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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am 3:17:00 |
| 야호, 추석인데, 일등이다 일등.
작가님, 추석 잘 쇠시고, 건강하시길 빌어요. 늘 감사드립니다.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 가운데 라는 책이 한 동안, 한국에서 굉장히 유행했었습니다.
거기에 보면, 이제 스무살 안 팎의 대학 초년생이 집이 너무 가난해서, 뮌헨 근처에, 친척집에 들어갑니다.
나이 많으신 친척을 도와 주고, 월세도 면하고, 돈도 벌면서 공부하는 거였는데, (이게 삼십년도 넘은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여튼 그 나이드신 부자분은 거동도 못하고, 늘 의자에 앉아 있는데, 정신마저 혼미 하십니다.
어느 날, 의자에 앉아서 입을 벌리고 낮잠을 자는 친척 입 안으로 파리가 드나드는 걸 보면서, 작가는 물어봅니다.
삶의 의미란 대체 무엇일까.....
더 쓰고 싶은데, 나가야 할 시간이 되어, 여기서 이만 인사해야 하네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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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am 3:44:00 |
| 얏호, 귀여우신 보람 씨, 일등 축하요!
어느 주에 사시길래 이 새벽에 일등을 다 하셨습니까, 그래?!
음, 저도 그 책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보람 씨가 언급하신 대목도 어렴풋이 알 것 같고요. 그러게요, 삶은 무엇일까요. 누구는 말합디다.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이 삶이라고.
삶에 대한 의미는 나이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아요.
사십대 때, 생각하던 것과 오십대에 진입하며 생각하던 것과 예순을 두어해 앞둔 지금 생각하는 것이 다 달라요.
지금은. 글쎄요, 나이가 들수록 심각한 건 싫구먼유.
그냥 단순하게 살고 싶어요.
오늘 하루가 나의 가장 젊은 날, 불확실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투자하지 말자. 그러니 후회없이 하고 싶은 일 있으면 미루지말고 오늘 다 하자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는 생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게 아니라 점점 가장자리로 밀려나가고 있다는 것. 흑흑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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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am 3:18:00 |
| 해피 추석!
동부시간 새벽 3시반 부터 기상해
움직이니
초하룻날이라
득달같이 작가님방에 와 봤지요?
그런데 조금전까지만 해도
새글이 안 올라 왔기에
오늘은 명절날인,추석이라
늦게 글 올리시려나...했는데
역시나
영양가 있는 심오한 글,올라 왔습니다
우리 모두 영원한 삶이 아니기에
죽음앞엔
늘 경건해지며
웰 다잉을 생각해봅니다
시댁 부모님들이 장수하는 집안이네요?
해서
남편분도 건강하게 장수하실껄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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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am 3:49:00 |
| 오늘도 일찌감치 출근해 주신 강 여사님.
어쩌면 그렇게 부지런하시대요? 저같이 출근도장 찍을 일도 없으시고 늦잠 잔다고 타박은 절대 안 하실 낭군님과 사시면서 늘 새벽같이 일어나시네요. 새벽에는 정신도 맑고 몸도 개운해서 집안일을 하든 책을 읽든 능률이 많이 오르지요? ‘일찍 일어난 새가 모이를 더 잡는다’는 말이 강 여사님께 꼭 해당되는 말이네요.
예에, 자기는 100 살 넘어 200 살까지 살고 싶다는데
갈수록 나오는 배를 관리할 생각은 안 하고 입만. 밉살맞게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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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am 11:00:00 |
| 어떻게 살 것인가?에 이어 어떻게 죽을 것인가?도 인간에겐 참 중요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생명연장인가? 삶의 질인가? 많이 생각해 보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내 스스로 나의 마지막을 깨끗하고 고결하게 정리하고 갈 수 있다면 좋겠지요?
글을 읽다보니 돌아가신 저희. 시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두 분다 아흔이 넘어서 돌아가셨는데 시아버님이 먼저 돌아 가셨어요. 아흔 넘은 시어머니 혼자 사시는게 너무 죄송스럽고 안타까워서 자식들 있는 근처로 오셔서 널싱홈 같은데 계시면 좋겠다고 권유를 하였는데 지금 집에서 산지가 아주 오래되어 아주 익숙한데다 혼자 토스트라도 해 먹고 빨래도 직접하는 것이 좋으시다며 한사코 마다 하셨었어요. 원래 시력이 안 좋으 신데다 다른데도 더 안 좋아 지셔서 결국 휠췌어를 타고 생활 하셔야 되는 상황이 왔지만 작가님 어머님이랑 마찬가지로 상주 간호사를 두고 마지막까지 지내셨어요. 우리 말대로 하시면 덜 외롭고 좋았겠다 싶지만 그것 또한 시어머니께서 스스로 선택하신 삶이니 어쩌면 그렇게 사시는 것이 마음은 더 편하셨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아마도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으셨던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모셔오는게 맞았었나? 가끔 생각해 보곤 합니다.
작가님 넘 외로워 마세요. 작가님 아직 엄~청 젊으셔서 그런 생각하시기엔 너무나도 짱짱하고 고우십니다. 미시에도 작가님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90이 되어 기력이 딸리고 주위에 친구들이 사라지는 현상이 생긴다 하여도 작가님껜 몇십년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작가님 남편분도 시댁 유전따라 장수하실테니 두분 모두 건강히 오랫동안 행복하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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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pm 12:46:00 |
| 외로워 마세요, 란 말씀에 울컥하네요. 늘 느끼는 거지만 진희 씨는 남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탈렌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맙구먼유.
그나저나.
병원일 하랴, 두 딸내미 근사하랴, 카스에 글 쓰시랴, 하루 스물 네시간이 모자랄 것같은 진희 씨, 그리고 나가면 아직 아가씨로 봐 줄 것 같은 젊디젊은 외모의 진희 씨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한다니 참 놀랍네요. 역시 범상치 않으신 우리 진희 씨네요. 전 진희 씨 나이 땐 천지사방 구분을 못했던 것 같은데.
예에, 그 시어머니도 그러셨군요. 대단한 독립심들이지요. 육십대, 칠십대, 사지멀쩡하면서도 자식들의 봉양을 기대하는 할매들도 수두룩한데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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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pm 2:55:00 |
| 안녕하세요 계숙님,
은퇴의 날을 손꼽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저에게 이 글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십니다.
은퇴하면 내가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것들을 할 예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 버릴것 버리는데 아마 1년은 시간걸릴것입니다. 정리정돈의 여왕이신 계숙님의 집과 정 반대의 집에 살고 있는데, 아마 은퇴하면 하루종일 집에 있을것이니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그리고, 밖의 마당에 작은 텃밭을 만들 예정입니다. 장미꽃 화원도 만들고. 이쁘게 꾸며서 친구들과 garden tea party 도 자주 갖고 싶네요.
근데 그것도 다 건강할때 가능한 이야기이겠지요.
요즘 그래서 비타민 잘 챙겨먹습니다. ^^
계숙님의 시어머니 이야기 들으면 좀 슬퍼지네요, 그래서 옛날에 어른들이 곡기를 끊으시고 죽을날을 기다리고 계셨나봅니다.
흠.. 가만히 생각해보니 은퇴후 삶에 이어 몸이 아플때 할수 있는 일들/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일들을 좀 생각해봐야할라나 봅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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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pm 4:08:00 |
| 안녕, 진아 씨.
아직 많이 어린 분인 걸로 알고 있는데 벌써 은퇴 후의 삶을 설계하고 계시군요. 미리미리 계획 세워서 나쁠 건 없지요.
집 정리, 텃밭 가꾸기. 정다운 이들과의 가든 티 타임.누구나 꿈 꾸는 노년의 생활이지요. 글자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네요.
저는 5년 뒤를 은퇴로 생각하고 있는데 만약 그때까지 우리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으면 제가 가서 집 정리 도와 드릴께요.
그렇습니다. 나이 먹는 것, 금방입니다. 머지않아 우리에게도 곧 제 시어머니같은 상황이 닥쳐올 테지요. 진아 씨 말씀처럼 몸이 아플 때 할 수 있는 일들과 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일들을 좀 생각해 봐야 하는데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우울해져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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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2 am 9:42:00 |
| 아아아아악! 계숙님께서 우리집에 발은 내딛기가 무섭게 "안녕히 계세요" 하고 가실것만 같아요.
정리를 도와주신다는 마음은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안그래도 주위에 친구들이 도와준다고 하는데, 제가 창피해서 아직까지는 거절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코로나때문에 집에 있으니까 집이 조금씩 숨을 쉬기 바라는 마음으로 조금씩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전에 안입는 옷들 2 봉지를 내놨는데 남편이 왜 자기옷만 버리냐고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남편옷 위에 제 옷 몇개를 툭 던져놓고 "됐지?" 그러고 씨익 웃어줬습니다.
5년후에 은퇴이시군요. 저는 생각해보니 아마 15년 정도 후에 은퇴할것 같네요.
아참, 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일들중에 하나는 계숙님의 최고 장점인 글쓰기, 즉 칼럼을 계속 쓰시는것이 아닐까요? 강추 (강력 추천)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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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pm 5:30:00 |
| 안녕하세요
해피추석 보내시고 계시지요?
미국에서는 한국 명절 느낌이 많지 않다 보니 잊고 살 수 있지만
분위기 스스로 만들면 되는지라
쌀가루 사다 퇴근후에 송편
만들어 퇴근후에 지인분 집에
딜리버리 해주고 맛있는 전도
부쳐서 집안에 기름 냄새를 피웠으니 제대로 명절 분위기 냈네요
가까이 계시면 나누어 먹을텐데
마음뿐이네요
잘사는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게
더 중요한 문제인듯 합니다
남은 사람들에게 그리움을 남기고 떠날수 있기를 늘 염원합나다
시할아버님을 못뵈었지만 94세에 돌아가셨는데 점심 드시고 산책 다녀오셔서 피곤해서 잠시 누워여겠다고 침대에 누우셔서 그대로 떠나셨다네요 시외할머님은 부러진 안경다리 고치시다 앉으신채로 87세에 떠나셨다 하구요 감사하게도 저희집 어르신들이 죽을복을 잘 터셨더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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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pm 5:58:00 |
| 아이고,아이고, 안타깝네요. 다이아나 씨 옆에 살았으면 이래저래 잘 얻어 먹었을 걸. 전 음식을 할 줄도 모르고 하는 것도 싫어해서 남으로부터 얻어 먹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보통 부지런한 분이 아니시네요. 집에서 송편이랑 전을 부치시다니! 특히 송편, 그것 얼마나 손 많이 가는 음식인데 그걸 집에서 다 하셨습니다그려.
가만보니 제 독자님들은 모두 다 슈퍼우먼들이세요. 못 하는 게 없는.
그러게요. 저도 늘 다이아나 씨처럼 생각합니다. 그리움을 남기고 떠날 수 있기를. 아쉬움을 남기고 떠날 수 있기를.
제 아버지가 일흔 하나, 엄마가 쉰 아홉에 세상을 하직했는데 주위에서 얼마나 아쉬워하고 안타까워 하던지요.
그렇게 일찍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때, 정신 맑을 때, 제 손으로 죽을 준비 다 해놓을 수 있을 때 떠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소망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다이아나 씨 말씀처럼 잘 죽는 게 잘 사는 것만큼 중요한데.
시할아버지와 시외할머니처럼 죽을 복을 타고 난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근데 주위에 보니 평소 욕심없이 잘 베풀고 잘 나누고 산 사람들이 죽을 때도 자식들, 가족들한테 폐 끼치지 않고 깨끗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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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pm 7:00:00 |
| ㅎㅎ 저도 아쉽습니다.
코로나가 아니면 집에서 지인들과 추석 분위기를 냈을텐데 같이 밥 먹는건 다음 기회로 미루었네요.
솜씨는 없지만 아직은 뭐 하는데 귀찮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퇴근해 오면 늘 바쁘네요.
뭐든지 재미로 즐기면서 하면 일도 아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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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pm 7:20:00 |
| 하모, 하모요! 뭐든지 재미로 즐기면서 하면 일이 아니고 말고요! 저도 숨이 턱에 닿도록 운동하면서 늘 하는 생각이지요.
이 짓을 좋아하니까 하지, 누가 시킨다고 하겠나...
그리고 음식하시는 게 아직은 귀찮다는 생각이 안 드시다니 놀랍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좋은 취미(?)가 청소였는데 이제는 귀찮아요. 거의 매일 하던 청소를 지금은 사나흘에 한번. 그것도 귀찮아서 사람을 쓸까 생각 중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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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2 am 1:30:00 |
| 그러게여, 미국에 살다보니 추석인지도 카톡이 날라와야 알게되네요~
오늘도 변함없이 공감되는 글,
맞습니다, 혼자서 오래살면?
그것도 아프면서 오래산다는 건 축복이 아니지요.
벌써부터 몸이 말해줍니다.
그동안 놀기만하다가 일 좀 한다고 집에 오자마자 뻗어서 자다가,
이제사 일어나서 또 날밤을 새는군요.
여튼
진희씨 말대로 작가님은 갈 길이 아직도 멀기만 하온데 뭘 벌써부터 그러심까요?
앞으로 5년이 아니라,
십년이 가도 작가님이 글만 쓰시면 우리들이 어디로 가지않습니다요.
아니, 굳이 글을 아니 쓰셔도 계속 우리들의 작은인연은 끊어지지 않을겁니당.
400회 기념일 잊어시진 않으셨죠? ^ ^*
오늘은 분명히 얼굴은 불루인데 몸을 보니 밍키 같기도 하고, 헷갈리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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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2 am 1:37:00 |
| 아 그리고
저는 계숙님이랑 너무나 비슷한 점이 많은데,
딱 한가지, 정리정돈을 몬합니더!
근데
음식하는건 증말 잘하진 못해도 남들이 맛있게 먹어주니 잘한다고 착각하지요 ㅋ
그러나 설거지는 또 싫어하구.
여튼 음식하는거랑 빨래는 잘하는편이고, 남들한테 퍼 주는 것도 좋아해여.
아 또 하나는 남이랑 야그하는 거 좋아해요, 상대방 얘기도 잘 들어줍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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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2 am 4:01:00 |
| 하하하, 오늘도 큰 웃음 주신 임 여사님, 안녕하세요.
얼굴은 블루인데 몸은 밍키같다는 말씀에 한바탕 웃었네요. 아닌게아니라 저도 헷갈립니다. 밍키인지 블루인지. 저 사진을 찍은지 두어달 되어스리.
그렇지요. 날이가면 갈수록 몸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요? 저도 평소보다 조금 더 운동을 했다거나 집안 대청소를 한다거나 무리를 하면 다음 날 일어나는데 힘이 들어요. 에구구, 팔이야, 다리야, 허리야 소리가 저절로 나오고.
믿습니다, 믿고요. 강산이 변해도 우리 임 여사님은 영원히 제 팬 해주실 거라는 사실을요. 근데 요즘은 내일을 기약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선거집회를 거의 매일 강행군할 정도로 강인하던 트할배 부부가 코로나 걸리는 것 보세요.
사실은 제가 한국에 나와 있습니다, 지금.
동생네서 격리하고 있습니다. 내일을 모르는 불확실한 시대,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는 혼돈의 시대, 보고 싶은 사람이나 보고 죽자하고 무작정 나왔습니다...
임 여사님. 제가 예전에는 모델 하우스같이 집 안을 꾸며 놓는 거에 큰 자부심을 느꼈더랬는데요, 지금은 다 무의미하고 별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임 여사님처럼 맛있는 음식 손수 해서 좋아하는 지인들 불러다 같이 먹으며 담소하는 일이 더 특별한 일 같아요.
집이 어질러져 있든 분통같이 치워져 있든 누가 신경 씁니까. 알아 주는 사람 없어요. 다 자기만족일 뿐. 나 혼자만의 만족을 위해 저는 그동안 너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요. 대충대충 살렵니다요.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이네요. 몸 건강한게 최고고 글에 쓴대로 적당한 때에 고통없이 가는게 최고예요. 아, 물론 가기 전에 임 여사님은 꼭 한 번 만나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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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2 pm 2:10:00 |
| 글 잘 읽었읍니다. 참 어려운 주제입니다.
어떨땐 심장마비로 갑자기 급사하는건 어떨가 생각해봅니다.
얼마 많지않은 재산 다 정리하고 언제 떠나도 아쉽지 않게, 죽음 앞에서 신앙으로 무장해 담담하게 살다 죽고싶어요..
죽기전에 좋은일 보람된일 많이 하고 건강하게 살다 가고싶어요. 그리 살다 가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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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2 pm 5:34:00 |
| 안녕하세요, 모니카 씨.
별로 길지도 않은 글인데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네요.
‘어떨땐 심장마비로 갑자기 급사하는건 어떨가 생각해봅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같은 심정입니다. 내 죽을 날을 알게 되면, 죽음을 앞에 두면 아무래도 공포, 슬픔, 아쉬움, 분노같은 혼란스런 감정이 생겨나겠지요. 그런 감정을 겪고 싶지 않아서요. 갑자기 죽는다면 그런 감정 겪을 사이가 없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모니카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얼마 많지않은 재산 다 정리하고 언제 떠나도 아쉽지 않게, 죽음 앞에서 신앙으로 무장해 담담하게’ 살아야겠지요.
저는 신앙은 없지만 남 미워하지 않고 불쌍한 사람들한테 내 것 나누어가면서(특히 한국의 유기견들)살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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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2 pm 11:30:00 |
| 오십중반을 향해 달려가니 노년 대한 생각이 많이 드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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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3 am 12:16:00 |
| | 그렇지요, 리아 씨. 저도 오십대를 넘어 육십대에 가까이 되면서 부쩍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더구나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나이 든 사람들이라 하나 둘 세상을 떠나는 걸 보니까 더더욱. 위에 몇 분도 쓰셨지만 남은 사람들한테 폐 끼치지 말고 적당한 때에 잘 죽어야 할 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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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3 am 4:44:00 |
| 안녕하세요~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글을 싸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만 읽고 답을 달지않으면 의리를 안 지키는것 같아요~~ 94세되신 엄마가 요양원에 계시는데 2월, 9월에 신장암수술을 하셨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약은 없고 물만 많이 먹으라네요. 치매도 있으시고... 나의 미래인것 같아 많이 우울하네요. 코로나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기는 이때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작가님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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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3 pm 4:46:00 |
| 그럼, 그럼, 그럼유. 바쁘시더라도 짧게나마 흔적을 남기고 가시는 게 ‘의리’쥬우우~~~.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나이들어 한 수술은 회복이 늦다는데.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잘 해드리세요. 그래야만 돌아가시더라도 후회와 회한이 없어요. 좀 더 잘 해드릴 걸, 하는.
‘나의 미래인 것 같아’ 라는 말씀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시어머니를 보면서 저도 같은 심경이거든요.
다미 씬 자녀가 있지요?
저는 자식도 없으니 정말로 정신 멀쩡할 때, 움직일 수 있을 때 세상을 떠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하게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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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3 pm 4:00:00 |
| 삶과 죽음의 기간이 정해있지 않은게 저는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걸 미리 알지 못하기에 하루하루 살다보면 90세 백세가 되신 어르신들의 지금 모습이 우리가 혹은 누군가가 걸어가는 길이니까요..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에 따라 쓸쓸한 뒤안길로도 볼수도 있지만요.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마지막 끔찍한 모습을 봤기에 어쩌면 오랫동안 눈이 어두워지고 거동이 불편하지만 그렇게 천천히 살아가는 모습도 삶은 한부분으로 받아들여야할것같아요..그렇지 않으면 인생의 가을을..긴겨울을 못보낼것 같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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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3 pm 4:51:00 |
| 앗, 영심 씨, 안녕하세요! 반가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영심 씨. 그럴 것 같아요. 삶과 죽음의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오늘 하루를 열심히, 안심하고 살 수 있어요. 저한테 만약 불치병이 와서 시한부 인생이 된다면 죽을 기간이 오기 전에 미리 말라 죽을 것 같아요. 영심 씨 말씀처럼 인생의 가을 겨울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울고불고 비탄하고 절망하고 푸념이 하늘을 찌르고 옆에 사람 달달 정신없이 볶고 하여튼 미친사람처럼 날뛸 겁니다.
죽을 날짜를 모르니 오늘도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요. 커피 마시고 강아지 산책시키고 이렇게 영심 씨한테 답글 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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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am 1:47:00 |
| 안녕하세요 계숙님^^
오랜만에 미씨에 들어왔어요.
아기가 20개월이 되니 종일 에너지가 넘쳐서ㅠ
케어하고나면 남편이랑 티비 하나 보는 것 말곤.
연로하신 시어머님이 그래도 더 편찮으시지 않게 계시다
행복하게 눈 감으시길 기도할게요🙏🏻
맞아요, 화장실을 혼자 편히 갈 수 있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엄마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쯤 부터 병원침대에서 화장실 가려고 다리만 내려도 너무 땡기고 아파서 제가 엄말 안고 화장실로 후다닥(이라지만 링거줄 여러개라 ㅠㅠ) 가고 다시 눕히고 했었는데요.
그게 하지정맥 같은거였더라구요ㅠ엄마가 그랬던건.
엄마가 늘.
나는 치매가 오거나 뭔가 낌새가 이상하면 아무도 모르는데에 가서 숨어지내다 죽을거라고 하셨었어요.
하나뿐인 딸 고생 안시킬거라고.
근데 지금 저나 제 남편은 그렇게라도 엄마가 있어줬으면 하거든요, 돌아가실거라 생각지 못했던 때 부터.
그런데 또 저는.
제가 치매나 불치병이다. 하면 남편에게 나 케어하지말고 그냥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든 황혼이혼하라고 했다가 욕 한바가지 먹었어요.
제 남편이나 아이들 고생시킬게 뻔한데...
저는 늘, 죽음을 생각해요. 그러지 말아야하는데.
종일 에너지넘치게 뛰어놀고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아이를 보다가 문득,
내가 갑자기 죽으면 어쩌지. 사고가 나서 우리부부가 죽고 아이만 남으면 어쩌지.
그런 생각하다가 아니야 절대 난 오래 살거야, 건강하게 오래 살거야.
하다가, 적당히 오래 살고 아이가 혼자 자립해 가정꾸리는거 보고싶다 하고.
왜 이러는걸까요 ^^;;
한국나이로 제가 이제 41살인데요.
세상에 가장 소중하고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가 돌아가시고나니(제가 외동딸이고 아빠는 이혼해서 없어요) 죽음에 대한 생각이 그리 되더라구요.
남편은 아직 먼 이야기, 일어나지 않은 일로 그러지말라고 하는데 제 뜻대로 잘 컨트롤 되지않아서 괴로워요.흐흐
무진장 긴 이야기를 썼네요^^;;
정말 가까이 살면 찾아뵙고 삶의 조언도 듣고 그러고싶은데 이 코로나쉐끼는 언제 갈런지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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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pm 6:55:00 |
| 혜영 씨, 안녕. 오랜만에 오셨네요.
이 어지러운 세월 속에서도 아이들 무럭무럭 크는 것 보면 참 신기하지요.
예전에는 무심코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던 동네 어린 아이들을 요즘은 물끄러미 바라 봅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한편으로는 참 착잡합니다. 한겨울 삭풍을 견뎌내고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을 보는 기분이거든요. 갈수록 자연재해가 심해지는 이 세상을 쟤네들이 무사히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이십개월이면 온갖 재롱을 다 피울 때네요. 밥 안 먹어도 아이만 쳐다보며 살아도 되겠습니다요. 얼마나 흐뭇하고 대견하고 행복할까.
음, 외동딸이셨군요. 예전 소설 속에 자주 주인공으로 등장하던 외동딸. 외동딸이란 말에는 부모님의 사랑과 주위 사람들 사랑을 한 몸에 다 받으며 고귀하게 큰 예쁘고 착하고 순수한 이미지가 있어요. 본인은 혼자 성장하는 게 외로울지 몰라도 전 어릴 때 많은 동생들한테 치이면서 만화나 소설 속에 나오는 외동딸을 많이 동경했었더랬어요.
이제 마흔 한살이시군요. 전 마흔대를 어떻게 지내왔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지금 생각하면 여자의 나이 중 가장 원숙하고 아름다울 때가 마흔대가 아닌가 싶어요. 지나놓고 아쉬워 하시지 말고 그 나이를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예쁜 옷 많이 입고요. 나이가 드니까 그 무슨 옷을 입어도 테가 안 나요.
그 나이에 벌써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아마 친정어머니가 죽음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을 혜영 씨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때문입니다. 저 역시 부모의 죽음, 동생의 죽음,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죽음 전에는 한 번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었거든요. 다른 사람은 다 죽어도 나는 천년만년 오래 살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이 나의 가장 젊은 날’ 이라는.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딱 맞는 말이지요. 오늘 하루, 내가 맞는 가장 좋은 날, 젊은 날. 즐겁고 행복하게 사십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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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pm 6:05:00 |
| | 제가 교통사고로 또 질병으로 인하여 투병 생활을 하며 느낀 것은 먹고 자고 배설의 문제가 없다는 것이 무진장 행복한 인생이구나였어요. 근데 오늘 계숙님의 글을 읽어 보니 "외로움"이란 복병이 숨어있었네요. 저도 벌써 눈이 금방 피곤해져서 컴퓨터를 오래 못하고 있어서 더욱 피부에 와닿는 얘기들이었어요. 복 중에 잘 죽는 복이 제일 크다는데 저도 적당한 때에 이 세상 하직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 때 까지 소풍온 마음으로 즐겁게 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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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4 pm 7:02:00 |
| 어머나, 교통사고로 병상생활을 하셨군요! 그래서 지금은 다 완쾌되셨습니까?
예에, 맞아요. 오늘도 우리가 무심하게 넘기는 모든 신체활동인데 어느날 중지가 딱 되면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지요.
예전에 어떤 할배가 했던 말이 기억 나네요. 기적이란 다른 게 아니고 바로 우리가 이땅에 발을 딛고 서 있는 게 기적이다.
정숙 씨, 연세가 어찌 되시는지 모르지만 제가 몇 년 전부터 느끼는 증상입니다. 눈이 시리고 아파서 컴퓨터 화면을 오래 못 보겠어요. 예전에는 새벽에 잠 안 오면 컴퓨터부터 켰는데 지금은 그냥 눈 감고 날이 밝을 때까지 누워만 있어야 해요.
‘소풍 온 마음으로’. 그러게요. 저도 소풍 온 마음으로
즐겁게 놀다가 언제든지 가볍게 돌아가리라 마음먹고 있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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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5 am 9:04:00 |
| | 고맙습니다. 안부 물어 주셔서.....네 다행히 일상 생활에 지장없이 회복되었습니다. 배에 큰 훈장이 남긴 했지만요. 지금 한국에 계시다 했는데 안전 여행 하시고 돌아 오시기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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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5 pm 5:16:00 |
| 다행입니다. 정말로정말로 다행입니다.
그러나 교통사고 후유증을 무시 못하니 부디 건강 잘 챙기소서. 눈이 금방 피로하시다는 것 보니 저랑 비슷한 연배이신 것 같은데 ‘건강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 것이다’는 막연한 말을 요즘은 몸소 체험하고 있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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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5 pm 10:47:00 |
| | 계숙 작가님 글 구독하시는 분들은 글도 다들 잘 쓰시고 마음씀이 깊은게 느껴지네요. 답글 읽는 재미도 솔솔해요. 제가 글주변 말주변이 딸려서 표현이 잘 안 되네요. 가까운 곳에 살면 한국처럼 off-line 모임도 갖고 그럴텐데.... 아쉽기도 하고 아쉬운게 좋은 건도 같고... 글로 만나는게 더 좋은거라고 위안삼아 봅니다. 뒤숭숭한 가을을 맞고 있지만 계숙님과 팬분들 건강하시고 올해 아름답게 마무리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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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pm 4:39:00 |
| 그렇죠, 리아 씨? 어떤 땐 제 글보다는 댓글이 더 재밌어요. 진솔하고 담백한 댓글들을 읽다보면 아, 나만 이 문제로 힘든 게 아니구나, 다른 사람들 삶도 거의 비슷하구나, 하는 걸 알게되고 따라서 위로도 받게 됩니다.
겉에서 보면 완벽한 인생이지만 한 발만 들어가서 살펴보면 사람 사는 일은 대동소이하다는 걸 알게 되지요.
내가 짊어진 짐이 제일 무겁고 고통스럽다 느껴지지만 다른 이들도 나와 진배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 동지의식이 생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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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8 am 12:20:00 |
| 작가님이, 그리고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그 모습이 되기전,
세상과 이별하는 연습, 손에 부여쥐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빈 손으로 온 이 세상에서 주어진, 언제가부터 손에서 쥐고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삶에 대한 애착을 버리는 연습,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마지막 길을 가기위해 준비해야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난 몇 달 스트레스로 온 몸이 아프면서 저런 생각을 해봤어요.
근데, 아주 사소하 것하나 만으로도 가끔씩은 너무나도 풍요롭게 채워지는 이 삶을
'아 이제 됐다' 라는 말과 함께 쉽게 내려놓기가 가능할까요?
몸이 안 움직여 휠체어에 앉아있어도 차창 밖 풍경에 가슴이 한 구석이 벅차오를수 있을거고,
오락가락하는 정신으로도 어려서 기억하나로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행복해지는 경험이 가능한
내 손에 움켜쥐고 있는 그 삶을 놓아버리는게 과연 우리의 의지로 얼마나 가능할런지요.
잠 안오는 밤, 괜시리 주절주절
오늘은 삶이 아니고 살기 위해 어쩔수 없어 부여잡고 있는 이 일을 확 놓아버리고 싶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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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8 pm 4:07:00 |
| “삶에 대한 애착을 버리는 연습,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마지막 길을 가기위해 준비해야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여기는 한국. 이른 아침. 김 여사님이 남기신 이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네요. 특히 ‘존엄을 지키며’란 대목이 가슴을 울립니다. 과연 내가 존엄을 지키며 이 세상을 하직할 수 있을까...
안녕하셨습니까, 김 여사님. 무슨 일이여. 어떤 일이 건강까지 해칠 정도로 김 여사님을 괴롭혔나요. 육체가 힘든 건 하룻밤 잘 자고 일어나면 거뜬하게 풀리는데 정신이 힘든 건 다른 방법이 없더라고요.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내려놓거나.
내려 놓는 일, 쉽지는 않지요. 특히 예민하고 세심한 성격이라면. 글 쓰는 사람한테 이런 성격이 많은데 김 여사님도 글을 쓰는 사람이라. 그런데 노력하니까 됩디다. 저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 생기면 그 일이 해결될 때까지 노심초사하면서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았는데 내가 그래봤자 내 몸만 축나고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 해 버리는 연습을 하니까 나중에는 그게 됩디다. 그래서 그런지 평생 저를 괴롭히던 불면증에서 다소 해방이 되었습니다.
“잠 안오는 밤, 괜시리 주절주절. 오늘은 삶이 아니고 살기 위해 어쩔수 없어 부여잡고 있는 이 일을 확 놓아버리고 싶으요” 라는 말씀에서 깊은 고뇌와 한탄이 느껴집니다.
내일 아침 눈 뜨면 김 여사님을 괴롭히는 모든 일들이 싸악 사라져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용기를 가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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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8 pm 1:10:00 |
| 헉헉.. 헉헉.. 작가님, 밀린 글 읽느라 숨이차요~
전 지나고 보면 그리 바쁜일도 큰일도 아닌데 하루하루가 바빠요.
작가님은 여전하셔서 참 좋은거 같아요.
백세 인생이다 하는 말이저한테는 너무 무서워요.
무슨 영광을 보자고 100살까지 살아 하네요.
저도 애들한테 짐이 안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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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8 pm 4:10:00 |
| 안녕, 케미 씨.
숨 좀 돌리셨나요?
그러게요. 지나고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당시에는 뭐가 그리 정신없고 분주한지.
맞아요, 맞고 말고요.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백세까지나?! 생각만으로도 지겹고 끔찍합니다. 적당히 살았으면 자리를 비켜줘야지요, 우리 후손들한테. 잘 안 되니까 문제이긴 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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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0 am 8:08:00 |
| 오랫동안 눈팅만 하다 처음 댓글 달아봅니다. 따뜻한 성정의 작가님의 마음이 독자들에게 이가을에 위로가 되었네요.
건강 조심 하시고요.아름다운 추억 많이 담아오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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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0 pm 4:07:00 |
| 안녕하세요, 정이 씨.
예에, 저도 그런 편이지만 남의 글을 읽기는 쉬어도 답글을 단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지요. 고맙습니대이.
한국 가을하늘처럼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겨울날 아랫목같이 따뜻한 글, 더운 여름의 찬 물 한 잔같은 글, 봄의 아지랑이처럼 정다운 글, 열심히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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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0 pm 5:03:00 |
| 심지가 곧고 남에게 피해끼치는 걸 질색하시는
제 친정엄마는 올해 86세이신데
다 생각이 있다고...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십니다.
어느 날 그 생각이란 게 무슨 생각이냐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더 늙어 자식들 고생 안시키는 방법은
당신이 열흘만 굶으면 바로 죽을 수 있다는 거였더라구요.
생전 거짓말도 못하시고 허튼 말씀은 안하시는 성정이시라
그 결심이 괜한 말씀이 아니란 걸 저는 잘 압니다.
저역시 구차한 목숨 연명하려는 생각은 없는 사람이라
안락사가 허용되는 주로 갈 계획도 세웠었던 적이 있었지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을 때
스스로 삶을 정리하고 싶은 이들에겐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기회를 선택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탄생과 죽음을 자연의 이치로만 묶어두기에 현실은
너무도 가혹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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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1 am 4:39:00 |
| 우와, 제니 씨, 글 솜씨가 예사롭지 않으십니다. 글을 많이 써보신 분 같습니다.
그리고 제니 씨 어머니도 특별하신 분이세요. 예전에 스님들이 세상하직할 때를 예감하면 제니 씨 어머니가 말씀하신 방법을 쓰셨다고 하던데.
저도 가끔씩 생각합니다. 나이들어 사람 구실을 못하게 되었을 때 어떤 방법으로 죽을 것인가를요. 제니 씨처럼 안락사가 허용되는 주로 나이들어 이주를 하는 길도 생각해 봤고 추운 겨울에 아주아주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약을 먹고 자듯이 죽는 방법도요. 과연 제가 실현할 수 있을런지.
자다가 나도 모르게 죽는 것이 축복받은 죽음이겠지만 그 복을 타고나지 못했으면 제니 씨 어머니가 말씀하긴 방법이 참 좋을 것 같네요. 속이 깨끗하게 비워졌으니 무겁지도 않을 것이고 냄새도 덜 날 것이고.
지인의 모친이 현재 103살. 엉치뼈를 다쳐서 자리보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 할매가 듣는 것도 보는 것도 말하는 것도 아직 쌩쌩한데 그 중에서도 식욕이 가장 쌩쌩하답니다. 자식들이 똥오줌을 다 받아내는 형편인데 식욕이 좋아서 많이 먹고 자주 먹으니 하루에도 몇 번씩 오줌똥 기저귀를 갈아주어야 한대요.
질긴 수명을 임의로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저 지경이 되어서도 식욕을 주체 못해 자식들을 아무 힘들게 하네요. 그 얘기를 전해들으면서 제니 씨 말씀을 저도 느꼈습니다. 삶과 죽음을 자연의 이치에 맡겨두기엔 현실이 너무 처참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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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2 am 8:38:00 |
| | 지금도 먹는 조절이 잘 안되는데 죽으려고 곡기를 끊는다는 건 전 의지박약으로 못 할것 같네요. ㅜㅜ 치매걸려 사는간 정말 무섭고... 참 생각하면 갑갑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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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2 pm 6:14:00 |
| 하하하, 그러게요, 리아 씨. 인간의 3대 본능 중에 가장 강렬하고 센 게 식욕이라는데 그걸 억제한다는 게 쉬운 일일까요. 그러나 나이가 들면 식욕도 많이 떨어진다고하니 어쩌면 가능한 일이 될 지도. 또한 남아있는 사람들 고생 안 시키고 깨끗하고 깔끔한 최후를 맞겠다는 집념이 크면.
저는요, 리아 씨.
드디어, 이윽고, 마침내, finally, 오늘 정오를 기해 격리해제!
동생집에 책이 많아서 지겹고 답답하지는 않았는데 어제부터 좀 조바심이 납디다. 하루 남았다고 생각하니.
경험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건소에서 매일 전화하고 두 번 이상 찾아와서 제가 이탈 안 하고 잘 있는지 확인한다고 하더니 전화도 방문도 아예 없었어요. 오케이. 열 두시 땡, 하자마자 공중목욕탕부터 가야 쓰겄네요.
닷새 정도 훨훨 날아다니다가 월요일에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이번에도 무당친구가 서울 호텔로 저를 보러 올 예정인데 무슨 재밌는 이야기가 있을지 리아 씨를 비롯한 독자님들 기대해 주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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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4 pm 12:24:00 |
| 살고 죽는 것을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세상사는 묘미 아닐까요?
작년에 건너 건너 아는 분의 아드님이 40대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
그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난 뒤로,
바라기는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 끼치지 않을 만큼 건강하게 살다가
나 가고 난 뒤 그래도 가끔씩은 생각하며 그리워할 만큼 정주고 받다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만 되면 아무 걱정 없겠지요?
작가님, 2주 격리 후 닷새의 자유시간이라니,,,,너무 짧고 아쉽네요.
그래도 가족들, 친구들 얼굴 한 번 보고 오는 것이 어딥니까, 세상 무엇보다 귀합니다.
건강할 때, 시간 있을 때 그리운 사람들과 밥 한끼, 차 한잔 마시며 서로의 안부 물으며
세상 살아가는 얘기 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요?
짧은 시간 알차게 보내다 오시고 한국 방문기 목 길게 늘어뜨리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보름이나 기다려야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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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5 am 1:12:00 |
| 안녕, 유미 씨. 오랜만이야요. 반갑습니다.
잘 계시지요?
‘가족들, 친구들 얼굴 한 번 보고 오는 것이 어딥니까, 세상 무엇보다 귀합니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14일 격리하고 닷새 있다가 돌아간다니까 모두 저를 미친 사람 취급.
예에. 제 아버지가 71 살에 암으로 딱 두달 앓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모두 아쉬워하고 슬퍼했어요. 유미 씨 말씀대로 주위사람들이 그리워할 만큼 살다가 떠나면 좋을 텐데 그게 맘대로 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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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5 pm 8:00:00 |
| 왠지전 이글을 읽고 외로움 허망함 한데?
이런감정들이 떠올랐는데요
인간의 외로움은 참 원초적인 감정같아요
옛날에 AI 라는 영화에서 로보트아기가 엄마를 천년만년 기다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끝이없는 외로움 외면받는 사랑의 마음..
ㅎㅎ
또 그래비티에서는 우주에서 홀로 먼지같은 존재가되는데...
그 감정 마음이 어떨지 알것같아요
대응이 되는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유치원때 화장실에 갇힌적이 있어요
문이 너무 빡빡해서 못열어서요ㅋㅋㅋ
그때 심장이 폭포수같이 철컥 하며 쏟아져 내렸던 기억이 있네요
ㅎ 한밤에 작가님 글에 두서없이 의식의 흐름에따라 엉뚱한 댓글만 달고있네요
죄송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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