘드나, 왜 나만 이런 고난을 당해야 하나 비탄에 빠지기도 했습니다만, '인생총량의 법칙'을 알고난 후부터는 오,지금 아니면 나중에라도 반드시 당해야 할 건데 싶으니까 견딜 수 있는 힘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친절하게 화장법까지 가르쳐주셨네요.다음에 주아씨가 조언하신대로 한 번 해볼께요. 고맙습니다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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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pm 6:31:00 |
| 나이가 들면서 저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네요.
젊을때는 직장 다니고 살림하고 애들 건사하느라 교회도 일요일에만 밥해대느라 다른 사람 만나서 커피 마시고 얘기하는 시간을 보내는것은 생각도 못하고 살았는데 10여년전에 직장을 그만두고는 교회에서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따로 차를 마시기도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예전에 왜 그렇게 하지 못했나 후회가 되기도 해요..
직장 다니면서도 다들 그러고 사는데 나는 왜 밥 한번 안하면 큰일이 나는것처럼 살았는지...
남편도 여자가 밥 안하고 다른 데 가면 큰일 나는것 처럼 구한말을 지낸것 같아요
지금에사 돌아다보니 나 처럼 살고 있던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젠 모든걸 내가 알아서 하기 보다는 좀 남편에게 미루고 쉬어가고 느긋해지고 나눠하는걸 실천하려고요 특히 남편과... 웬지 뭐가 잘못되면 내가 잘못한것도 아닌데 내 잘못인것같은 쓰잘데없는 죄책감도 남편한테 토스~
나눔을 실천하렵니다..ㅎㅎ
늙어서 좋은점은 뒤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것 같아요.. 안되면 팽개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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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0 am 6:48:00 |
| 늙어서 좋은점은 뒤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것 같다.... 우와, 어찌 이리 지혜로우실 수가!
아닌 게 아니라 잠 안 오는 밤 지난 날을 많이 돌아봅니다. 실수와 잘못을 자책하기도 하고 앞으로는 거울 삼아 그런 일을 안 저질러야지 다짐도 하고.
이번 글에서 제가 많이 배웁니다. 늙음이 싫어서 안달복달 하는 사람은 저 뿐인 것 같네요. 모두 지혜롭고 현명하게 늙음을 받아들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참 좋습니다. 참 흐믓합니다. 이렇게 wise한 분들이 모두 제 독자라는 사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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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pm 12:46:00 |
| 제 경우는 늙어서 좋은일이 뭐가 있을까..생각해보니..눈이 침침해지고 무릎이 아프고...해놓은건 없고...
아..어린 아이들보면 내눈이 맑아지네요..그저 누구집 아이 따질필요없이 아이만 보면 내입과 눈은 하트가 뽕뽕이네요...젊은 시절에는 예쁘고 투정안부리는 아이만 예뻐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 예뻐요..^^ 좋아죽겠어요.
또 하나는 꽃이 너무 아름답다는거..길가의 들풀도 자세히보면 너무 신기하고 아름답고 고귀하네요..
생명의 고귀함을 느끼네요...모든게 더불어 산다는것을 깨닫게 하는 황혼의 나이예요..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텐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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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pm 1:52:00 |
| 피부는 사막처럼 메마르고 바람든 무 표면처럼 푸석해지고 머리카락은 마구 빠지고 남아있는 머리카락은 힘없이 가늘어지면서 흰색 내지 회색으로 변하고 잠이 없어져서 자주 깨고 깊은 잠도 못 들고 목이 돌 눌러 짠 오이지처럼 쪼글쪼글해지고 이가 부실해져서 딱딱한 것은 씹질 못하겠고 배와 허리는 굵어지는데 팔과 다리는 가늘어져서 'ET체형'으로 변하고... 아이고, 숨차라.
혜자씨. 늙어서 싫은 것을 꼽으라면 밤새도록 꼽겠습니다요.
오, 말씀하신대로 저도 들꽃들이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화려하고 탐스런 꽃들보다 소박하고 청초한 작은 들꽃들에게 눈길이 가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그 꽃들을 들여다보고 있음 예쁜것도 예쁜 거지만 그렇게 슬플 수가 없어요. 왜 그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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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pm 9:29:00 |
| 늙어서 좋은 점이라..늙어서라고 말고 나이들면서 좋은 거라고 하고 싶고요.
나이들어가면서 좋은 점은, 특히 불혹이라는 마흔을 넘기면서 자기의 운명(destiny, 숙명(fate)말고)을 점점더 깨닫게 되는 거 같아요. 80,90%에서 죽을 날 가까와올수록 100프로에 가까와지겠죠. 그렇게 자기 운명을 흔쾌히, 충실하게, 창조적으로 살아낼 수 있다는걸 깨닫게 되는 것? 또는 자신의 운명에 순응할 대결정심의 용기가 불현듯 생기는 것이랄까요.
내가 이 세상에 이런 모습으로 - 어떤 나라에서 어떤 인종으로 어떤 성별로 어떤 외모로 어떤 성정으로 어떤 부모에게서 어떤 형제자매와 함께 태어나서 어떤 환경과 교육을 받고 자라고 그후 그 커다란 틀 안에서 끊임없이 생을 재구성 재배열하고 시도해보고 욕망하고 깨지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비오고 눈오고, 여름가고 가을오고, 꽃피고 꽃지는 것과 같은 자연현상이고, 나 자신 또한 공원의 다람쥐나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뭇잎이나 풀꽃 한송이와 다를바없는 자연의 일부라는 걸 깨닫게 되는 거 같아요. 왜 내가 인간으로 이런 유전자와 환경적 조건에서 태어났는지는 아마도 인류의 인식과 통찰 능력으론 영원히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일진 몰라도, 적어도 나는 자연이고 나의 일생도 자연 현상이며 나이들고 생명이 다하여 죽는 것 역시 자연 현상일뿐이라는 것, 그 인식과 깨달음만으로도 역설적이게도 이 생을 더 즐길 수 있고 안도감과 평화를 갖게 되는 거 같아요.
다른 생명체와 뚜렷이 구별되는 특성인, 인간의 심각한 불치병인 "에고"의 허상을 진실하게 알아차리게 된다는 건 인생의 중장년기에 거둘 수 있는 커다란수확입니다. 어차피 안될 일은 안될 것이고 될 일은 될 것이고, 안되더라도 되더라도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희일비할 거리가 아닌 내가 가늠할 수 없는 수많은 인과관계가 얽히고 얽혀 나타나는 자연현상일 뿐이라는 것. 젊었을때 에고의 욕망에 빠져서 모든 걸 통제하고 지배해야한다는 의식, 그 욕망의 뿌리, 근원도 모르면서 내가 욕망하는 건 다 가져야한다는 의식, 그렇지못할때 겪는 자괴감, 절망, 세상과 부모에 대한 원망, 자기혐오에서 오는 고통은 엄청났었거든요.
제가 느끼는 나이들어가며 좋은 점이에요. 나이들어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내 운명을 받아들이고 흔쾌히, 충실하게(중간에 자살, 방임등으로 회피, 포기하지 않고), 그리고 창조적으로(운명은 숙명이 아니고, 우리가 어쩔수 없는 큰 부분이 있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자연과 우주가 허락하는 한) 창조적으로 재배치, 재구성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죠.) 완수할 수 있다는 사실(완수라고 하니까 의무인 느낌이 있는데 그게 아니고 꽃이 씨앗에서 자라서 피고 지듯 하는 자연적 완수를 말함), 그리고 작지만 큰 그 깨달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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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5 am 6:43:00 |
| 미씨엔 엄청난 실력가들이 포진하고 있다더니 와아, 정말로 대단한 필력이십니다. 글 쓴답시고 까불던 제가 깨갱, 하고 단번에 꼬리내렸네요....
나이들면서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말씀, 살면서 터득된 지혜와 깨달음이 듬쁙 들은 말씀이네요. 그렇죠. 젊을 때는 기를 쓰고 팔딱거리면서 거슬려 올라가보려던 내 운명, 나이들면서 순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포기일 수도 있겠구요...
그나저나 궁금합니다. 무슨 일을 하시는지.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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