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05-07 pm 10:44:00 |
| 제 나이 51세 엄마 나이 82세. 2015년 4월달에 15일정도 한국가서 엄마랑 여행다녔어요.
전 몰랐는데 엄마는 제주도 한번 가보는게 소원이셨데요. 제주도가서 배도 타고 말도 타고 토속 음식도 먹고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자보고 부산에서는 자갈치시장 둘러보고 해운대도 가고 해운대 호텔 에서는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침대에서 뒹구시더라구요. 풍기에 가서 지인이 사시는 산속에서 달래, 쑥, 봄나물들은 뜯으시고 모조리 제 여행가방에 넣어주시고 버리지 말고 미국서 꼭 다 먹으라고 신신당부 하셨지요. 40여년을 사시던 원주에서는 치악산 구경도 못가보셔서 미국 오기 전날에는 치악산가서 도토리묵이랑 감자전하고 막국수를 먹었어요. 엄마가 한쪽눈이 실명되신지라 앞도 잘 안보이시는데 그래도 소풍가는 아이처럼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너무 행복해 하시거라고요. 미국에 와서 전화드리니까 여행다녔던 그때가 엄마의 전성기였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짧은 순간이 엄마에게는 평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게 엄마의 고달픈 인생을 대변하는것 같아 참 미안하고 눈물이 나더군요.. 그래서 제가 엄마에게 말했어요. 건강 잘 챙기고 계시면 내년에 혹은 후년에 안가본데 또 가보자고요.
그랬더니 63빌딩하고 판문점이 가보고 싶으시데요. 저도 엄마랑 여행이 엄마가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는게 얼마가 좋은건지 평생 처음으로 느꼈네요 인생이란게 살다가 정신차릴때쯤되면 세월은 저만큼 흘러가있고 미움도 정이되서 마음에 닿을때가되면 우리 육신이 우리를 견뎌주지 못한다는 현실이 아픕니다. 그래서 "있을때 잘해"라는 말이 노랫말로 흥얼거리기엔 그 의미가 엄청난거라는 것을 또 느낍니다.
댓글이 하나도 없길래 소소한 제 경험이 올려주신 글과 좀 비슷한 부분이 있는것 같아서 용기내서 써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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